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에게 미안해 (양장본 Hardcover)

낙타에게 미안해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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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여행을 통한 여러 지명이 이번 시집에 자주 등장한다. 해당 방문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토포필리아(Topophilia)적 의식을 보여준다. 토포필리아는 정서에 장소를 결합한 용어로 공간에 경험들이 더해져 친밀한 장소로 만드는 인식이다. 단순한 공간 차원의 개념을 넘어 안정감을 희원하며 존재 의미가 깃들어 있고 성찰하는 계기가 된다. “이집트의 시내 산을 오르는 길” 즉 이 시에 나타나는 장소는 위치하는 그 이상의 의미로 관심과 특성을 부여한다.「낙타에게 미안해」는 생명성과 장소애(場所愛)가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저자

이섬

이섬시인은전북정읍에서태어났으며,한남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1995년{국민일보}주관2천만원고료‘국민문학상’을수상하며등단했다.시집으로는『누군가나를연다』,『향기나는소리』,『초록빛입맞춤』,『사랑아어찌그리아름다운지』,황촉규우리다』,『고요의맥을짚다』가있고,시선집으로는『초록향기나는소리가』있으며,수필집으로는『외갓집편지』,『보통사람들의진수성찬』이있다.한국시문학상,김장생문학상대상을수상했고,문예진흥원우수도서,세종도서에선정되었으며,충남문화재단창작지원금을수혜받았다.한국문인협회계룡시지부장을역임하였고,한국문인협회회원,한국시인협회회원,기독시인협회이사,유유동인으로활동하고있다.
이섬의여덟번째시집『낙타에게미안해』는모든사물을서정적이고애정어린시선으로바라보며자기성찰의모티브로삼아좀더밝은세상을꿈꾸는희망이내재해있다.

이메일주소:2sum@hanmail.net

목차

시인의말

1부
벨라지오-삼박자
사슴,4차원세계로
누가날위해저꽃을!
낙타에게미안해
바다,지문
꿀벌들의말은참달콤하다
반딧불이축제
보름사리
한여름밤의편지
시나위
불장골저수지
바닷길,뱃길
통과의례,포인세티아
다시황촉규에게
석부작사랑법
아라홍련
성장일기
호수에도간이베어있다
비어있음의미학

2부
뻐꾸기와놀다
푸른빛희망
맹그로브사랑
꽃편지
슬픔의농도
기도하는손
고양이호텔
외달도또는애달도
연어엄마
버킷리스트
박스집
미어켓수문장
위문편지
집중력카드
보통으로
봄을차려놓다
대한과소한사이
나그네새

3부
7번국도
유유하다
화풍경운
능가산내소사
가얏고
고령
또하나,비밀의통로
동해레일바이크
청잣빛그리움으로빚다
신선들이노닐던곳
갈색DNA
루어
물돌이마을
물의가든
밀당
나팔꽃아날로그
내가모르는나
3월꽃의마음

4부
협곡에들다
사막체험
울릉도밤바다에서
롤러코스터비행
멸치떼가돌아오다
이별은짧게
마음과겨루다
자작나무문신
감정도우미
눈과비,그사잇길
가을의맛
입맛이돌아요
한산세모시,매혹
동춘당,팔작지붕
지금은기다려야할때
달맞이꽃노래
존재에대하여
목련고문

해설존재를향한온화한눈길박수빈

출판사 서평

가느다란철사줄로가슴을옥죄인다
응어리는풀어내고허당은밭쳐주고,
한결가벼워졌다
수시로하늘과땅을불러들인다
-「석부작사랑법」부분

입막고눈감고살아온
세월이어디냐고,잘참고참았노라고
한때는아라공주궁안에서사랑을
독차지했음직한
붉은볼이선명한아라홍련
아름답고당당하다
-「아라홍련」부분

혼자서연습에연습을거듭하며
무수히날개를퍼덕여본다
그것만이사는길이다
때로는가시덩쿨에떨어지고돌무덤에
내려꽃이는상처투성이로뒤뚱거리면서도
다시또날개의균형을잡아야한다
-「나그네새」부분

석부작은‘난이나분재따위를돌에붙여자라게하여만든관상장식품’이다.“가느다란철사줄로가슴을옥죄”이면서도“응어리는풀어내고허당은밭쳐”준다.그러나정작석부작자체는가볍다는데주시할필요가있다.「석부작사랑법」에서시인이난이나분재를주인공으로하지않고석부작을중심소재로다루는만큼석부작에비중이실리고있다.이시에서석부작은조연이아니라주연의역할을발휘하고있다.
또“가야시대함안에자리잡은나라”인아라국은오랜세월깊은잠에들었다.700년만에피어난「아라홍련」을통해지극한마음을표현한다.단아하고고결한모습이절로이루어진것이아니다.연자육은상처를받지않으면내처잠만잔다고한다.누군가의상처가생명을일깨우는힘으로작용해단단히여문다고한다.단단한껍질을벗고싹이돋고꽃이피는장면은“아름답고당당하”게그려지고있다.
“붉은빰멧새”를「나그네새」에비유한것은집도절도없이떠돌아다녀서그렇다.오라는곳은없어도갈곳이많아서날개를접는곳이쉼터가된다.부화하여열흘만에어미곁을떠나야하는운명에처해있다.어린새는부지런히날갯짓을익혀야살아남는다.생존이달린문제이다.구름뚫고고개넘어서어디나자유롭게날기위해상처투성이가된다.
위3편의시는공통으로상처를이겨야살수있는면에서진정성이있고절박하다.고통이굳센의지와승화를낳았다.생채기며그림자를안았기에서늘한사랑을실현하게되었으리라.어둠을견디는모습이뭉클하게와닿는시이다.시인이그늘지는부분을들여다보았기에시적대상의아픔을공감하는것이다.삶의밝은편에서는미처모르다가그늘이지는쪽에있을때비로소보이는풍경이있다.그늘진마음을교류하는시인의온정이전해온다.
공감은다정한시선으로사람마음을찬찬히볼수있을때이른다.사람의내면을조각처럼보지않고아우르면서도달하는깊은이해의단계이다.지극한시선으로대상을바라보면무심함도반성하게된다.순례의길에오르는다음의시를보자.

이집트의시내산을오르는길이었지
나무한그루풀한포기없는돌산길,
행여떨어질세라손이저리도록
낙타등에달린2개의봉우리를움켜쥐었지
서서히어둠이걷히기시작하는새벽녘
나는못볼것을보고야말았어
지그재그로이어진가파른돌계단을오를때,
바르르떨고있는가녀린낙타의다리
덕지덕지군살돋아갈라터진무릎
그렁그렁눈물가득한눈망울,
방향을조종하는채찍소리
낙타의등에앉아조금더편하게산을오르려는
무심한나는,
예수님의발자취를찾아가는순례의길이었어
생각할수록미안한순례의길
-「낙타에게미안해」부분

여행을통한여러지명이이번시집에자주등장한다.해당방문지역을배경으로하는토포필리아(Topophilia)적의식을보여준다.토포필리아는정서에장소를결합한용어로공간에경험들이더해져친밀한장소로만드는인식이다.단순한공간차원의개념을넘어안정감을희원하며존재의미가깃들어있고성찰하는계기가된다.“이집트의시내산을오르는길”즉이시에나타나는장소는위치하는그이상의의미로관심과특성을부여한다.「낙타에게미안해」는생명성과장소애(場所愛)가정서적으로연결되어있다.
“낙타의등에앉아조금더편하게산을오르려는”행위가낙타의입장에서보면얼마나버겁고힘들었을지시인은미안한마음을갖는다.“지그재그로이어진가파른돌계단을오를때,/바르르떨고있는가녀린낙타의다리”가안쓰럽게느껴진다.“갈라터진무릎”과“눈물가득한눈망울”이며“채찍소리”는순례의길에생각할수록측은지심과반성을낳는다.
이시의배경이“순례의길”이므로수행하는공간으로재현되고있다.시인이작품으로형상화하는과정에는각성으로부터비롯하고주제의식으로연동이된다.이시를읽다가편안하려는인간위주의이기적인행위를돌아보게된다.희생하는동물의노고에대한연민도느껴진다.이렇게이섬의시편들은공감의폭이넓다.찬찬한눈길로곱씹는일면에깨달음이있다.고통에당면한존재와함께하는따듯한마음이자리한다.주위를돌아보는시인의성품은다정하게읽힌다.목청을높이지않으며대상을배려한다.비슷한소재라하더라도어떻게다루며주제를발현하느냐가관건일텐데,이섬시인은소외된존재들을보듬으며생명의귀함을강조하고새로운의미로거듭나게한다.
요즘많은이들이시가어렵다고한다.그래서읽지않는다고한다.그러나삶에서우러난시가아니고시론에맞추어서쓰느라진정성이없기때문이아닐지돌아볼필요가있다.온화한시선으로서정시의특장을발휘하며감동을선사하는이섬시인의작품들을주목하는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