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스 건져 올리기 (김태숙 시집)

나르시스 건져 올리기 (김태숙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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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혜사랑 시인선 242권. 자아인 나르시스는 들숨과 날숨으로 피었다 사라진 전설 속에 묻어둔 사랑을 자맥질하여 건져 올리지만 향기로 되살아날 뿐 사랑의 실체는 부재 상황이다. 시인은 이렇듯 만나고 이별하는 과정에서 얻음은 잃어버림을 전제로 해야 함을 체득하게 된다. 그리하여 시인은 비극이지만 비극을 피하거나 굴복하지 않고 비극을 직시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려 한다.
저자

김태숙

김태숙시인은충북괴산에서출생했고,2018년월간『문학세계』로등단했다.현재월간문학세계회원,시와달빛문학작가협회사무국장,대전문인총연합회회원,계룡문인협회감사로활동하고있다.
김태숙시인은첫번째시집인{나르시스건져올리기}에서투사投射와동화同化의방법으로시창작의자맥질을끊임없이해오고있다.꽃을건져올리기위해서나르시스가되기도하고,꽃이되어나르시스를건져올리기도한다.시적대상은무수히많은것이어서또다른나일수도있고,나이외의다른존재일수도있다.

목차

시인의말 5

1부봄의랩소디

엄마의성전聖殿 12
나르시스건져올리기 13
낡은집 14
지칭개꽃 16
봉선화 18
손맛베끼기 19
부지깽이나물 20
진달래꽃 21
봄봄봄 22
몽우리 23
봄이오는길목 24
오월을쓰다 25
매화의전령사 26
수선화 27
복숭아나무 28

2부여름의랩소디

낙타의거울 30
지지않는꽃 31
접시꽃 32
아버지의들녘 33
제망제남가祭亡弟男歌 34
비의왈츠 35
감자꽃,그도꽃이었다 36
개망초핀날 37
사랑은떠난뒤에온다 38
수요일엔기차를타요 39
예감 40
커피익던날 41
백일홍 42
큰꿈은꿈이아니다 43
나른한오후의풍경읽기-TheManilabaycafe 44

3부가을의랩소디

수덕사에서 48
어머니의뒤란 49
꽃이었던이름 50
가을노을 52
아침이일어선다 53
들녘에서서 54
가을민들레 56
해바라기 57
그,카푸치노 58
커피의문양 59
떠난다는것은 60
별리別離의순간 62
마지막사랑 63
결혼에부쳐-조카의결혼을축하하며 64
띄우지못한편지-엄마에게 66

4부겨울의랩소디

거대한저녁 68
새떼가겨울을밀고있어 70
동안거冬安居 71
아버지 72
폐경기 74
지금,방동들녘 75
시농사 76
꿈의여행자 77
길위에서 78
눈은내리는데 80
스웨터를빨며 82
통영에서 84
길위에서의잔상 85
꽃샘추위 86
에코밸리 87

해설웅숭깊은감성건져올리기위한
나르시스의자맥질박주용 `90

출판사 서평

이른봄붙잡고앉아물가에캔버스편다
색의채도와빛의파장으로심상의깊이재고있는
물에잠긴수선화
어떻게건져올릴까고민하는데
바람이먼저손뻗어팽팽하게둑당긴다
순간,햇살아래몇개의붓이물속에익사하고
가라앉은꽃그림자맑거나노랗지않아
나르시스되는연습한다
심진한4B연필들어물깊숙이휘젓는다
너울이물보라로피어오르고
펜끝에선유년의강물출렁인다
마음가라앉히자서서히화폭으로옮겨지는꽃
그림속으로점점물차오른다
잠시,생각에잠긴나는
그림에비친슬픔묽어져무채색되고
물에덴상처어느새푸르다
알량한자존심으로나비애간장녹이던나
언제그림속에빠져들었는지
나르시스가캔버스밖에서웃고있다.
----[나르시스건져올리기]전문

김태숙시인의시편을읽으며‘외로움’과‘그리움’외에주목한또한가지는반쪽에대한‘사랑’이다.이시편에등장하는반쪽의대상은대체로‘너’나‘그’로명명되어있다.

걷다가한번쯤그리웠다/말을해도좋으련만//기다릴줄모르는/그래서붙잡을수없는,//떠나가는너를수없이보냈다/햇살얼기설기내려앉은연산역벤치에서//비오다갠파란하늘/꽃도피고지는건시같아/너안에꽃피어,나도따라핀다/물에서건져낸나르시스/꽃들이지나간숲에우거졌을기억//기다리지않을너에게간다/언땅바람이할퀸연둣빛자리/노란꽃얼룩지우며/지고말그길/온몸으로간다.
-「수선화」전문

인간은무엇인가를얻기위해인생을산다.그러나찾고나면그것을잃어버려야한다.우리는이런역설적상황앞에서존재에대한의미를다시한번되돌아보게된다.시인은시「수선화」에서“기다리지않을너에게간다/언땅바람이할퀸연둣빛자리/노란꽃얼룩지우며/지고말그길/온몸으로간다.”라고하였다.하지만‘나’는‘너’를붙잡을수없는존재로인식하게되고,그리하여떠나가는‘너’를수없이보내야만하는것이다.여기에서‘너’는타자인동시에‘자아’인‘나르시스’이기도한것이다.

입술과입술/들숨과날숨에피었다사라지고/잠시,칼디의가슴촉촉이적시다/전설속에묻어둔사랑/혀끝에말려올려진시간만큼/향기로되살아나는문양(文樣)이여.
-「커피의문양」전문

‘자아’인나르시스는“들숨과날숨”으로피었다사라진전설속에묻어둔사랑을자맥질하여건져올리지만향기로되살아날뿐사랑의실체는부재상황이다.시인은이렇듯만나고이별하는과정에서얻음은잃어버림을전제로해야함을체득하게된다.그리하여시인은비극이지만비극을피하거나굴복하지않고비극을직시하고“노란꽃얼룩지우며/지고말그길/몸으로간다.”라며적극적으로대응하려한다.아래시「수요일엔기차를타요」에서도사랑에대한시인의적극적인자세를엿볼수있다.

일기예보의표정을살펴요//노란장화신은/기상캐스터는비부르고/촉촉이젖는그리움은한뼘이나/자라플랫폼서성이죠//미쳐야살수있다면,불나방처럼모든걸걸고/불에뛰어들자신감으로용기꿈꾸는/어쩌면한번쯤가슴뛰는사람이되어/신발끈묶어요//기차는숲으로들고/그가울고간터널의깊이와/한세월푸르게기록된사연을/난어찌다읽어낼수있을까요/오래도록땅속에잠겨있던/저속울음의마디마디를//은밀하게속내열어/이정표없는쓸쓸한숲끌어안고/우린서로다른생각으로/긴하루를차창밖에흩뿌려요.
-「수요일엔기차를타요」전문

수요일은비가오는날이고,그리움은촉촉이젖어한뼘이나자라플랫폼을서성인다.기차를타고‘그’를찾아나서지않고서는도저히견딜수가없는것이다.그리하여“미쳐야살수있다면,불나방처럼모든걸걸고/불에뛰어들자신감으로용기꿈꾸는/어쩌면한번쯤가슴뛰는사람이되어/신발끈묶”자고적극적인어조로스스로에게말한다.하지만사랑의대상은언제나어긋난다.“너의육체는팔월의붉은장막밀고/내영혼은밤마다너의담장넘는다.”(「사랑은떠난뒤에온다」)는것이다.이렇듯시인의사랑은다가서면멀어지고,멀어지면그리운상사화같은어긋난사랑이라서애틋하다.

바람의근원지찾으러
북쪽으로뿌리내린것들이정표삼아
마닐라에서열두시간달려도착했을땐
이미바람의흔적은보이지않았다
오후의햇살이집요하게따라오던구름밀자
날아오르는새의종아리사이로
부산하게펼쳐지는길고좁다란협곡
칭얼대던새의울음조차둥글게말리는
생성과소멸이반복되는곳엔바람도신이된다
신들의근간은사랑이었을까
지상의낮은시간속에살다신이된여인흠모하여
피었다지고지었다피었을이고로트족의시신들
벼랑에둥그렇게걸린풍경위태롭다
숨길사연무엇그리도많아
깊은곳에서자란솔향까지바람의무게로견뎌야했던,
떠남과돌아옴이하나인에코밸리
떨어진꽃잎에도메아리투명하게쌓이는곳
손내밀어바람의기억들추는여인들의눈빛에
산그림자그득히고여있다.
-「에코밸리」전문

시인은이렇듯애절하고,애틋한사랑의근원지를찾아떠나지만마음에사랑을불어넣었던“바람의흔적은보이지않았다.”고한다.“손내밀어바람의기억들추는여인들의눈빛에/산그림자만그득히고여있”을뿐이다.사랑의실체는손으로잡을수도없는것이어서허허롭다.허허롭기에더욱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