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어느덧 이 글은 이 글 서두에서 언급한 봄 풍경에 다다랐다. 시집 첫머리에 실린 「개나리, 봄을 그리다」에서의, “노랑 물감을 듬뿍 찍어 쓱쓱 칠”한 “따듯한 봄의 붓질”로 펼쳐진 봄 풍경은 화사해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 풍경 안에는 고통의 시간을 견디면서 끝내 봄을 맞이할 수 있었던 자연의 고투가 내장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 인식한다. 그래서 시인은 자연물들이 봄을 수동적으로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찾아간다고 말하기도 한다.(임덕기 시인에게 자연은 수동적 대상이 아니다. 주체들을 돌보는 사막-시간-도 능동적이고 봄 풍경을 그리는 봄도 능동적이다. 그래서 봄의 세계는 봄이 연출한 무대로 나타난다. 「봄, 무대에 서다」를 보라. 이 시에 등장하는 자연물들은 봄이 마련한 무대 위에서 능동적으로 자기 자신을 연기한다.) 가령 아래의 시에 나오는 나무들이 그러한데, 이 나무들 안에는 봄을 찾아간 흔적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그 새겨진 흔적은 바로 ‘봄으로 가는 지도’다.
봄으로 가는 지도 (임덕기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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