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으로 부메랑 (오영미 시집 | 양장본 Hardcover)

벼랑 끝으로 부메랑 (오영미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0.00
Description
더 이상 전화하지 마/ 이게 마지막이야/ 문을 닫아야 해/ 가져갈 게 있으면 챙겨 가/ 냉동고라도 갖다 써/ 그나마 아무것도 건드리지 못하게 될 거야/ 마지막 최선의 선택이니까/ 이해해달라고 말하지 않을 게/ 이제 나는 신용불량자가 될 것이고/ 세상과의 단절을 하게 될지 모르지/ 하루가 이렇게 까만 줄 몰랐어/ 어제와 오늘이 빨간 딱지 하나로 움직여/ 나에게 내일이 있다는 건 거짓말/ 발가벗긴 영혼마저 상실이야/ 빼앗겨도 억울하진 않아/ 속이 후련하다고 하면 믿을까/ 그냥 다 버리고 싶어/ 이렇게 벼랑 끝으로 내몰려 봐/ 아무 생각도 없어져/ 그렇다면, 다시 돌아가자
---오영미, [벼랑 끝으로 부메랑] 전문

오영미 시인의 [벼랑 끝으로 부메랑]은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행운의 여신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자의 절규이며, 그 벼랑 끝을 탈출하려고 노력할수록 더욱더 벼랑 끝으로 몰린 자의 단말마의 비명이라고 할 수가 있다. 벼랑이란 무엇이고, 부메랑이란 무엇인가? 벼랑이란 천 길의 낭떠러지이고 생명의 끝을 말하고, 부메랑이란 던지면 되돌아오는 어떤 것, 즉, 이중-삼중적인 불행을 뜻한다. 채무를 갚지 못하면 부도가 나고, 부도가 나면 신용불량자가 되어 형사처벌을 받거나 도망자의 신세가 된다. 이 도망자는 인간 이하의 길고양이가 되어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생선가게나 터는 좀도둑질로 그의 더러운 목숨을 연명하게 된다. “더 이상 전화하지 마/ 이게 마지막이야/ 문을 닫아야 해/ 가져갈 게 있으면 챙겨 가/ 냉동고라도 갖다 써/ 그나마 아무것도 건드리지 못하게 될 거야”도 단말마의 비명이고, “이제 나는 신용불량자가 될 것이고/ 세상과의 단절을 하게 될지 모르지/ 하루가 이렇게 까만 줄 몰랐어/ 어제와 오늘이 빨간 딱지 하나로 움직여/ 나에게 내일이 있다는 건 거짓말/ 발가벗긴 영혼마저 상실이야”도 단말마의 비명이다. 가난은 부도가 되고, 부도는 신용불량자가 된다. 신용불량자는 빨간 딱지가 되고, 빨간 딱지는 천 길의 벼랑 끝이 된다. 이 가난, 이 벼랑 끝에서 탈출하려고 하면 할수록, 이자와 이자가 쌓이고, 채무의 깊이는 천 길의 벼랑 끝을 만들어 버린다. 일종의 부메랑 효과이고, 이제는 더 이상 행운의 여신의 손길도 기대할 수가 없게 된다.
오영미 시인의 [벼랑 끝으로 부메랑]은 대화체의 진술발화이며, 다른 한편, 대화체의 실천발화라고 할 수가 있다. 대화체의 진술발화는 독백이고, 고백이며, 최후의 통첩이 되고, 대화체의 실천발화는 그 진술발화의 실천이며, “발가벗긴 영혼마저 상실이야”이라는 시구에서처럼, 단말마의 비명이며, 그 비명의 실천이다. 벼랑 끝 25시는 온갖 어둠이며, 혼돈이고, 벼랑 끝 25시는 천지개벽이며, 대폭발이다. 오영미 시인의 ‘벼랑 끝 시학’은 아슬아슬한 줄타기이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악순환의 아찔한 부메랑’이다. 모든 시는 최후통첩이며, 이 최후통첩이 예술의 절정으로 승화된 것이다. 생존의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것, 단 하나의 거짓도 없다는 것, 그것은 개인의 문제이면서도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이 오영미 시인의 시적 승리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시는 생존의 벼랑 끝이고,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이 생존의 벼랑 끝이라고 할 수가 있다. 시는 온몸으로, 온몸으로 쓰는 것이다.

나를 고발하라/ 나도 성추행 한 적 있다/ 가만히 생각하니/ 남자의 허벅지 만진 적 있고/ 엉덩이 툭 친 적 있는 것 같다/ 젖꼭지 건드린 적도/ 앞가슴 털을 쓰다듬었고/ 목덜미 주무르며/ 킬킬거렸던 적// 그랬던 적 분명 있다/ 아 술을 마시고 취한 척?/ 아니다, 몽롱한 기분으로/ 입술 더듬은 적/ 블루스 춘다며/ 밀착시킨 몸으로 느낀 적/ 있었다, 서로 그런 적 없다면/ 미투가 아닌 것일까
---[미투 미투 미투] 전문
저자

오영미

저자오영미
충남공주에서태어났고,한남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학석사수료했고,『시와정신』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는『올리브휘파람이확』『모르는사람처럼』『서산에해뜨고달뜨면』등이있고,한국문인협회서산지부장을역임했으며,충남문인협회이사,충남시인협회회원,한남문인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오영미시인의네번째시집인『벼랑끝으로부메랑』은‘벼랑끝의시학’이라고할수있다.‘벼랑끝시학’은아슬아슬한줄타기이며,더이상물러설곳이없는‘악순환의아찔한부메랑’이다.시는생존의벼랑끝이고,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것은이생존의벼랑끝이라고할수있다.생존의벼랑끝에몰려있다는것,단하나의거짓도없다는것,그것은개인의문제이면서도우리모두의문제라는것이오영미시인의시적승리라고할수있다.시는온몸으로,온몸으로쓰는것이다.

목차

시인의말 5

1부
자연을토핑하다해쉬브라운 12
연못에도물이든다 14
모링가잎이흔들릴때 15
스페인라만차에서 16
꾸물거릴때오히려 18
성형외과 19
클립스튜디오 20
양귀비 22
뼛속까지물뼈 23
살라미식말고리비아식으로 24
하필이면저승꽃 26
그해,사월 28
섬망 30
낯꽃 31
종탑성당에서넘어지고 32

2부
숲의지느러미 36
트라우마 38
연못속 40
미투미투미투 41
어깨의날개가돋아나 42
코드네임아웃 44
낚싯배위에서 46
헛것 48
장고도 50
코코 52
내속에많은나비가 55
파티가끝나고술잔을치울때 57
화분 58
사라고사 59
창구여직원이웃었다 60

3부
데칼코마니 64
도미노 65
그,사이에낀 66
고무줄바지 68
머그잔손잡이가내귀 70
잎들의입속으로 72
원두알로점치다 73
바다목장303호 74
퀘벡의골목에서 76
봄비 78
온수보일러 79
원산도바다가죽도록좋아 80
손님 81
마리네이드 82
돌아온봄처럼,그녀 84

4부
콘수에그라에서 88
시계의바다 89
잘키우고계시는가,도둑님 90
82년생김지영과90년생김지훈사이 92
베네치아칸초네 94
액체괴물 96
벼랑끝으로부메랑 97
엄지물만두 98
아라비카커피껌 100
원산도해수욕장 102
외출 104
합덕남자 106
나의아저씨를보다가 108
몽상 109
깨알가득유언을담아놓다 110

해설죽음을넘어삶을여는시의여정오홍진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