오르간

오르간

$9.00
Type: 현대시
SKU: 9791157282548
Categories: ALL BOOKS
Description
이상규의 시집 『오르간』. 이 시집은 이상규의 시 작품을 엮은 책이다. 크게 4부로 나뉘어 있으며 책에 담긴 주옥같은 시편들을 통해 독자들을 시인의 시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

이상규

저자이상규는경북영천태생으로1978년『현대시학』을통해등단하였다.시집으로『종이나발』(둥지),『대답없는질문』(살림),『헬리콥터와새』(고려원),『불꽃같이타오르는낙엽』(글누림)과『13월의시』(작가와비평),장편소설『포산들꽃』(작가와비평)을발표하였다.경북대학교에서방언학을가르치면서한편으로문학의옷깃을잡고있다.국립국어원장과남북겨레말큰사전편찬이사를지냈으며<세종학당>설립을추진하였으며,남북겨레말큰사전사업에도관여하였다.제18회한국문학예술상특별부문수상한바있다.이상규시인은‘외로움의시인’이며,그의여섯번째시집인{오르간}은‘외로움의시학’의진수라고할수가있다.

목차

시인의말5

1부

도시사람12
키다리아저씨―도광의시인에게13
춥다15
오르간16
늙음17
손녀,윤18
안개19
장맛비20
가을사랑22
정완영─정완영시인을보내며23
그리움24
유죄25
영사詠史26
땅거미27
전설28
초여름30
산보31
태화강32

2부

이별36
지진38
팽목항에서―세월호를생각하며40
내몸의언어는눈물이다41
항해43
하늘풍경44
별빛45
말의죽음46
일몰47
우레소리48
소년시대49
대설주의보50
사물52
유령선53
이야기의나라54
광기의한국현대사55

3부

가난이다58
눈빛의축제59
별60
티끌61
촛불시위62
모딜리아니63
유년64
바다가세로로누워있다─인양된세월호를보며66
산책68
하노이─베트남전쟁기념관에서69
해안선71
김춘수72
수양버드나무74
기다림75
봄기운76
풍경77
충돌79
나목81
죽음의교신83
눈물85

4부

낙하88
강진─다산초당에서89
호치민시티90
차당실92
도리원삼산마을94
홍매화95
바다꽃97
징기스칸100
머리101
긴노래102
제주바다103
일상104
눈내리는삿포로105
북소리106
2017년2월14일하노이108
밤안개110
주술111
침묵의아침113
봄날은간다115
봄풍경116
침묵118
다랑논119

해설외로움의시학반경환122

출판사 서평

양심이있는자는순수하고양심이없는자는순수하지않다.양심이있는자는외롭고,양심이없는자는외롭지않다.양심이있는자는미치지않은자이고,양심이없는자는미친자이다.이상규시인은양심이있는시인이며,어린아이의눈빛과그심성을지닌외로운시인이다.“추석전날/하늘맴을도는/고추잠자리/푸르던나뭇잎붉게변하고/바람따라/서울손녀/입고온색동한복”([맏손녀,윤])이라는시구에서처럼,맏손녀를생각할때에도그는어린아이가되어이세상의그모든것을바라보고,“고향하늘/내기억에서이미지워진/시골을만나고/검붉게햇살에익은얼굴/잊었던추억을건져/술빛으로번져가는/이웃사람들”([고향])을생각할때에도그는어린아이가되어이세상의그모든것을바라본다.어린아이는순수하고때묻지않은어린아이이며,그어린아이의눈으로이세상의그모든것을바라본다는것은그가그어린아이의순수함을전혀잃지않았다는것을뜻한다.
이순수함,이맑고투명한심성은,

매일작별하는
흔들리는이세상
식은땀손등으로태양볕
훔치며걷는
끝없는시골길
경산와촌갑골길
새로난신작로벗어나
풀숲에술기운풀어내는
술벌갱이

키다리시인
그래서늘뒷모습이더욱
외로워보이는
키가장대같은
풀벌레소리환한
시의향연
키만장대같이컸지
술좋아하는
철부지시인
그의뒷모습은늘쓸쓸해보인다

라는{키다리도광의시인]을노래할때에도사실그대로나타나고,또한,

왜어둠이어제보다더깊어졌을까
불어오는바람소리가더무거워졌을까
젖어오는밤이슬이
외로움을더욱무겁게매달기때문일까
푸른동천冬天물들지않은낙엽타고
오늘정완영시인이
천둥벼락장대비헤치고
길떠난탓일까?

라는[정완영]시인을노래할때에도사실그대로나타난다.
시인은순수한동심의전형이며,이동심을잃어버릴때,그의언어는타락하게되고,그는양심이없는위선자가된다.시인은순수해야하고,그의시에는단어하나,토씨하나에도그의영혼이살아있지않으면안된다.그어느누구도걸어가지않은길,이세상에서가장어렵고힘든길을걸어가지않으면그의시는신선한충격과그감동을선사해줄수가없게된다.“풀벌레소리환한/시의향연”은“키만장대같이컸지/술좋아하는/철부지시인”이연출해내는것이지,매번,매사에자기자신의이익만을생각하는철든어른들이연출해내는것이아니다.또한,“풀벌레소리환한/시의향연”은“천둥벼락장대비헤치고/길떠난”시인을생각하며그“외로움”의무게때문에잠못이루는시인이연출해내는것이지,순풍에돛달듯이꽃상여를타고떠나갈생각만을하는철든어른이연출해내는것이아니다.

죽음앞에서는누구나어린아이가된다는말도있다.죽음이그만큼무섭고두렵기때문일수도있고,죽음앞에서그모든때묻은마음,즉,모든욕망을다비웠기때문일수도있다.하지만,그러나죽음앞에서더욱더새로운어린아이로태어난시인은외로운시인이며,또한그만큼그외로움때문에,자기자신을불태우고,그‘외로움의시학’을연출해낸다.

한국사람은호머의시대에살고있다
입을모아세상의일들을
이야기로만들어내는일이
묵직한황금보다
빈약한경작지보다
더소중하게가슴에안고산다
행복을만나러이야기를꾸미고
복을나누기위해이야기를전파하는
신화의나라
동화의나라
----[이야기의나라]전문

서양의역사에서호머는최초의대서사시인이자최후의대서사시인이라고찬양을받고있다.언어와사물이정확하게일치하고있었고,너와나도‘한마음-한몸’이되어그어느누구도불행을모르고살았다.“묵직한황금보다”더소중했던이야기,“빈약한경작지보다/더소중”했던이야기,그이야기의나라는“신화의나라”인동시에“동화의나라”이기도했던것이다.신화의나라와동화의나라는이야기의나라이며,사랑과믿음으로가득찬지상낙원이라고할수가있다.이상규시인이꿈꾸었던나라는이처럼‘신화의나라’와‘동화의나라’이며,영원히어린아이같은사람들이주인공이되는그런나라라고할수가있다.
시인은영원한어린아이이며,이때묻지않은마음으로역사철학적인성찰을하고,그모든것을비판한다.양심이있는자는외롭고,양심이없는자는외롭지않다.양심이있는자는어린아이와도같은순수함때문에외롭게되고,양심이있는자는영악하기때문에외롭지않게된다.발가벗은자를발가벗었다고말할때에도외롭게되고,당나귀를당나귀라고말할때에도외롭게된다.진실은홀로서기를더욱더좋아하고,또한,진실은천길벼랑끝의소나무처럼살아가는것을더욱더좋아한다.모든비판의힘은영원히늙기를거부하는어린아이의힘이기도하고,모든비판의힘은끝끝내특정종교나특정집단의패거리이기를거부하는외로운사람의힘이기도하다


이상규시인은경북영천에서태어났고,1978년{현대시학}으로등단을했으며,시집으로는{종이나발},{거대한집을나서며},{헬리콥터와새},{13월의시}등을출간한바가있다.이상규시인은외로움의시인이며,그는그외로움의시학을통해서[키다리도광의시인]이나[이야기나라]와도같은매우아름답고탁월한시들을쓴바가있다.

차츰줄어듭니다
차츰가벼워집니다
체중도식사량도
찾는이도찾을이도
착신우편물도
초대장도
그리움도
차츰줄어듭니다

존재의무용
서글픔이당당하게
자리를차지하는
저녁무렵

아내는그래도웃음으로
여위어가는내손목을잡아줍니다

성그런밥상앞에마주앉다
줄어든배를채웁니다
허무한식은밥으로
아직익숙하지않은
노년의일상

그언저리에는
지난숱한영상이엄청난속도로
포개져있습니다

---[늙음]전문

늙음은줄어듦이며,줄어듦은가벼워짐이다.가벼워짐은연소되고있다는것이며,연소되고있다는것은그의생명의불꽃이타고있다는것이다.체중도타고있고,식사량도타고있다.찾는이도,찾을이도타고있고,착신우편물도,초대장도타고있다.삶이란불이며,불꽃이고,대연소과정에지나지않으며,줄어듦이란에너지의사용량과그나머지를말한다.
늙음이란황혼이며,황혼이란마지막대연소과정의불꽃을말한다.“존재의무용”도타오르고,“서글픔이당당하게/자리를차지하는/저녁무렵”도타오른다.“여위어가는내손목을잡아”주는아내도타오르고,“아직익숙하지않은/노년의일상”도타오른다,대연소과정의불꽃이란시인의인생전체를되비추어주는환영이며,떠나갈사람과남아있는사람이너무나도서럽고눈물겨운마지막작별인사를나눌시간을말한다.외롭기때문에순수했고,순수했기때문에,이상규시인의가장아름답고뛰어난[늙음]이란시가완성되었다고할수가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