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우지 달빛을 낚다 (현상연 시집 | 양장본 Hardcover)

가마우지 달빛을 낚다 (현상연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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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갈피갈피 아릿한 “삶의 비린내”가 묻어있는 시집 『가마우지 달빛을 낚다』는 현상연 시인의 첫 시집이다. “살아야하는” 몸부림과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소시민의 “내면적 상처”와 위기를 맞은 이 “시대의 비애”을 “보편적 의미”를 담아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시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관계에서 여전히 사회적 약자일 수 밖에 없는 사회체제와 그 제도권에서 살아가는 ‘을’의 고통을 가마우지의 사냥을 통해 언급하고 있다. 존재감이 없던 ‘을’은 갑의 횡포로 인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는 마침내 그가 당면한 불행을 통해 ‘을’이라는 존재를 인식하게 된 것이다. 저력底力이 돋보이는 시집이다.
저자

현상연

시인은경기도평택에서출생했고,한국방송통신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으며,2017년{애지}로등단했다.
현상연의첫번째시집『가마우지달빛을낚다』에는어느하나로규정할수없는비감悲感이있다.미처감지하지못한인간의고독한내부,부재와결핍,시대와의불화,폐허가되어가는인간의내면적상처에접근해다양한층위의슬픔을보여준다.현상연시인은대상과심미적거리를유지하며이미지를구성하거나문제를차분하게내면화시켜진정성을획득한다.시인이채집한현시대의불안은암울한현실과밀접하게이어져삶의비애를느끼게한다.

목차

시인의말 5

1부
도시의인어 12
물먹는하마 13
장항아리 15
말,깨지다 16
백내장 17
재래식한증막 18
타투의허세 20
벽두 22
그쓰디쓴, 23
헛스윙 24
채송화 26
사막을통과하다 27
폐허의내부 28
회색소음 29
가지치기 30
낮달맞이꽃수난사 32

2부
휴대폰중독 34
폐염전 36
위험한동거 38
얼음의얼굴 40
단풍 42
허공에퍼지는수화 43
솔릭 45
漁火 46
행방불명 47
분홍넥타이 48
대숲에울음이산다 50
봄한소쿠리 51
호객 53
벚꽃소통 54
명자꽃 55
가마우지달빛을낚다 56

3부
꽃의할례 58
싱싱한드라이플라워 60
화상 62
고양이코스프레 63
풍등 65
해바라기파이 66
밀양시제時祭 68
끼니와라면의관계 70
비대한슬픔 71
그녀의궤적 73
마소두래기 75
다국적人풍경 77
폐선 79
소리의소멸 81
장폐색 82
몸살 83
하늘계단 84

4부
조현병 88
매미의종족 90
길,혹은상처 92
안구건조증 93
정지된봄 95
판벌이다 97
폐경 99
우울한지갑 100
호박고지 101
추락한날개 102
빈집 104
추모관에서 105
역류 107
오늘과봄사이 108
겨우살이 110
현무암 111

해설내면적상처,
위기를맞은시대의비애마경덕 114

출판사 서평

이책에대하여

계림이강,
뱃머리에가마우지몇마리
허기진식욕움켜쥔채
사공의신호로강물에뛰어든다

잡힌물고기
가마우지목에걸린다

甲이비정규직이란올가미로乙의목을조인다
삼켜지지않는물고기가파닥거리고
밤새자맥질대가를지불받지못한가마우지
굶주린눈빛이날짐승의본능으로거칠게빛나지만
또다시乙이되어
값없는달빛만낚는다
-「가마우지달빛을낚다」전문

지배자와피지배자사이엔뺏고빼앗기는무력이존재한다.갑의수하(手下)에서밥을먹고살아가기에그‘반경’을벗어날수가없다.최근벌어진아파트경비원의죽음,공군여중사의죽음과가정에입양된아이들의죽음,어느명문대청소부의죽음,골프장캐디의죽음이라는일련의사건은사회에적잖은파문을일으켰다.죽음까지몰아간갑질들,주도권을쥔갑은권력을남용하고그피해는고스란히약자인을에게돌아갔다.
상대적으로“유리한지위”에있는자와“불리한지위”에있는자의관계가‘갑과을’이다.가마우지를부리는주인은‘갑’이고고기를낚아야하는가마무지는‘을’이어서“갑의지배”를받고있다.‘갑’은가마우지가물고기를삼키지못하도록줄로목을묶고입안에든고기를빼앗아간다.물고기를잡아도가마우지는늘배가고프다.배가고프기에다시물고기를잡으러거친바다에뛰어든다.그러나결말은정해져있다.잡고빼앗기는악순환은되풀이되고최소한의먹이로살아가는고달픈노동은끝이없다.가마우지가열심히낚아챈먹이는배를채우지못한달빛과다름없다.목을묶이는처지와,묶여서도여전히물고기사냥을해야하는운명의굴레에서어떻게탈출할수있을까.
현상연시인은사람과사람사이에존재하는다양한관계에서여전히사회적약자일수밖에없는사회체제와그제도권에서살아가는‘을’의고통을가마우지의사냥을통해언급하고있다.존재감이없던‘을’은갑의횡포로인해그모습을드러낸다.우리는마침내그가당면한불행을통해‘을’이라는존재를인식하게된것이다.

전생에초원을달리던시절이
가죽으로복제되었지
짐승의본성숨길수없어
비가오면비릿한냄새에끌려
빌딩숲이나거리를방황했지
그런날은부활이라도한듯
야생의소리를내며돌아다녔지
영역표시가된곳으로바람이불때마다
지린내같은가죽냄새가번져왔지
고삐도없이명품이란허영에매였지만
뼛속까지숨겨진혈통
어쩔수없는지
어떤날은인파속으로사라진
가방혹은구두를보고
야생의무리인듯쫓아가지만
눅눅한동족의풀밭찾을수없어
몇날며칠을다시방황했지
방황이란모든기억을실종시키는것인지
사람들은종종취중에나를잃어버렸지
그럴때면공원벤치나유원지에앉아
두둑해진뱃속이꼭외상장부같다는생각을하였지
-「우울한지갑」전문

신에게지구를다스릴권리를부여받은인간은먹이사슬“최상위포식자”이다.사자의날카로운발톱도악어의사나운이빨도없지만인간에게는동물을사냥할지혜와무기가있다.악어를비롯해물소가죽뱀가죽,표범가죽이가방,구두,소파.코트로변신한다.동물사체의일부인가죽은미적감각과“인간의욕구”를충족하기위한최상의재료이다.그로인해인간에의한동물포획은그치지않는다.
「우울한지갑」은초원에서잡혀와인간의손에해체되어명품지갑이된동물의말이다.“고삐도없이명품이란허영에매였지만/뼛속까지숨겨진혈통/어쩔수없는지/어떤날은인파속으로사라진/가방혹은구두를보고/야생의무리인듯쫓아가지만/눅눅한동족의풀밭찾을수없어/몇날며칠을다시방황했지”라고고백한다.
가죽지갑에는지갑이전의“동물의숨소리”와동물특유의‘지린내’가남아있다.이것은태어날때부터지닌지문(指紋)과같다.사물의입을빌려인간에게전하는말에귀를기울여보자.명품이지만,명품이어서어쨌다는것인가.인간이정한명품의가치는인간에게나소용되는말이다.명품이라는이름으로누군가의손에서닳고해지도록늙어갈지갑일뿐,정작소중한건다시초원으로돌아가네발로뛸수있는“자유와생명력”이다.
시대가바뀌고이제현금을가지고다니는사람은드물다.지갑속에는몇장의현금카드나교통카드가고작이다.“사람들은종종취중에나를잃어버렸지/그럴때면공원벤치나유원지에앉아/두둑해진뱃속이꼭외상장부같다는생각을하였지”라고말한다.
신용카드는두둑한현금이지만대부분후불로치르는외상카드인셈이다.우리속담에“외상이면소도잡아먹는다”고하지않던가.거리마다유흥을부추기는술집이즐비하고아름답게포장되어우리를유혹하는상품들이TV,홈쇼핑에서쏟아진다.신용카드로인해편리한점도많지만그편리함으로신용불량자는해마다늘어난다.제때갚지못하면어김없이날아드는독촉장,신용사회에서신용을잃어버리면일상을유지하기어렵다.불안한시대를살아가는현대인들의지갑은무사할까.이것저것제하면빠듯한살림살이에지갑은늘우울하다.

현상연시인은흔한무언가에도나름의이야기를붙여특별한것을도출(導出)한다.구체적인상상을구현하며그이야기속으로독자를초대한다.다가가귀를열고집중할수있도록일련의상황을배치하고,적당한여백을만들어소통의장을구성한다.이때자신만의시선으로풀어놓는스토리텔링은독자에게한발다가서는“발화의방법”으로사용된다.
갈피갈피아릿한“삶의비린내”가묻어있는시집『가마우지달빛을낚다』는“살아야하는”몸부림과그렇게“살수밖에없는”소시민의“내면적상처”와위기를맞은이“시대의비애”을“보편적의미”를담아독자에게전달하고있다.첫시집이이만한수준을지녔다는것은치열하게시를만난‘결과’일것이다.단연저력底力이돋보이는시집이다.
----마경덕시인

현상연의시는사물이지닌외재적특성을잘포착해삶의본질적인사유와성찰이가득한이미지로잘형상화하여드러내었다.여기에는“달,별,돌,나무,새,꽃,나비,짐승”등을등장시켜현대인들의상처난침묵에대한울음과눈물을들춰냄으로써현상연만이갖고있는공감적시상을유도해낸것을엿볼수있다.그러면서한편으로는삶에지친굴곡의여러군상들에게도희망을회복시켜주는궁극의방향까지도제시해놓는다.현상연의시는그렇게사물의근원적인속성에서사유의상상력으로치환시켜시에대한일반적인개념에서크게벗어나보다더고차원적인시세계를견고하게획득해낼뿐만아니라시를엮어내는방법또한자못신선하다.
----권혁재시인

----현상연시집,{가마우지달빛을낚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