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호랑이가 산다

마당에 호랑이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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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봄은 풀의 계절이고, 이 풀의 기운이 백수의 왕인 호랑이처럼 퍼져나간다.
마당에는 호랑이가 산다. “드러낸 송곳니 휘날리는 갈기/ 완벽하게 전투태세를 갖춘/ 굶주린 초록의 호랑이들”이 살고, “보호색으로” 자기 자신을 위장하고, “낮게 몸을 웅크려/ 은밀하게 눈알을” 굴린다. 모든 생명체들의 젖줄인 비구름 속에서 피 냄새를 맡고, 두 팔 벌려 뛰어오르며 포효를 하면 사방 들썩이는 그 포효 소리에 “화단에 모인 꽃들”이 “일시에 숨을 멈춘다.”
이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것은 상상력이고, 이 상상력의 힘은 언제, 어느 때나 모든 사물들을 새롭게 탄생시키고, 그 역할들을 새롭게 부여한다. 풀은 호랑이가 되고, 호랑이는 천하무적의 백수의 왕이 된다. 으르렁 으르렁 송곳니를 드러내며 그 늠름한 갈기를 휘날리는 호랑이, 언제, 어느 때나 주도면밀하게 보호색으로 위장하고 먹이를 노리는 호랑이, 비구름 속에서 피냄새를 맡으며, 모든 꽃들을 제압하는 호랑이----.
모든 시인은 상상력의 대가이며, 이 상상력의 혁명은 날이면 날마다 새롭게 일어난다. 잠을 자는 것은 자기를 파괴하는 것이고, 눈을 뜨는 것은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들숨은 자기를 파괴하는 것이고, 날숨은 자기를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것이다. 잠을 자고 깨어나는 것도 혁명이고,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것도 혁명이다. 늘, 책을 읽고 시를 쓰는 자는 혁명가이며, 그는 이 상상력의 혁명 속에서 그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마당에는 호랑이가 산다”라는 말 한 마디로 ‘풀의 공화국’은 ‘호랑이의 공화국’이 되고, 이 호랑이의 야수성과 생명력을 통하여, 그의 언어들은 천둥 번개처럼 봄비를 뿌리게 된다.
모든 생명체들의 젖줄인 봄비는 그냥 저절로 쏟아지는 봄비가 아니다. 임봄 시인의 언어가 풀들의 잠을 깨우며 “마당에는 호랑이가 산다”라고 울부짖으니까, 하늘의 구름이 깜짝 놀라 그 수문을 열어제친 것이다.
저자

임봄 외

(지혜사랑 시인선 사화집)

지혜사랑 시인선{마당에는 호랑이가 산다}(임봄 외)는 애지문학회 회원들의 열여섯 번째 사화집----{나비, 봄을 짜다}, {날개가 필요하다}, {아, 공중사리탑}, {버거 씨의 금연캠페인}, {떠도는 구두}, {능소화에 부치다}, {엇박자의 키스}, {고고학적인 악수}, {혁명은 민주주의를 목표로 하는가}, {유리족의 하루}, {버려진다는 것}, {어떤 비행飛行}, {도레미파, 파, 파}, {굴뚝꽃}, {문어文魚}에 이어서----이 된다. 이 강우현 강익수 강정이 권혁재 김군길 김늘 김도우 김명이 김선옥 김외숙 김재언 김정웅 김행석 김혁분 김형식 남상진 박설하 박영 박은주 손경선 신혜진 오현정 유계자 유안나 이국형 이병연 이선희 이수 이원형 이정옥 이희은 임덕기 임봄 정가을 정해영 조성례 조순희 조옥엽 최병근 현상연 등 40명의 시인들은 서정시를 쓰는 시인도 있고, 자유시를 쓰는 시인도 있다. 정신분석학적인 측면에서 시를 쓰는 시인도 있고, 자연과학적인 측면에서 시를 쓰는 시인도 있다. 낙천적인 시인도 있고, 회의적인 시인도 있다. 저마다 제각각 사상과 취향이 다르지만, 그러나 모두가 다같이 우리 인간들의 행복한 사회를 꿈꾸며, ‘시인 만세’인 시세계를 열어나간다.

목차

애지문학회 제16집
{마당에 호랑이가 산다} 를 펴내면서─ ─────── 5

1부

강우현*민들레 빈집 외 1편 ─ ───────── 12

강익수*풍향계 외 1편 ──────────── 14

강정이*바코드를 읽다 외 1편 ─ ──────── 18

권혁재*개마중 외 1편 ──────────── 22

김군길*낙엽이 살아가는 방법 외 1편 ────── 24

김 늘*Surfer 외 1편 ─ ─────────── 28

김도우*꽃무릇 외 1편 ──────────── 30

김명이*꽃은 누군가의 대명사 * 할매 아리랑 외 1편─ 33

김선옥*낙화 외 1편 ───────────── 36

김외숙*인구주택총조사 외 1편 ──────── 39

2부

김재언*물 저울 외 1편 ─ ─────────── 42

김정웅*매미가 죽었다 외 1편 ─ ──────── 45

김행석*닳지 않는 구두 외 1편 ───────── 49

김혁분*결혼은 미친짓일까요 외 1편 ─ ───── 52

김형식*우물안 탈출하기 외 1편 ─ ─────── 55

남상진*앤드그레인 도마 외 1편 ─ ─────── 59

박설하*수정유리 계과장 외 1편 ─ ─────── 62

박 영*멀리 쌈밥집 외 1편 ─ ───────── 65

박은주*몰래 카메라 외 1편 ─ ───────── 67

손경선*당신만 몰랐다 외 1편 ─ ──────── 69

3부

신혜진*A and B or doctor or today 외 1편 ─ ─ 74

오현정*머리하다 통한다 외 1편 ─ ─────── 78

유계자*밥 외 1편 ────────────── 80

유안나*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외 1편─ ───── 83

이국형*이른 가을 외 1편 ─ ────────── 87

이병연*꽃의 말 외 1편 ─ ─────────── 91

이선희*사각의 마음 외 1편 ─ ───────── 93

이 수*안개의 하구 외 1편 ─ ───────── 95

이원형*맑은 국물 외 1편 ─ ────────── 98

이정옥*물음표 4개 외 1편 ───────────101

4부

이희은*날지 못하는 날개는 날개가 아니라지 외 1편─104

임덕기*봄으로 가는 지도 외 1편 ────────106

임 봄*입춘 외 1편 ─────────────108

정가을*Bibbidi-Bobbidi-Boo 외 1편 ─ ────111

정해영*풍경 소리 외 1편 ─ ──────────114

조성례*동면 외 1편 ─────────────117

조순희*어느 집 낡은 담장 너머로 외 1편 ─ ───121

조옥엽*빗방울 폴카 외 1편 ─ ─────────126

최병근*늙은 시계 수리공 외 1편 ────────128

현상연*이방인 외 1편 ────────────131

반경환 명시감상 ─ ──────────────135

출판사 서평

풀
임봄

마당에 호랑이가 산다

드러낸 송곳니 휘날리는 갈기
완벽하게 전투태세를 갖춘
굶주린 초록의 호랑이들

보호색으로 위장하고
낮게 몸을 웅크려
은밀하게 눈알을 굴리다

구름에서 스미는 피 냄새에
두 팔 벌려 뛰어오르며
포효하는 소리

사방 들썩이는 땅에
화단에 모인 꽃들
일시에 숨을 멈춘다
----임봄 외 {마당에 호랑이가 산다}(애지문학회 사화집 2022)에서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부활의 계절이고, 이 봄을 주재하는 것은 가장 작고 가장 나약한 풀이라고 할 수가 있다. 풀은 가장 작고 나약하지만, 이 풀이 자라지 못하는 곳은 사하라 사막과 시베리아 등의 극북지방이라고 할 수가 있다. 꽃도 풀이고, 약초도 풀이고, 오곡백과도 풀이고, 울창한 나무들도 풀이 진화한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 풀이 가장 끈질긴 생명력을 지녔고, 가장 작고 가장 나약한 풀이 모든 생명체들을 먹여 살린다.
봄은 풀의 계절이고, 이 풀의 기운이 백수의 왕인 호랑이처럼 퍼져나간다.
마당에는 호랑이가 산다. “드러낸 송곳니 휘날리는 갈기/ 완벽하게 전투태세를 갖춘/ 굶주린 초록의 호랑이들”이 살고, “보호색으로” 자기 자신을 위장하고, “낮게 몸을 웅크려/ 은밀하게 눈알을” 굴린다. 모든 생명체들의 젖줄인 비구름 속에서 피 냄새를 맡고, 두 팔 벌려 뛰어오르며 포효를 하면 사방 들썩이는 그 포효 소리에 “화단에 모인 꽃들”이 “일시에 숨을 멈춘다.”
이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것은 상상력이고, 이 상상력의 힘은 언제, 어느 때나 모든 사물들을 새롭게 탄생시키고, 그 역할들을 새롭게 부여한다. 풀은 호랑이가 되고, 호랑이는 천하무적의 백수의 왕이 된다. 으르렁 으르렁 송곳니를 드러내며 그 늠름한 갈기를 휘날리는 호랑이, 언제, 어느 때나 주도면밀하게 보호색으로 위장하고 먹이를 노리는 호랑이, 비구름 속에서 피냄새를 맡으며, 모든 꽃들을 제압하는 호랑이----.
모든 시인은 상상력의 대가이며, 이 상상력의 혁명은 날이면 날마다 새롭게 일어난다. 잠을 자는 것은 자기를 파괴하는 것이고, 눈을 뜨는 것은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들숨은 자기를 파괴하는 것이고, 날숨은 자기를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것이다. 잠을 자고 깨어나는 것도 혁명이고,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것도 혁명이다. 늘, 책을 읽고 시를 쓰는 자는 혁명가이며, 그는 이 상상력의 혁명 속에서 그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마당에는 호랑이가 산다”라는 말 한 마디로 ‘풀의 공화국’은 ‘호랑이의 공화국’이 되고, 이 호랑이의 야수성과 생명력을 통하여, 그의 언어들은 천둥 번개처럼 봄비를 뿌리게 된다.
모든 생명체들의 젖줄인 봄비는 그냥 저절로 쏟아지는 봄비가 아니다. 임봄 시인의 언어가 풀들의 잠을 깨우며 “마당에는 호랑이가 산다”라고 울부짖으니까, 하늘의 구름이 깜짝 놀라 그 수문을 열어제친 것이다.
풀이 호랑이가 되고, 호랑이의 울음이 천둥 번개가 되는 기적은 임봄 시인의 천하제일의 업적이라고 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