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다루는 법 (유현서 시집)

당신을 다루는 법 (유현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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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유현서 시집 『당신을 다루는 법』은 크게 4부로 나누어져 구성되어 있으며 유현서 시인의 주옥같은 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선정 및 수상내역
문학나눔 우수도서 선정
저자

유현서

유현서시인은1964년강원도원주에서출생하였으며,2010년『애지』로등단하였다.2009년제1회여성조선시문학상및전국재능시낭송대회수상을계기로KBS성우아카데미심화과정을이수하였으며,충무아트홀예술아카데미,한국여성문예원등에서시낭송강의를했다.현재「함께하는시인들시문화연구회」대표를맡고있다.
유현서시인의첫번째시집인『당신을다루는법』은시를다루는법이고,‘시를다루는법’이란정동과효용이라는두가지차원에서이해가가능하다.시인스스로고백한바와같이,시를대하는시인의정동의차원에서는누군가를위로하는일이고,호명하는일이며누군가와‘함께’살아내는힘이라볼수있을것이다.

목차

시인의말 5

1부
소금창고에서소금찾기 14
소금쟁이가사는방식 16
꽃눈 18
상처 19
고요한식사 20
먼여행에대한기억 21
알집 22
물고기비파 24
아름다운비행 26
섬속의섬 28
호박꽃 30
당신을다루는법─열쇠와자물쇠 31
멍나무 32

2부
나의사랑단종 36
흘러간다는것 38
너럭바위에서의풋잠 40
나이테 42
갈대 44
능소화에부치다 45
못이박히다 46
민들레 47
사막에서 48
감자캐는날 50
폐교에서출석을부르다 52
까치밥골목 53
이파리에박힌별 54

3부
헛꽃 56
곤궁한힘 58
바닥이라는말 59
그리운뿌리 61
이슬꽃 62
목련꽃잎을밟다 64
늙은호박을가르며 65
견딤의방식 66
수평 67
눈빛에갇히다 68
요실금 70
빨래 71

4부
무너진건물틈새로 74
헬로우마미 75
시래기 77
우산이끼 78
형광등 79
옆집여자 80
월미도 81
물초 82
플라타너스 83
노각무침을먹으며 84
비누 85
비너스의꽃바구니 86

해설시,상처,나,당신다루는법박성준 88

출판사 서평

눈물로맑힌당신의청령포에와있습니다
한걸음한걸음이천리길이지요마음의곤룡포는백마를타고태백산으로오르셨나요

용안을적시던눈물은강물높이를한층더부추기고요흐르는물길은수천수만의낭떠러지를폭포수로내칩니다

그때물수제비를뜨던조약돌도여전히붉은피를흘리나요

발을뗄때마다돌덩이들이일어나내가슴을때립니다쇠지팡이를의지한노송한그루가당신을따라점점이울어집니다

노산대에서만이한양하늘이그리웠겠습니까
어린소나무들만이당신의백성이었겠습니까

관음송발치에서당신처럼앉아옷고름을풀어헤칩니다당신의눈물을고요히받아적어보나아린문장만이내빈젖을빨뿐

나는당신의아내
당신의어머니
당신의애인

수천수만의사람들이당신을싣고서울로향합니다
---[나의사랑단종]전문

강원도영월청령포는3면이강으로둘러싸여반도를이루고나머지한면은절벽으로막혀있어육지이면서도외딴섬이나다름이없으며,단종은이곳에서사약을받기전두달간유배생활을했다고한다.눈물로맑힌당신의청령포에와있다는것은청령포는단종의눈물로맑아진곳이라는것을뜻하고,“한걸음한걸음이천리길이지요”는자나깨나이땅의수도인한양에가있었다는것을뜻한다.마음의곤룡포는백마를타고민족시조인단군의제단이있는태백산으로향하고,단종의용안을적시던눈물은강물의수위를부추긴다.강물은수천수만의낭떠러지를폭포수로내려치고,그때물수제비뜨던조약돌도여전히붉은피를흘린다.발을뗄때마다돌덩이들이일어나시인의가슴을때리고,쇠지팡이에의지한노송한그루가단종을따라이울어진다.노산대는까마득한절벽위에있고,단종이돌탑을쌓으며한양을그리워했던곳이라고한다.어린소나무들은단종의백성들을뜻하고,우리나라에서제일키가큰관음송의나이는600살이고,단종의유배생활과단종의울음소리를들었다고하여‘관음송觀音松’이라고한다.
유현서시인은단종을찾아청령포에갈때는단종의아내가되고,“노산대에서만이한양하늘이그리웠겠습니까/어린소나무들만이당신의백성이었겠습니까//관음송발치에서당신처럼앉아옷고름을풀어”헤칠때는단종의어머니가되고,“당신의눈물을고요히받아적어보나아린문장만이내빈젖을빨뿐//나는당신의아내/당신의어머니/당신의애인”이라고노래할때는단종의애인이된다.단종의아내일때와단종의어머니일때는그녀의신분이제한적이지만,단종의애인일때는매우자유자재롭고그활동영역이넓어진다.애인은자유자재롭고수많은가능성이있는여인이며,따라서“수천수만의사람들”,즉,모든백성들을이끌고한양으로가게된다.
유현서시인의[나의사랑단종]은아내의노래이자어머니의노래이고,궁극적으로는단종만을사랑하는애인의노래라고할수가있다.시인은단종과하나가되어그비극의역사를껴안으며,자기자신을일인삼역의모노드라마의주인공으로분장시키고,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연가’를노래한것이라고할수가있다.물아일체物我一體,즉단종과한몸이되어그어느대목이나문장도꾸밈이없고,슬픔과그리움과사랑의감정마저도자연의순리를따르듯이어긋남이없다.마음의곤룡포는백마를타고태백산을오른다는환상도사실적이고,수천수만의낭떠러지를폭포수로내려친다는것도사실적이고,물수제비뜨던조약돌도여전히붉은피를흘린다는것도사실적이다.발을뗄때마다돌덩이들이일어나내가슴을때린다는것도사실적이고,쇠지팡이에의지한노송한그루가당신을따라점점이울어진다는것도사실적이고,“당신의눈물을고요히받아적어보나아린문장만이내빈젖을빨뿐”이라는것도사실적이다.유현서시인은환상주의자이자사실주의자이며,사실주의자이자심리주의자이다.그는환상과사실을넘나들며,그심리를파헤치고,그리하여끝끝내는단군의복위를꿈꾸고있는것이다.
유현서시인이“나는당신의아내/당신의어머니/당신의애인”이라고자처하며‘나의사랑단종’이라고했을때그는얼마나단종을생각하며그비극적인삶에몰입했던것일까아내,어머니,애인----즉,일인삼역의그역할에혼을불어넣으며,단종의눈물에자기자신의눈물을보태가며청령포의절경을연출해내고,급기야는수천수만의사람들을불러모아단종을싣고서울로가고있는것이다.시의기적이자시적승리라고할수밖에없다.시인은자기자신의아버지(어머니)이자스승이며,최후의심판관이라고할수가있다.

난꿈꿔요당신의몸속에서유영하는꿈을,
아무때나받아주지않기에속이타요하루에딱두번,출근할때와늦게귀가하는밤
스스럼없이줘요
당신에게들어갈땐절대로급하게굴면안돼요당신몸이열릴수있도록아주부드럽고매끄럽게살살노크해야해요서두르면반드시탈이나요너무긴장해나를받아주질못할때도있어요그럴땐아주부드럽고매끄러운윤활제가필요해요
또또각거리는소리가들리네요혼자가아니에요.저들도우리처럼하나가되길원하나봐요
왜이리뜨거워지죠숨이가빠오네요철커덕,당신이열리네요
-[당신을다루는법]전문

이제‘당신을다루는법’에대한비밀이어느정도풀릴듯하다.하나가될수있다는믿음,와해가아니라화합,억압이아니라‘토닥임’(시인의말)을통해,우리에게당도한이폭력의세계를우리는스스로‘다룰수있는’사람으로거듭나야한다.이러한정합의세계관을유현서는열쇠와자물쇠의상징을통해찾고있다.
“스스럼없이”모두다주고도나에게서는‘빼앗김’이없는것처럼,열쇠가자물쇠를훼손하지않고자물쇠를열듯이,앞으로우리가살아갈세계는혼자가아니라“우리처럼하나되길”원하는마음이었으면한다는믿음이유현서의첫시집에는투사되어있다.앞으로유현서가자물쇠를열어개방할저건너편의세계를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