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살은 처음입니다 (장석주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스물 살은 처음입니다 (장석주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0.00
Description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장석주 시집 [스물 살은 처음입니다].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기차는 8시에 떠난다 ─불행에게》, 《햇빛만이 내 유일한 정부》, 《오래된 철물점 ─사라진 철물점을 위한 자동기술》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자

장석주

1979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어등단한뒤
마흔해동안시를써왔습니다.
몇권의시집과몇권의산문집을냈습니다.
질마재문학상,영랑시문학상,편운문학상등을받았습니다.

스무살,그렇다.인생에있어서가장소중하고중요한시기를맞이하고있는우리젊은이들에게,삼포,오포,칠포의늪에빠져있는우리젊은이들에게무한한용기와격려를보내며,낭만적꿈과희망과사랑을선사해주는시인,장석주시인의참다운노래가여기에있는것이다.장석주시인의가난과고통은{스무살은처음입니다}의토대가되고,그의무한한반성과성찰은영원불멸의고전으로완성되었다.

목차

시인의말 5

1부너는별들의계보에속해있다
딸기 12
다시첫사랑의시절로돌아갈수있다면 13
어느집고양이가당신을할퀴었죠? 14
모자 16
해변들 18
새해첫날 19
사랑에실패한이를위로하는시 20
하늘문방구에서파는시집─K에게 21
첫눈 23
감자를기리는시 25
냉동창고 26
마지막사랑 27
우리는어제까지사랑했었죠 28
실패한인생엔상자가없다 29

2부어머니는늦게돌아와서내어리석음을책망하리라
내서랍속의바다 32
그집앞 34
달의이면 35
우체부 36
우리에게더좋은날이올것이다 37
잊자 39
그녀의지느러미 41
하지 42
입맞춤 43
양말 45
빈집 46
11월의여관 47
도망가는말 49
슈가슈가 50
오솔길 51

3부너는내팔안에서울고있다
늑대 54
가방 56
목요일저녁6시 58
백일몽 60
물고기 62
풀 64
달 65
나무들 66
밤인사 68
헌책방 69
매미 71
개나리꽃 72
기차 73
기차는8시에떠난다─불행에게 75
새를노래함 76
내스무살때 78

4부애인들은창아래로깔깔거리며지나갔지요
새들 82
잎사귀 83
햇빛만이내유일한정부 85
봄밤 87
검은커피와흰우유 88
소파 89
여행 90
달팽이 92
해변의의자 94
오래된철물점─사라진철물점을위한자동기술 95

해설토리노의말과자기연민의
황량하고지루한행려行旅ㆍ오태환 98

출판사 서평

장석주시집[스무살은처음입니다]는낭만주의자로서의가장아름다운시이며,이낭만주의자의꿈이상실된것에대한자기반성과성찰이가장아름답게승화된시라고할수가있다.

참한심했었지,그땐아무것도/이룬것이없고/하는일마다실패투성이었지/몸은비쩍말랐고/누구한사람나를거들떠보지않았지/내생은불만으로부풀어오르고/조급함으로헐떡이며견뎌야만했던하루하루는/힘겨웠지,그때/구멍가게점원자리하나맡지못했으니//불안은나를수시로찌르고/미래는어둡기만했지/그랬으니내가어떻게알수/있었을까,내가/바다속을달리는등푸른고등어떼처럼/생의가장아름다운시기를통과하고있다는사실을/그랬으니,산책의기쁨도알지못했고/밤하늘의별을헤아릴줄도몰랐고/사랑하는이에게사랑한다는따뜻한말을건넬줄도몰랐지//인생의가장아름다운시기는무지로흘려보내고/그뒤의인생에대해서는/퉁퉁부어화만냈지
----[내스무살때]전문

장석주시인의[내스무살때]는그꿈을상실하고,모든가능성을상실했던젊은시절을반성하고성찰하며,그결과를이처럼아름답고뛰어난시로승화시켜놓은것이다.“인생의가장아름다운시기는무지로흘려보내고/그뒤의인생에대해서는/퉁퉁부어화만냈지”라는시구는진정한시인의경지이며,그구체적인증거는“바다속을달리는등푸른고등어떼처럼/생의가장아름다운시기를통과하고있다는사실을/그랬으니,산책의기쁨도알지못했고/밤하늘의별을헤아릴줄도몰랐고/사랑하는이에게사랑한다는따뜻한말을건넬줄도몰랐지”라는시구라고할수가있다.장석주시인은비쩍마른몸으로가난한현실과불안한미래와싸우며,매우역설적이게도이처럼낭만적인꿈과사랑을노래한진정한시인의경지에도달해있었던것이다.이태백은시선詩仙이라고부르고,두보는시성詩聖이라고부른다.너무너무거창한용어이기는하지만,장석주시인은[내스무살때]로낭만주의의대가,즉,참다운시인이되었다고우리는말할수가있을것이다.
반어법과역설의문법,그는바다속을달리는등푸른고등어떼처럼책을읽고산책을하며,수많은별들과대화를하며,사랑의시를써왔던것이다.가난을긍정하고고통을초월할때시인이되고,불안과공포와초조함과손을잡고싸우며,천하무적의용사로서언어의밭을갈고닦을때,그는진정한시인이된다.
스무살,그렇다.인생에있어서가장소중하고중요한시기를맞이하고있는우리젊은이들에게,삼포(연애,결혼,출산포기),오포(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내집마련포기),칠포(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내집마련,희망,꿈포기)의늪에빠져있는우리젊은이들에게무한한용기와격려를보내며,낭만적꿈과희망과사랑을선사해주는시인,장석주시인의참다운노래가여기에있는것이다.
장석주시인의가난과고통은[내스무살때]의토대가되고,그의무한한반성과성찰은영원불멸의고전으로완성되었다.

어떤일이있어도첫사랑을잃지않으리라/지금보다더많은별자리의이름을외우리라/성경책을끝까지읽어보리라/가보지않은길을골라그길의끝까지가보리라/시골의작은성당으로이어지는길과/폐가와잡초가한데엉겨있는아무도가지않은길로걸어가리라/깨끗한여름아침햇빛속에벌거벗고서있어보리라/지금보다더자주미소짓고/사랑하는이에겐더자주<정말행복해>라고말하리라/사랑하는이의머리를감겨주고/두팔을벌려그녀를더자주안으리라/사랑하는이를위해더자주부엌에서음식을만들어보리라/다시첫사랑의시절로돌아갈수있다면/상처받는일과나쁜소문,/꿈이깨어지는것따위는두려워하지않으리라/다시첫사랑의시절로돌아갈수있다면/벼랑끝에서서파도가가장높이솟아오를때/바다에온몸을던지리라
----[다시첫사랑의시절로돌아갈수있다면]전문

첫사랑은이성의눈뜸이며,자기짝에대한최초의반응이다.첫사랑은개인적사건이면서도인륜적사건이고,인륜적사건이면서도세계적인사건이다.우리는첫사랑을통해서자기자신을바라보며미래를설계하고,우리는첫사랑을통해서머나먼미래에서현재로날아온다.첫사랑은순수하고,첫사랑은대폭발이고,첫사랑은이상낙원이다.
따라서첫사랑은순수했던만큼크나큰상처를남기고,그모든꿈들을물거품으로만들어버린다.상처는영원한상처가되고,아픔은영원한아픔이된다.만일,오르페우스가,단테가,페트라르카가이첫사랑을성취했다면,그들은영원불멸의시인이되지는못했을것이다.그들의상처와아픔이간절함을낳고,그간절함이[다시첫사랑의시절로돌아갈수있다면]이라는시를쓰게만든것이다.
[다시첫사랑의시절로돌아갈수있다면]어떤일이있어도첫사랑을잃지않을것이고,지금보다도더많은별자리의이름을외우고,성경책을끝까지읽어볼것이다.수많은샛길과수많은갈림길들사이에서가보지않은길도끝까지가볼것이고,시골의작은성당으로이어지는길과폐가와잡초가한데엉겨있는아무도가지않은길도가볼것이다.지금보다더자주미소짓고,사랑하는이에겐더자주‘정말행복해’라고말할것이고,사랑하는이의머리를감겨주고,두팔을벌려그녀를더자주안아줄것이다.사랑하는이를위해더자주음식을만들고,상처받는일과나쁜소문,꿈이깨어지는것따위는두려워하지않을것이고,“다시첫사랑의시절로돌아갈수있다면/벼랑끝에서서파도가가장높이솟아오를때/바다에온몸을”던질것이다.
장석주시인의말에따르면,첫사랑이있고내가있는것이지,내가있고첫사랑이있는것이아니다.첫사랑이있고세계가있는것이지,세계가있고첫사랑이있는것이아니다.첫사랑은순수하고,첫사랑은용감하고,첫사랑은행복하다.

화자는10월의어느비내리는날,달팽이를바라보며상념에사로잡힌다.그는끈적하고어두운점액질의자국을남기며,하염없을듯온몸으로굴신(屈伸)하는달팽이에게서고단한“여행자”를떠올린다.그는“인생의슬픔을젖먹이며딸들을정숙하게”부양해왔다.이는“슬픔”속에서도상식과교양을지키는삶을꾸려왔다는점을암시한다.“슬픔”의내막은문면에가려있지만,그러한삶의자세로말미암아그가달팽이에주목하게되었다는추정이가능하다.달팽이는현실에정주(定住)하는자신과달리,끊임없이세계를여행하는노마디즘의삶을영위하는듯하다.
달팽이는“누추”한“옷”을입고“노동자보다더검게”탄행색이다.화자는그것의곤비(困憊)한모습에서자신이겪은,집요하고간단없는세파를겹쳐읽는다.그는동병상련을느끼며,달팽이를위해“빵”과“커피”를준비한다.“빵”은“흙같이향기”로우며,“커피”는“열대우림의비처럼신선”하다.흙과비가달팽이에게적합한생태적환경을구성한다는점에서그가준비한것의의미는자명하다.하지만“커피”가다시“열대태양의작열하는기운과/밤의적막”으로비유된부분은하나의완미한의미의연결마디를구하기어렵다.(생명들이원색으로가열하는)“열대태양”을시의배경을이루는(소멸과조락이시작되는)“시월”과단순히대비해읽는것은속스럽고,“밤의적막”에서커피의빛깔로부터착안한쓸쓸한휴식과위로의모습을읽는것은감상적이기쉽다.
화자가달팽이에게“빵”과“커피”를제공하며연민을느끼는이유는그것에서자신이이루지못했던여행,또는유랑이라는삶의형식을발견한데있다.이는달팽이가화자의분신적성격을띠는근거로작용한다.여행,또는유랑에대한화자의원망(願望)은“인생이란/낡은구두한켤레정도의/무게뿐”(「여행」)이라는비관적전망,“슬픔을이기고날아가는새들”(「11월의여관」)에서비치는결기서린삶의인식으로변용되기도한다.
화자의노마디즘적태도는그의현실을읽는방식에기인한다.

떠나버린협궤열차를보라/녹지않은응달의잔설을보라/고단한날개를퍼덕이며하늘에붙박인/철새들을보라
―「여행」부분

누가버린봉제인형이몸을반쯤감추고/집적거리는바람의손길을피해숨어있다(중략)내가가리킨방향의땅에서는/마른먼지가일었고내가떠나려할때/차표는매진이었다
―「입사귀」부분

먹이를구하지못한새들이/낙과(落果)처럼뚝,뚝떨어지고/폐기종의마른말은마구간에서새끼를낳는다
―「기차」부분

저선사시대부터해변에내려왔던늙고메마른햇빛이의자에봉제공장의늙은노동자처럼앉아쉰다머리칼은희고척추는굽었다천식이심해지는밤이걸어온다햇빛이수척해진몸을이끌고어디론가사라지면빈의자는별빛의차지다
―「해변의의자」부분

“떠나버린협궤열차”,“하늘에붙박인/철새”,“차표는매진이었다”,“폐기종의마른말은마구간에서새끼를낳는다”에서확인할수있듯이그에게현실은도피할수도없고,미래에대한기대도허용되지않는공간일따름이다.현실은여전히“녹지않은”“잔설”로존재하는“응달”이며,“누가버린봉제인형이몸을반쯤감추고”“바람의손길을피해”공포에떠는현장이며,굶주린새들이“낙과(落果)처럼뚝,뚝떨어지”는아포칼립스다.그안에서인간은“선사시대부터”그래왔듯이,“해변의의자”처럼황폐하고공허하고외롭고무의미하다.현실은화자에게통로를차단한채오로지떠남을요구하는아이러니로채워져있다.
장석주의자기연민은자기애,또는자의식으로부터발원한다.그리고그것은회고취향과노마디즘으로언어의공역을확장한다.회고취향은시간의흐름을거슬러과거로이동하려하며,노마디즘은공간의변화를도모하며이동하려한다는점에서차이가있다.하지만회고취향과노마디즘은자신이존립하는현재그지점으로부터이탈을모색한다는점에서다르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