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처럼 (한석수 시집 | 양장본 Hardcover)

강물처럼 (한석수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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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석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강물처럼]. 《2014 잘츠부르크의 봄》, 《YS 영결식을 보며》, 《부석사 무량수전에서》, 《불영사佛影寺 가는 길》, 《시월 첫날 출근길》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자

한석수

한석수韓晳洙시인은1959년충남공주에서태어났고,한양대학교및미국아이오와대학(Ph.D.)을졸업했다.한국문협인천지부수필부문신인상(1991년),창작수필신인상(1993년),공무원문예대전장려상(2005)및우수상(2007년)을수상했다.2008년계간시전문지{애지}로등단했고시집으로는{커피는알라딘램프다}가있다.1985년행정고시제29회로공직에입문하여2016년1월대학정책실장으로명예퇴직할때까지대학지원관,교육정보통계국장,정책조정기획관,혁신인사기획관,충남교육청부교육감,교육과학기술연수원장등을역임했고,30년간교육관료로일했다.현재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원장으로재직하고있다.
한석수시인의두번째시집인{강물처럼}은소박하고조촐한일상에서시를길어올린다.그의시세계는지속되는일상의안녕과가족의행복을바라며사는가장의범속한서정이그중심인세계다.그것은“세월에허허롭게기대”(「바닷가에서」)인삶이거나,“세월속묻혀간세상의그리움들”(「상사화」)인데,이는삶의태도와도연관이된다.그태도를집약해서보여준것이그의{강물처럼}의시세계이다.

목차

시인의말 5

1부

두타산계곡에서 12
한가위달을보다가 13
뜨락에서 14
조지아6개월 15
바닷가에서 16
상사화 17
11월어느아침 18
세월 19
첫돌맞는손자한길에게 20
2014잘츠부르크의봄 22
KTX에서 23
한림재에서 24
지지대를세우다가 25
길 26
장태산전망대에서 27
탑화미소 28

2부

11월산책길에서 30
대전역에서 31
뒷모습 32
설날 33
사월어느날 34
손녀유나에게 35
백일맞는둘째손자준에게 36
시월둘째날 37
어느출근길 38
10월31일 39
YS영결식을보며 40
동행2016 42
초례봉에서 43
4월나무 45
‘윤사월’을읽다가 46
핸드폰은아침부터 47

3부

5월어느아침 50
생일날에 51
산길걷다가 52
운수좋은날 54
진자JINJA에서 55
적도에서서 57
부석사무량수전에서 58
세모인사(1) 59
세모인사(2) 61
정유일출 63
마르모땅모네미술관에서 64
런던행유로스타안에서 65
입춘매화 66
가운데발가락 67
바래봉에서 68

4부

2017울산장미축제 70
대왕암파도 71
태화강십리대숲 72
강물처럼 73
불영사佛影寺가는길 74
해질녁 75
춘장대낙조 76
백일맞는손녀유진에게 77
밤하늘보다가 78
출근길포장마차지나다가 79
바다소리 80
산책길에서 81
서울스카이에서 82
막내손자승이에게 83
시월첫날출근길 85
2018가을 86

해설바다로가려고
흐른것은아니었다장석주 88

출판사 서평

지나온세월들세월에쓸려
이제가물거리는나이지만
아직강물처럼흐르고싶다
아니강물되어살고싶다
들고나는작은개울들
제맘대로졸졸거리게두고
돌멩이동글둥글따라구르거든
바닥에그어진화인(火印)토닥이며
물속깊이흐르면되지
강물흘러흘러바다되지만
바다가려고흐른것은아니잖아
잊고지낸다짐이생각나서말이지
「강물처럼」전문

한석수시인의두번째시집인{강물처럼}은소박하고조촐한일상에서시를길어올린다.그의시세계는지속되는일상의안녕과가족의행복을바라며사는가장의범속한서정이그중심인세계다.그것은“세월에허허롭게기대”(「바닷가에서」)인삶이거나,“세월속묻혀간세상의그리움들”(「상사화」)인데,이는삶의태도와도연관이된다.그태도를집약해서보여준시가「강물처럼」이다.“강물처럼”흐르고싶다거나“강물처럼”살고싶다는소망은순리를거스르지않는삶을살겠다는의지와맞닿아있다.강물은“바닥에그어진화인(火印)토닥이며”흐르는데,시인에따르면강물이흐르는것은“바다”에닿기위함이아니다.강물은흘러가다보니어쩌다“바다”에닿는것이다.목적지향적삶보다세월의흐름에기대는순리와무위를더강조하는이런삶의태도는그의시전반에걸쳐져있다.바로그런맥락에서“모두에게세월은숙명의마라톤”(「설날」),“길은언제나대지에겐생채기내는일”(「길」),“잊혀짐은가슴아프지만잊는것은슬픈일이다”(「시월둘째날」)와같은시구들이빛을발한다.

한석수시인이즉물적감정보다는차분한관찰자의태도에기대어시적탐색을이어갈때서정성은더큰울림을낳는다.“외롭고힘들때면기차를타봐”라고무심하게시작하는시를읽을때문득단순하고명료한것이한석수시인의덕목이라는생각이든다.이첫구절은많은것들을생략한채주어진다.이첫구절에서사람은자기안에숨은참자아를만나기위해자기바깥으로나갈필요가있다는암시를읽었다.언제까지나자기안에갇혀있는사람은자기를알지못한다.자기바깥으로나가봐야비로소자기가보이는것이다.아울러자기를안다는것의가치는우주를아는것과맞먹는다.

외롭고힘들때면기차를타봐
창밖경치만멋있는게아니네
터널지날때면거울이되는구만
빤히쳐다보는너를볼수있어
밤하늘별처럼
어둡고깜깜해야보이는거야
그래서왕복철길지루해질때면
기차도터널을찾는게지
어디기차처럼달려본적은있냐구
구름끼고비온하늘에서
따스한햇살도쏟아지는거야
덜컹덜컹너를싣고신나게달려봐
그래,
거기서있는네가또렷이보여

「시월첫날출근길」전문

기차를타고출퇴근하는이의경험을전달하는「시월첫날출근길」에서의발견은“창밖경치”의멋짐이아니라기차가터널로들어갔을때거울로변하는차창에비친‘너’의모습에그초점을맞춘다.마치“밤하늘의별처럼”‘너’의모습이“어둡고깜깜해야보이는거”라는깨달음은범속하다.여기서‘너’는바로자기자신이다.그러니까‘너’는‘나’다.기차가터널을통과할때마다어둠은배경으로한차창에또렷이비치는자기얼굴을바라보라는것이다.이시는자기스스로를바라보고그경험을통해객관적성찰을촉구한다.자기안에숨은참다운자기를성찰하라는메시지는출퇴근의반복속에서‘서서히죽어가는사람’으로살지말라는시적전언과통한다.

많은사람들이습관의노예가되어무자각의삶을영위하는데바쁘다.그들은여행도귀찮아하고,책도읽지않으며,음악도듣지않는다.만사를귀찮아하며대충살아간다.브라질출신의시인마사메데이로스(1961~)라는시인은그런이들을‘서서히죽어가는사람’이라고말한다.그가쓴동명의시에따르면,“습관의노예가된사람”,“매일똑같은길로만다니는사람”,“꿈을따르기위해확실성을불확실성으로바꾸지않는사람”,“일생에적어도한번은합리적인조언으로부터달아나지않는사람”,“자신의나쁜운과그치지않고내리는비에대해불평하면서하루를보내는사람”,바로그들이‘서서히죽어가는사람’이다.서서히죽어가는것에저항하지않는다면이미삶의경이와아름다움에도무감각해진다.그들의눈은아름다운것을보고도무덤덤하고,심장박동은빨라지지않는다.그들은감정의고갈과행복의부재속에서겨우숨만쉬며살아간다.왜냐하면그들에게나날의삶은무의미한타성의되풀이에지나지않을것이기때문이다.

누군가얘기했지
진정한아름다움은뒷모습에있다고
오늘보았네
그냥걸어가는사람
어제와오늘을내일이라이름지으며
두손악수로세월을되짚더니
선한미소
입춘지난눈발로던지고가더이다
뒤돌아서니낯익은모습
당신은누구시길래
눈감고가만가만봄을꼽아봅니다

「뒷모습」전문

한석수시인은“진정한아름다움은뒷모습에있다”라고쓴다.앞모습은꾸밀수있지만뒷모습은꾸밈이없다.뒷모습은존재의질박한모습을있는그대로보여준다.참다운시인은앞모습이아니라뒷모습에서더드러난다.너무많은집,서류,간판들가운데“그냥걸어가는사람”이란바로시인이다.그는어떤재물과명예보다지금이순간의살아있음을생생하게느끼고,“눈감고가만가만봄을꼽아”보는데서기쁨을찾는사람이다!그들은숲과바람을좋아하고,구름과별들에매혹당하며,변화무쌍한계절속에서그변화의흐름을좋아하고,그것을‘좋아함’속에서참다운존재의기본감각을느낄줄안다.고독한해변에서파도소리에귀기울이며우주의태초를상상할수있는사람,지구가기쁨과웃음으로빚어졌다는비밀을갑자기깨닫는사람,만물에다저마다의봉오리가있음을아는사람,그런사람만이시인이될수있고,마땅히시인이되어야한다.좋은시인이란정확하게‘서서히죽어가는사람’의반대편에서는사람이고,‘날마다새롭게태어나는사람’이어야한다.봄에피어난첫모란과작약꽃앞에서기쁨의눈물을흘릴줄아는사람,타인의불행과고통에연민하고함께아파할줄아는사람,평범한사물의인내심에경탄하는사람,나를비천하게쓰고버리는운명을향해웃음을짓고저항할줄아는사람,바로그사람이‘날마다새롭게태어나는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