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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희
시인은충남부여에서태어났고,원광대학교대학원(교육학석사)과건양대학교대학원(행정학박사)을졸업했으며,서해대학교케어복지과겸임교수를역임했다.서천군의회의원과서천문화원장을역임했고,현재충청남도역사문화원이사로활동하고있으며,2018년{애지}로등단했다.조순희시인의첫번째시집인{꽃피우는그일}은고전적이고미래지향적인‘지절志節의시학’이며,“눈발세게얻어맞더라도/침한번꿀컥삼키면되는거야”([꽃피우는그일])라는시구에서처럼,‘조선선비의기상’을꽃피워낸시집이라고할수가있다.
시인의말 51부그일 12소 13사람답게 14행복 15기다림이란 16어울림 17쉼 18낮달 19의자 20오름과흐름에대하여 21그리움 22대나무의꿈 23꽃샘추위 24어떤대화 25공통점 26하늘말나리 27노을 28참깨 29배우다 30돌 312부해울 34모과 35낮달맞이꽃 36기다림 37은방울꽃 38제비꽃 39벚꽃피다 40봄 41나무에게듣다 42산딸기 43부용 44나무 45능소화 46동구밖 47예쁘다 48민들레 49꽃 50스스로 51난초 52풀꽃 533부감나무 56어시장풍경 57이소離巢 58사랑 59겨울비 60고향에대한 61노각 63바다에가면 64이가을 65퇴근길 66바다 67따뜻한국수 68한몸 69세모시 70둥글다 71중심 72꽃이그녀를 73지도 74선물 75성글게 764부강 78소풍 79대나무 80작설차 81고독 82농부 83시원의풍경 84여름,매미 85길 86내일상은 87자정무렵 88가을에하는일 89부탁 90매미 91낙엽 92가을 93섬 94맥문동 95겨울나무에게 96사는일 97해설ㆍ조선선비의시ㆍ나태주 100
퇴근무렵,/한사내가술을마신다//두어평남짓한포장마차에앉아/잘려나간하루를되새김질한다//주름진목안으로불편을/밀어넣고있다―「소」전문오늘날우리시단에발표되는시들을보면대체로길이가길고무언가자신도알지못하는내용을중얼거리는것같은인상을많이받는다.시는길고복잡해서시가아니다.짧아서시이고단순한형식과절실한표현이있어서시이다.예부터그것은그래왔다.그런걸요즘의시인들이놓치고있는것이고요설에기울어서그런것이다.여타의시들을읽다가조순희의시를읽으면거꾸로신선함을느낀다.복고(復古)의새로움이다.3연6행의간략한작품.분명하고단출한문장.차례대로세개일뿐이다.그런데도하고싶은말은다해내고있는느낌이다.직장인인가싶다.하루의일과를마치고퇴근무렵,저녁때.그의눈에비친조그만세상풍경,삽화다.퇴근무렵,‘한사내’를등장시킨다.아니,시인이‘한사내를’를본다.‘두어평남짓한포장마차에앉아’서‘술을마’시는사내다.그런데그사내의술마시는분위기나품세가평온하지못하다.‘잘려나간하루를되새김질’하는것처럼보인다.동병상린이다.아무래도‘주름진목안으로불편을/밀어넣고있’는것처럼보였던것이다.여기서제목인‘소’가나왔다.이렇게일급의시는시의본문에시의제목이나오지않는작품이다.시의본문에동원된언어와제목으로사용된언어가될수록거리가있을것.그러나관계가있을것.이것은단순한과제지만지켜내기는어려운약속이기도하다.이러한과업을조순희는초장부터해내고있음을본다.믿음직한능력이다.하루를설레게하는/저공손한미소//새하얀모시옷/정갈하게차려입고//없는듯이떠있는/하늘떠돌이//그대여,속마음/가볍게드러내지마시라―「낮달」전문자화상같은작품이다.세세히문장을들여다보지않아도알수있는일,의인법이다.자연의일을인간의일로빗대어바꾸는작업.시표현의기초다.그런데그것이제목에서는또‘낮달’로바뀌었다.자연(대상)→인간(본문)→다시자연(제목).그순환.이또한조순희가홀로터득한비법이다.알기로는조순희시인의전공은문학이아닌것같은데어느새이걸혼자힘으로깨쳤을까.그독학과위기지학이아름답다.하고싶은말/침한번꿀꺽삼키며/참으면된다//한겨울추위견디며/마음깊이담아둔말/지절의향기로피어나는매화//그래,눈발세게얻어맞더라도/침한번꿀꺽삼키면되는거야,//꽃피우는//그일―「그일」전문이제말을마칠때가되었다.입을다물기앞서한편의작품을또읽는다.이번에는‘매화’를불러온작품이다.매란국죽(梅蘭菊竹)이라니!여전히고전적이지만미래지향을담았다.‘하고싶은말’이있어도‘침한번꿀꺽삼키며/참으면된다’네.요즘이런사람어디흔할까.그렇다해도이는오늘을사는또하나의지혜요소망이다.그래서‘한겨울추위견디며/마음깊이담아둔말/지절의향기로피어나는매화’라한다.여기서또특이한것은‘지절(志節)’이란단어다.지조와절개.요즘세상아무도기억하지않는단어를또불러냈다.아니다.삶의태도를또상기시키고있다.다시한번조선적인세계.역시그안에서슬푸른한선비가큰눈을뜨고우리를바라보고있다.그가무어라하는가‘그래,눈발세게얻어맞더라도/침한번꿀꺽삼키면되는거야,//꽃피우는/그일’.여기서시집의제목이또나왔다.먼거리를돌아서돌아서시의나라에도달한조순희시인의짚신을본다.조금은지쳤고조금은헐거워지기도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