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시 한편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시간 사이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미세한 삶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하물며 시 백편을 외우는 삶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시인은 눈으로 읽고 소리 내어 읽고 필사하며 읽는 일로 자신의 삶속에 시를 영접한다. 시를 읽는 동안 시를 이루는 활자들은 살아 있는 생명체들처럼 시인에게로 스며들어 시인의 삶을 활자들의 활기로 가득 채운다. 삶속으로 스며든 그 활기는 시인의 삶에 물이 오르게 하고 화색이 돌게 한다. 그러자 시인의 눈에는 시가 된 나무와 풀들, 구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것이야말로 시인이 음률을 타듯 시를 타는 상태가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우리는 다시 시인이 나무의 옹이에 올라탔던 첫 번째 시로 돌아간다. 시인의 삶을 덮친 겨울이 인위적으로 갈라놓고 비틀어놓은 몸과 마음을 자연은 생명이라는 하나의 선율로 합친다. ‘탄다’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합침을 의미할 것이다. 갈라지고 상처 난 것들을 합치고 아물게 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이 가진 위대한 치유의 힘이 아닌가? 나무에 새겨진 옹이는 나무가 책상으로 바뀐 후에도 노래를 멈추지 않는다. 그것을 듣는 시인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그 책상에 앉아 시를 쓴다. 나무의 옹이가 보내오는 음률을 타고 앉아 그 음률을 자신의 시에 음악적으로 각인하는 법을 구하는 사람, 그가 바로 시인 양선희다.
봄날에 연애 (양선희 시인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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