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줌이 너였다가 (임영만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시 한 줌이 너였다가 (임영만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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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리움이란 부재하는 것, 혹은 아름다운 것에 대한 갈망으로 애타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인은 시야말로 그리움을 담는 그릇임을 강조하고 있다. 시인을 참깨처럼 털어내면, “동전 몇 닙/ 개나 줄 자존 몇 조각/ 그리움 몇 알”이 쏟아질 것이라고 묘사하고 있는 대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움 몇 알”일 것이다. 시인의 다락방에 쌓여 있는 것도 그리움인데, 시의 내용물인 그리움은 여인이 털고 있는 “참깨”의 이미지를 통해서 아름답게 비유되고 있다. 하얀 알갱이들이 우수수 쏟아지는 참깨의 이미지는 맑고 순수하면서도 형언할 수 없는 형국으로 산더미처럼 쌓인 그리움의 아득함을 형상화해준다.
그런데 그리움이란 “젊은 날 절며 절며 이곳으로 퇴각하였지”라든가 “그리움도 하나의 길인 것을 알았다면/ 바람 앞에 그토록 목말라 하지는 않았을 것을”이라는 구절을 보면, 결국 현실적 패배와 좌절의 산물임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그리움을 담아내는 시의 다락방이란 현실적 실패와 좌절을 수용하는 위안의 장소이며, 현실적 패배와 아픔을 치료하고 위로하는 환대의 장소인 셈이다. 시인이 “그리움도 하나의 길”이라고 했을 때, 그 길은 현실적 도전과 성공의 길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을 부여안고 살아갈 수 있는 시의 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니까 그리움이란 ‘지금-여기’에 없는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에 대한 형언할 수 없는 향수라고 할 수 있는데, 시는 그러한 향수를 달래고 위로해주는 환대의 기제가 되는 셈이다.
저자

임영만

임영만시인은1963년강원도주문진에서태어났고,연세대학교행정학과를졸업했다.시집으로는『서로등이되어』,『늪지일기』,『신화의땅』,『풍장』,『다시이자리에』,『명왕성에서온스팸메일』,『직선혹은곡선으로』(이상공저)등이있고,현재서해종합건설(공공사업부장)에서근무하고있다.‘비탈’시동인(1987년-2021년),‘벼리’시동인(2009-2012년),한국문인협회의정부지부시분과소속(2019-2021)으로활동했으며,2018년12월14일한국예총경기도연합회특별공로상과2019년11월29제28회경기도문학상공로상을수상했다.
임영만시인의이번시집『詩한줌이너였다가』는하나의울음통이라고할정도로곳곳에울음소리가퍼져있으며,사무친칠정의정동이흘러넘친다.거대한인생의바다를거닐며시인은자연스럽게생성되어마음에쌓인서러움을시적공간이라는광야에서마음껏토해내고있는셈이다.그러니까시인에게시란서러움을풀어내는해원解寃의공간이자구속이나억압,혹은속박으로부터자유로워지는해방解放의기제가되는것이다.

목차

시인의말 5

1부하여인생이아름다운거지

그언덕 12
오래된최중령 13
詩한줌이너였다가 15
길 16
게딱지에밥을비비며 17
쉽싸리 18
풍장의노래 19
비접촉경계면에서-설미자여사께 20
몽당연필 21
예외상태마지막악장 22
내가한때詩였을때 23
내린천 24
미나리꽃필무렵 26
時人의다락방 27
花蛇酎 28
대합실에서 29
슬픔을이해하기위한일곱번째사유 30
구정수담手談 31
석모도 32
관계자외출입금지 33
칙간부치 34
골목길 35
줄끊어진연처럼 37
곡차에길을묻다 38

2부무엇으로부터의사색

등뼈굽은소나무에관한테제 40
모노크롬헌시獻詩 41
여기는북위37.44도 42
칼의부활에대한다섯번째고려 43
말라죽은선인장과카인을위한노래 44
굴삭기 45
옻닭 47
화장火葬연습 49
찌그러진깡통에관한사소한고해 50
양말적혁명 51
흥부의슬픔에대한별첨보고서 52
앞사발이 53
부러짐에대한시편詩篇 54
물만두익을무렵 55
시를쓴다는것은,탈고脫稿사흘째 56
목욕탕에서시읽기 57
완벽히오래된녀석 58
개뿔도아닌것을위한노래 59
뒤통수혜존惠存 60
층층層層시하무채색고해 62

3부검은머리쑥새

검은머리쑥새 66
지독한놈 67
바람꽃 68
못질을하며 69
허파꽈리 70
밤송이 71
질경이 72
할미꽃 73
소국小菊 74
점박이귤빛부전나비 75
감자꽃 76
경칩驚蟄 77
목신目辛의오후 78
묵사발 79
횡단보도건너삐리리오는봄 80
고드름 81
봄,봄이로세 82

해설크게한번울어볼만하구나!황치복 84

출판사 서평

수많은너의너중에/함께한지난겨울/벽난로의따스함과눈위에새겨진/하얀이름이너였다가/아주먼데서오랫동안천천히오고있을/운명같은기다림이너였다가/먹먹하다지워지지않는다/지금보다더밝은/이름을갖지못한별자리를아무리외워보아도/하루에세번식후30분마다/늘삼키는것이너였다가/어떤일이있어도/너에게돌아가지않으리/선득선득생선가시처럼/목끝에치밀어오르는무엇이너였다가/별이하나뜨고/여차여차떠오르는별또하나가너였다가/어디에도없고/어디에도있는/쥐똥만한詩한줌이너였다가
----임영만,[詩한줌이너였다가]전문

인간이란본질이없는존재,존재자없는존재,이세상의존재의근거를잃어버린존재이기때문에,너무나도서럽고고독한비극의주인공이될수밖에없는것이다.부모형제도없고,친구도없고,이웃도없다.고향도없고,살만한곳도없고,새롭게찾아갈이상낙원도없다.게오르그루카치가역설했듯이,“밤하늘의별을친구로삼을수는있지만,단한사람의친구도가질수가없다”라는것이모든인간비극의기원이라고할수가있다.시인이란끊임없이시로서자기자신의존재의정당성을마련하고,부모형제와친구와이웃들을찾아나서고,이‘떠돌이--나그네들’을‘우리’로서묶어주는언어의사제라고할수가있다.시인의모험은존재론적모험이고,이존재론적모험을통해서잃어버린고향이아닌새로운이상낙원을건설해내지않으면안된다.수많은너중의너인너와지난겨울함께한너도불러모으고,벽난로의따스함과하얀이름의너와아주먼데서오랫동안천천히오고있을너도불러모은다.하루세번식후마다삼키는너와생선가시같은너도불러모으고,별이뜨고여차여차떠오르는별과같은너도불러모은다.
임영만시인은오늘도,지금이순간에도,쥐똥만한詩한줌을가지고어디에도없고어디에도있는너를찾아나서고있는것이다.

그러니까울음이란단순히슬픔의표현이아니라답답한근심을풀어버리는기제이자칠정이사무쳤을때저절로토해지는‘우레’와같은것이라는점을강조하고있다고하겠다.울음은단순한감정의표현이아니라어떤근원적이고원초적인감정의해소제와같은것임을암시하고있는셈이다.실제로임영만시인의이번시집은하나의울음통이라고할정도로곳곳에울음소리가퍼져있으며,사무친칠정의정동이흘러넘친다.거대한인생의바다를거닐며시인은자연스럽게생성되어마음에쌓인울분과서러움을시적공간이라는광야에서마음껏토해내고있는셈이다.그러니까시인에게시란원통한마음을풀어내는해원(解?)의공간이자구속이나억압,혹은속박으로부터자유로워지는해방(解放)의기제가되는것이다.울음통으로서의시인의시적세계에대해서자세히살펴볼것이지만,우선시인의시에대한생각이울음통과어떻게연관되어있는지부터정리하고가보자.

대지위에살아있는모든것을/사랑해야지외마디노래가/차가운그대의가슴을열지는못할지라도/가만히입술을깨물어/아주길고도낯선여행을준비하는/대지의끝거기쯤/얼마의시간을매몰시키고/한모금씩덜어내어결국빈병을만들어내는/그리하여하늘을나는/저-기아름다운인생을이야기할때/나흘이지나고/이레를넘기고도/몇번이나얼었다녹으면서탈고를기다리는/그대의몸에서자라고있는/꼭나를닮은시간들에게/이제는내것이아닌지고한열정들과/정녕,나를옹호한/그많은철학들에고하노니/내가한때詩였을때/가슴은뜨겁고/가이없는텅빈아름다움을기억하라
-「내가한때詩였을때」,전문

“모든죽어가는것을사랑해야지”라는윤동주시인의「서시」처럼“대지위에살아있는모든것을/사랑해야지”라는시구는생명을지니고살아가는것들,살아있기에살아가면서죽어가는것들에대한동정과연민의시심이가득차있다.살아간다는것은오욕칠정의부림을받아서휘청일수밖에없다는것,그러한점에서모든살아가는것들은고통과상처의집적물이며,또한그러한점에서환대와공감을필요로하는존재자들이라는것을암시하고있기도하다.
하지만가장중요한점은모든살아있는것들은끝이있다는것,그래서살아있는동안이란한정된시간이라는것,하지만그렇기때문에인생은아름다울수있으며,그것을담아내는그릇으로서의시또한아름다울수있다는논리가이시의시적공간을채우고있다.즉“대지의끝”이라든가“빈병”등의이미지가존재의유한성을암시하고있는데,그것을담아내는“꼭나를닮은시간들”은곧예술적형상화로서의시라는양식을시사하고있다.그런데“내가한때詩였을때/가슴은뜨겁고/가이없는텅빈아름다움을기억하라”라는대목을보면,인생그자체보다도시라는양식이더욱아름답고열정적인것임을알수있다.특히주목되는점은“텅빈아름다움”이라는표현인데,이러한표현은임마누엘칸트의‘무목적의목적’으로서의미학적가치를암시하기도하지만,시적논리에서보면“빈병”과같은소멸과무화(無化)를담아내는시적아름다움으로이해할수도있다.시인의관심사가모든살아가는가녀린생명들,그래서모든죽어가는존재자들의고통과아픔에집중되어있다는것을확인할수있는데,이러한연원에서울음통으로의시론이성립했다는것을추론할수있다.

그리움을모아놓고산다는/시인의다락방/詩作노트에뽀얗게내려앉은세월을후-욱불어낸다/무수히부유하는기억의편린들/젊은날절며절며이곳으로퇴각하였지/그리움도하나의길인것을알았다면/바람앞에그토록목말라하지는않았을것을/저미친바람을그토록좋아했는지/창밖멀리서여인이참깨를털고있다/우수수우수수많이도쏟아진다/시인을저렇게거꾸로털어내면무엇이나올까?/동전몇닢/개나줄자존몇조각/그리움몇알/여인도시인이아는그리움하나쯤은품어봤을진데/짐짓모르는척톡-톡톡잘도털어낸다/바람이불어온다/참깨향이참시원하다/그리움을모아놓고산다는시인의다락방에서는/서러울것도가난할것도없는한줄기미친바람이/짙푸른그리움과한편의서정을단정하게키워내고있다.
-「詩人의다락방」,전문

그리움이란부재하는것,혹은아름다운것에대한갈망으로애타는마음이라고할수있는데,시인은시야말로그리움을담는그릇임을강조하고있다.시인을참깨처럼털어내면,“동전몇닙/개나줄자존몇조각/그리움몇알”이쏟아질것이라고묘사하고있는대목에서가장중요한것은“그리움몇알”일것이다.시인의다락방에쌓여있는것도그리움인데,시의내용물인그리움은여인이털고있는“참깨”의이미지를통해서아름답게비유되고있다.하얀알갱이들이우수수쏟아지는참깨의이미지는맑고순수하면서도형언할수없는형국으로산더미처럼쌓인그리움의아득함을형상화해준다.
그런데그리움이란“젊은날절며절며이곳으로퇴각하였지”라든가“그리움도하나의길인것을알았다면/바람앞에그토록목말라하지는않았을것을”이라는구절을보면,결국현실적패배와좌절의산물임을알수있다.그러니까그리움을담아내는시의다락방이란현실적실패와좌절을수용하는위안의장소이며,현실적패배와아픔을치료하고위로하는환대의장소인셈이다.시인이“그리움도하나의길”이라고했을때,그길은현실적도전과성공의길이아니라실패와좌절을부여안고살아갈수있는시의길이기도할것이다.그러니까그리움이란‘지금-여기’에없는아름답고가치있는것에대한형언할수없는향수라고할수있는데,시는그러한향수를달래고위로해주는환대의기제가되는셈이다.
----임영만시집,{詩한줌이너였다가},도서출판지혜,양장,값1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