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소금을 녹이니/ 바닥에 가라앉은 뻘이 보인다/ 순백색 소금의 몸에 뻘이 들어있었다니/ 짜디짠 정신으로/ 까칠하게 각을 세우고/ 세상의 간을 맞추던/ 그 정신의 기둥이 뻘이었을까// 뻘을 품고/ 더 단단한 결정이 되어갔을 소금은/ 한번도 뻘을 인식하지 못하고 평생을 살았을지 모른다/ 어쩌면 뻘과의 관계를 조금은 부끄러워했을지도 모른다// 밑바닥에 가라앉은 뻘처럼/ 어느 날 치매 병동에서 본 얌전하고 곱던 할머니/ 세상의 온갖 욕을 종일 읊조리고 있었는데// 내가 녹아버렸을 때/ 나를 지탱하던 그 무엇의 모습이/ 문득 궁금하고 두려워지는 것이다/
----이선희 시집 {소금의 밑바닥}에서
----이선희 시집 {소금의 밑바닥}에서
소금의 밑바닥 (이선희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