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팔이 소녀 (유성식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성냥팔이 소녀 (유성식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1.00
Description
덴마크 작가 안데르센(Andersen)의 소설 「성냥팔이 소녀(The Little Match Girl)」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성냥팔이 소녀」는 소설이라는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동화로,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로 제 영역을 확장하고 심화한다. 유성식은 이번에 「성냥팔이 소녀」를 시로 형상화하였다. 시인은 전8연으로 구성된 이 작품에서 반복과 변주의 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1연 1행 “성냥 사 주세요 성냥”과 2연 1행 “성냥 좀 사 주세요 성냥을”은 일차적으로는 반복의 관계에 놓이지만 동시에 “좀”과 “을”의 차이에 의한 변주를 실천한다.
안데르센의 소설에서 그러하듯이 이 시에서도 성냥을 파는 주체는 당연히 “소녀”이다. 8연 1행에서 유성식의 개성적인 상상력은 “소녀”를 “할미”로 전환한다. “성냥팔이 소녀는 아직도 성냥을” 팔다가 마침내 “할미”가 되었다는 시인의 환상은 놀랍다. 그는 성냥을 파는 “소녀” 또는 “할미”와 성냥을 사는 “당신”을 그러모아서 “우리”로 통합한다. “우리”가 함께 나눈 시간은 “여름”이자 “가을”이고 ‘겨울’이다. 여름과 가을이 과거를 가리킨다면 겨울은 현재를 드러낸다. 유성식은 과거를 다루면서 기억이나 회상을 활용하여 “성냥팔이 소녀”라는 환상에 도달한다. 시인이 포착한 현재는 “할미”라는 이름의 현실을 포착한다.
“춤추는 성냥”, “싸우는 성냥”, “눈물 흘리는 성냥” 등 일련의 어구를 보면 ‘성냥’의 속성을 확인할 수 있다. 성냥은 인간이고 인간관계이다. 그것은 또한 삶이자 인생이다. 유성식의 이 시는 과거와 현재를 섞고, 현실과 환상의 조화를 꿈꾼다. 프로이트(Freud)가 언급한 Unheimlich 또는 uncanny의 세계가 여기에서 되살아난다. 친숙하면서도 낯설고, 낯익으면서도 두려운 세계를 확인할 때이다.
저자

유성식

유성식兪盛植시인은1966년서울에서태어났고,1992월간{현대시}로등단했다.서울대학교경영학과(경영학학사/석사)와동국대학교문화콘텐츠학과(문학석사)를졸업했고,시집으로는{성난꽃}(고려원,1997)],{얼음의여왕}(한국문연,2006)을출간했으며,현재한국방송공사KBS기자로재직하고있다.
유성식시인은세번째시집인{성냥팔이소녀}에서유년의추억과도시인의사랑,고독을그만의상상력을통해노래하면서삶과죽음을들여다본다.반복과변주의시적기법을활용하여우리가살아가는도시와사회를아주탁월하게형상화해낸다.문학평론가권온의말대로,‘우주의상상력과자랑스러운얼굴’의시세계라고할수가있다.

목차

시인의말 5

1부귀신을보았던가

성냥팔이소녀는아직도성냥을 12
귀신을보았던가 14
석관동340번지395호 16
꼬마마녀를기다리는데 18
바다가더이상부르지않을때 20
쌍무지개 22
커튼밖저허공 23
내발자국이나를밀어낸다. 24
해피에브리데이 26
생각하는옥상이있었다 28
벗어날수있을까 30
목련이피던날 32
내몸에서자라나는그것과함께 34
어디선가무슨일인가 36

2부얼굴은조각배처럼

얼굴 40
너를그리는방법 41
얼굴대신새를 43
나를창조하려다 45
얼굴을보려는가1 46
얼굴을보려는가2 47
잠이깨어하늘을보니 48
거울 50
너는 51
자신의얼굴은 53
고양이의시간은나와는다르다 54
고양이는오후면열반에들어가신다 56
고양이와사는것은숨바꼭질 57
배떠나간다. 58
밤하늘 59

3부장미는죽지않는다

장미는죽는가 62
장미를만지다 64
버건디레드 66
율려律呂 68
죽기전에레드 70
발자국 72
우울과우울이 73
가을 74
저녁햇살속떨어지는낙엽이 75
잎새 76

4부돌을사랑한다는것

길모퉁이 78
조화造花 79
꽃집아가씨 80
말없이 82
보일러의에로스를버리지말라 84
돌을사랑한다는것 86
상가喪家에서 88
바쁘다 89
내가방속에고양이가 90
바퀴벌레일가가냉장고로들어간이유는 91
너에게달을보낸다 92

해설우주의상상력과자랑스러운얼굴권온 94

출판사 서평

성냥사주세요성냥/눈보라는날리고/가로등은꺼져가요//성냥좀사주세요성냥을/예전엔당신도/누군가의언발을녹여주었죠//여름은뜨거웠고/가을에우리는노래불렀죠//그래도우린/성냥을계속만들었어요/서쪽하늘이자꾸어두워지기때문에//성냥사주세요/춤추는성냥/싸우는성냥/눈물흘리는성냥//자꾸자꾸꺼지는성냥//성냥좀사주세요성냥을/밤은깊고/외투는얼어붙었어요//이할미의한갑남은/마지막성냥이랍니다.
-「성냥팔이소녀는아직도성냥을」전문

덴마크작가안데르센(Andersen)의소설「성냥팔이소녀(TheLittleMatchGirl)」는세계적으로널리알려진작품이다.「성냥팔이소녀」는소설이라는장르에만국한되지않는다.그것은동화로,애니메이션으로,영화로제영역을확장하고심화한다.유성식은이번에「성냥팔이소녀」를시로형상화하였다.시인은전8연으로구성된이작품에서반복과변주의기법을적극적으로도입한다.1연1행“성냥사주세요성냥”과2연1행“성냥좀사주세요성냥을”은일차적으로는반복의관계에놓이지만동시에“좀”과“을”의차이에의한변주를실천한다.
안데르센의소설에서그러하듯이이시에서도성냥을파는주체는당연히“소녀”이다.8연1행에서유성식의개성적인상상력은“소녀”를“할미”로전환한다.“성냥팔이소녀는아직도성냥을”팔다가마침내“할미”가되었다는시인의환상은놀랍다.그는성냥을파는“소녀”또는“할미”와성냥을사는“당신”을그러모아서“우리”로통합한다.“우리”가함께나눈시간은“여름”이자“가을”이고‘겨울’이다.여름과가을이과거를가리킨다면겨울은현재를드러낸다.유성식은과거를다루면서기억이나회상을활용하여“성냥팔이소녀”라는환상에도달한다.시인이포착한현재는“할미”라는이름의현실을포착한다.
“춤추는성냥”,“싸우는성냥”,“눈물흘리는성냥”등일련의어구를보면‘성냥’의속성을확인할수있다.성냥은인간이고인간관계이다.그것은또한삶이자인생이다.유성식의이시는과거와현재를섞고,현실과환상의조화를꿈꾼다.프로이트(Freud)가언급한Unheimlich또는uncanny의세계가여기에서되살아난다.친숙하면서도낯설고,낯익으면서도두려운세계를확인할때이다.

얼굴찡그리지마라/그랬다간우주에주름이잡힌다.//우리이마위의고요한바다에서/
조각배는먼길을떠난다
-「얼굴」전문

인간에게“얼굴”은매우중요하다.사람들은누군가를생각하거나기억할때그의얼굴또는그녀의얼굴을떠올리는경우가많다.유성식은“우리”의얼굴을이야기한다.“우리”의얼굴은‘나’의얼굴과‘너’의얼굴을통합한‘인간’의얼굴이다.인간의얼굴은“우주”에육박하는가치를지닌다.시인은독자들에게“얼굴찡그리지”말것을제안한다.얼굴을찡그린다는것은“우주에주름이잡”히는일과다르지않기때문이다.2연1행의“바다”와2연2행의“조각배”는일차적으로“우리이마”또는얼굴에위치하거나관련된어휘이다.하지만바다와조각배는‘달’을포함한우주로확장될수있다.유성식의제안처럼인간은우주이다.소우주는대우주와상통한다.

내가너를그렸다//하얀도화지위에/혹은낙서가득한담벼락에//손가락으로/혹은금가루를섞은물감으로//내가너를그렸다//눈코입,두개의귀/하나쯤모자라도좋다/슬픔도기쁨도/돌아보면고작점하나.//이점하나에서/너는듣고너는말한다.//무덤이란그저/그리다지운흔적일뿐//지우고또그리면/멈추는곳에네가있다.//이렇게그리는중일뿐//너는아프지않다/
아프지않다//너는그대로족하다.
-「너를그리는방법」전문

시적화자‘나(내)’가주목하는대상은‘너’이다.이시의1연과4연은공통적으로“내가너를그렸다”라는진술로제시된다.‘나’가‘너’를반복적으로그리는까닭은무엇인가?‘나’가‘너’를생각하기때문이다.‘나’가‘너’를그리워하기때문이다.‘나’가‘너’를사랑하기때문이다.유성식은2연과3연에서“에”의반복과“으로”의반복그리고“혹은”의반복을보여줌으로써‘너’를향한‘나’의생각,그리움,사랑이거짓이아님을입증하였다.
‘나’에게‘너’는언젠가“기쁨”이었고언젠가“슬픔”이었다.이제는과거형이되어버린‘너’는‘나’의기억속에서늘아픈사람이었는지도모른다.‘나’가“너는아프지않다/아프지않다”라는주술적웅얼거림을내뱉는이유도여기에있을게다.“너는그대로족하다.”라는이시의마무리는“무덤”속에누운‘너’를향한‘나’의마음을가감없이보여준다.시인은아픔과죽음의심연에서솟아오르는한줄기빛으로서의존재를형상화하였다.‘너’를그리고지우듯이,또지우고그리듯이삶은아픔과죽음을뛰어넘는다.

눈두개/귀두개/입하나코하나/부리부리한눈썹두개//거기서하나를빼보니//나는괴물이되어버렸다.//다시다시//눈두개/귀두개/입하나코하나/거기에하나를더해보니/다른모양의괴물이되어버렸다.//내얼굴인데/하나도더할수도뺄수도없다.//결국주름살몇개를그려넣었다.
-「나를창조하려다」전문

자화상과같은시이다.여기에는시적화자‘나’의삶이담겨있다.인생이들어있다.‘나’는자신에게넘치는요소를“빼보니”,“괴물이되어버렸다.”라고고백한다.스스로에게만족할수없었던‘나’는이번에는자신에게부족한요소를“더해보니”,“다른모양의괴물이되어버렸다.”라고토로한다.‘나’는“내얼굴인데”도불구하고,자신의삶인데도불구하고“하나도더할수도뺄수도없”음을깨닫는다.스스로의얼굴을,자신의삶을있는그대로인정해야함을인식한것이다.새로운“나를창조하려”던유성식은“결국주름살몇개를그려넣었”음을고백한다.이쯤에서앞에서살핀「얼굴」을소환할수있다.시인은‘주름살그려넣기’와‘얼굴찡그리지말기’사이에서의방황이우리들의인생임을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