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양장본 Hardcover)

먼지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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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최병근 시집 {먼지}는 그의 세 번째 시집이며, {먼지}는 존재에 대한, 그리고 생에 대한 자각의 시편들로 채워져 있다. 먼지 하나의 철학은 짧고 곧고, 먼지 하나의 철학은 찰나의 빛이다. 최병근 시인의 '먼지 하나의 철학'은 그의 행복론이며, 낙천주의를 양식화시킨 것이다.
저자

최병근

최병근시인은충남보령에서태어났고,2020년『애지』로등단했다.국민대학교경영대학원을졸업했고,배재대학교시창작전문과정을수료했다.시집으로는『바람의지휘자』와『말의활주로』가있으며현재수레바퀴와애지문학회와청주시인협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 5

1부생목의기억법

입추立秋 12
도마의길 13
드라이플라워 15
레미콘 17
생목의기억법 18
석류나무정거장 20
신탄진졸음쉼터 21
열무물김치 23
얼굴 25
중심의기울기 27
호수의자 28
감感에관하여 29
개구리참외경매작전 30
마개빠진소리 32
배꼽 33
벼랑의언덕 34
빗방울대관식 36
기상도 37
술의계급사 39
어판장에서 41

2부회전목마

투명한연대 44
가을,그두얼굴에대하여 45
감정의회로 46
개화리에서 47
고드름당신 48
망치 49
맹물 50
멍 51
옹이의눈 52
틈 53
회전목마 55
엄마 56
꽃들의전쟁 57
단추의수사학 58
대나무수도승 59
물의장례 60
박주가리 61
손바닥 62
신 63
파리의경전 64






3부빗방울조문객

한수의패 68
그림자그늘 69
흔적 70
수염 71
염탐 72
대추나무의저녁 73
먼지 74
허공의발자국 75
빗방울조문객 76
월력月曆 78
화살표 79
질주에대한편견 80
그릇 81
파리채 82
기일忌日-초를불켜다 84
문제들 85
인류사 86
운명-산란産卵,혹은난산難産사이의모래 87
모처某處럼 89
고구마 91

소품 93
입술 94
바다를읽다 95
구름의노래 96
늙은시계수리공 97
솜이불 99
배반 100
일기를지우다 101
잠많은만화가 102

해설삶의변곡점에서발아한사유
-최병근시인의시읽기최준 104
최병근론먼지하나의철학반경환 116

출판사 서평

최병근시집{먼지}는그의세번째시집이며,{먼지}는존재에대한,그리고생에대한자각의시편들로채워져있다.먼지하나의철학은짧고곧고,먼지하나의철학은찰나의빛이다.최병근시인의'먼지하나의철학'은그의행복론이며,낙천주의를양식화시킨것이다.

오랜기간수도했다고/다도승道僧은아니다//짧은도행道行에도반질하고곧게길들여져/
정정히살아가는수도자가있다//한마디두마디쌓아올린빈집같은
-「대나무수도승」전문

한편의선시를마주하는느낌이다.시인은대나무를수도승과맞댄다.사군자의하나인대나무는그꼿꼿한모양새로선비의기개,혹은절개에흔히비유된다.비바람에휘어져도부러지지는않고온갖풍상으로부터끝내살아남는다.어쩌면시인은자신의생이대나무와같다고여기는지모르겠다.시인의사유대로물리적인시간이중요한가.
깨달음은시간과는무관한것일수있다.나이를먹는다고사유가저절로깊어지는것은아니라는것을시인이말한다.대나무는시인의삶의가치관을대변하는대상일듯도하다.돈오頓悟는세속의욕망으로부터자신을지우는일에다름아니다.허무주의와는완연히다르다.시인은대나무를보며어떤깨달음에도달했을까.
대나무와수도승을겹쳐놓고보면여기엔묘한접점하나가생겨난다.모든욕망을비워버린텅빈공간하나.깨달음에이른수도자는마음을비운사람이다.세속적인욕망이도사리고있던자리를말끔하게지워냈다.대나무도다르지않다.수도자처럼속이비어있다.“한마디두마디쌓아올린빈집같은”것이다.
시의마지막연은수도자와대나무를하나로겹쳤다.“쌓아올린”이란정진의시간이겠지만상대적인시간이아니다.시인은“한마디두마디”라는깨달음의과정을대나무에서발견하게된것인지도모른다.깨달음을얻는다는것은결심과노력을필요로하지만그것만으로깨달음에이르는게가능한노릇인가.시인은삶의여정에서이러한깨달음에도달한듯하다.이또한일상을열심히살아낸용맹정진의결과가아닐까.

길을잃어버린신하나가/발의기억을껴안은채버려져있다//누군가의발을마지막까지섬겨왔을신/닳고낡아기울어진뒤축으로//신과발이서로의뒷모습을아무리베껴도/
균형잡지못해버림받은신//마지막발의중심을끝내놓지못하고/구멍마다단단한줄에묶여있다//더이상낮아질수없는/오,바닥만을끌어안은가련한신
-「신」전문

누군가를알고있다는것은어떤의미일까.우리는타인의생의여정을온전히알지못한다.이름만기억하고있는이들도있을테고이런저런관계로맺어진오랜지기들도있을테고태생적인혈연도있을테다.우리는애초부터우리로맺어진관계가아니었다.시인의전언대로저마다버려진“신”과같은존재였다.“신”이곧신발의주인이었음을주지하는시인의인식은생의여정이발에묶여있는“신”에다름없었다는것을말하고있다.
“신”의주인은누구였던가.질문을던지지않을수없다.누군가는한때“신”의주인이었을테지만그주인은용도폐기된“신”을버렸다.그리고그“신”의주인은“신”을만든우리모두이다.“여정”에서버려지는것을“신”이라하지만기실은그“신”이곧우리자신들이라는것을깨닫게된다.“신”이야기는고스란히우리들에게도적용된다.우리도언젠가는용도폐기된다.부지런히세상을살아가지만닳고낡아지지않는가.결국은“바닥만을끌어안은가련한”존재라는시인의인생론적인깨달음이“신”에배어있다.이미눈치챘겠지만이지점에서“신”은은유화된다.다시음미해보면종교적인“신”으로도읽힌다.결론은이러하다.우리는“신”을만들고필요성에따라이용하다가용도폐기해버린다.희망이었다가절망이되어버린불쌍하고가련한“신”.우리의운명도“신”과같은가?

오랜기간수도했다고/다도승道僧은아니다//짧은도행道行에도반질하고곧게길들여져/정정히살아가는수도자가있다//한마디두마디쌓아올린빈집같은
----[대나무수도승]전문

그렇다.“오래기간수도했다고/다도승은아니다/짧은도행道行에도반질하고곧게길들여져/정정히살아가는수도자가있다//한마디두마디쌓아올린빈집같은”----.자기자신의목숨이먼지와때에불과하다는것을알게되면,부자에게아첨할일도없고,최고의권력자에게굴복할일도없으며,어떤미인들앞에서도음탕해질이유가없다.짧고곧고,짧고굵은대나무같은‘도승의시학’속에자기자신의사상과이론으로자기자신만의행복을연주할수가있는것이다.

어둠의그늘에서잠자던//뿌리도없이자라난너는//어디서왔을까//저침묵은어느전생인가//현생은찰나의빛이라고//아침마다눈을뜬다//창틈으로새어든햇살로바라본다//내이름새긴먼지하나
----[먼지]전문

최병근시인은2020년{애지}로등단했고,{바람의지휘자}와{말의활주로}의시집을출간했으며,[먼지]는그의세번째시집의표제시가된다.“어둠의그늘에서잠자던/뿌리도없이자라난너는/어디서왔을까”는그의뿌리에대한물음이되고,“현생은찰나의빛이라고/아침마다눈을뜬다”는그존재론적성찰에대한답이되고,마침내,그존재론적성찰끝에“내이름새긴먼지하나”를창출해내게된다.최병근시인은언어의사제로서오랜기간동안말과말의활주로를비행해왔던것이며,마침내,그비행끝에“내이름새긴먼지하나”를창출해내게되었던것이다.먼지하나는그의혹이고명예이며,먼지하나는그의인생이고행복이다.먼지하나로자기자신을불태우고,먼지하나로자기자신의이름을새기고,먼지하나로모든욕망을다비우고돌아갈것이다.먼지하나의철학은찰나의빛이고,이찰나의빛은영원할것이다.
먼지하나의철학은짧고곧고,먼지하나의철학은찰나의빛이다.
최병근시인의'먼지하나의철학'은그의행복론이며,낙천주의를양식화시킨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