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권순학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권순학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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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시는 어떤 ‘얼굴’을 다룬다. 모든 얼굴에는 다양한 ‘표정’이 있다. 얼굴은 “소원을 빌”기도 하고 “기도를” 하기도 한다. 인간의 얼굴은 ‘시간’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우리가 반복적으로 ‘후회’를 하고 때로는 ‘혼자’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는 이유도 시간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권순학은 독자들에게 과거의 표정을 지우고 버틸 것을 주문한다. 그에 의하면 사람들은 새로운 표정을 그려야 한다. 시인은 또한 후회를 지우거나 버릴 것을 제안한다. 지나간 과거의 아쉬움에 매몰되지 말고 눈앞의 현재를 붙잡으라는 메시지는 7연에서 “보통 사람들에게 산다는 것은/ 버티는 거야”라는 진술로 구체화한다. 권순학에 따르면 삶은 그저 버티고 견디며 인내하는 과정이다. 그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흘러갈 뿐이다.
저자

권순학

권순학시인은대전에서태어나서울대학교제어계측공학과및동대학원을졸업하고일본동경공업대학에서시스템과학전공으로박사학위를취득하였다.2012년《시와시학》으로등단하였으며,시집으로『바탕화면』,『오래된오늘』,『너의안녕부터묻는다』,『아무렇지도않게,그렇게』와저서로『수치해석기초』가있다.현재영남대학교기계IT대학전기공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
권순학시인의네번째시집인『아무렇지도않게,그렇게』는자연이파괴되고인간과인간의관계가무너진현대사회에서꿈과희망없이살아가는실존적고뇌가가장처절하고쓸쓸하게배어있다고할수가있다.꿈과희망도버려야하고,야만적인후회도버려야하고,혼자잠자고,혼자밥먹고,혼자출근하며,‘아무렇지도않게,그렇게’살아가야만한다.인간의사회적토대가다무너진25시,어떤구원의손길도올수없는25시,권순학시인은이25시를‘아무렇지도않게,그렇게’견디며,하늘기둥을떠받치고있는서정시를쓰고있는것인지도모른다.

목차

시인의말 5

1부

선곡은자유이지만 12
정적만이 14
멸치단상 16
환승역 18
방울토마토가익는동안 20
아무렇지도않게,그렇게 22
밤꽃 24
눈물 26
나만의이야기 28
울음이사라졌다 30
걷는바퀴 32
저,울어도되나요 34
동거의시대,홀로 36
수족 38
해 39

2부

저기저빈집 42
아내의청소 44
꽃 46
봄비내리는가을날 48
그냥,마냥 50
그림일기 52
점심이점심點心인이유 54
뒷모습으로 56
슬픔 58
무거움에대하여 60
골목이골목을 62
이간단한 64
안개속으로사라지는벽 66
두물머리 69
샐러리맨 70

3부

잘린꼬리 74
모기 76
댓글 78
편광렌즈 80
인형처럼웃거나울지않아도 82
벗겨진신발 84
양념 86
수술실앞에서 88
오지않는이 90
지푸라기삼층 92
버려진입들 94
비는멀었다 96
시쓰기 98
망월지望月池의달 100
달인 101

4부

붉은계절 104
인도人道를걸으며 106
그전,그리고그후 108
간장종지 109
자작나무숲 110
서퍼 112
주소의이력 114
가느다란시간 116
안면도 118
간이역 120
익명이익명에게 122
말 125
숲속파도 128
혼자이기에 130

해설혼돈의시대에질서를꿈꾸는
가장강력한언어권온 134

출판사 서평

갓나온시간을담금질뜨개질하는얼굴아/한모금도안되는것이지만/표정을지워그리고버텨,//후회를지워/아무렇지도않게미리,/그리고새로그려표정을//누구나소원을빌지/바람속나뭇잎처럼환호할그날을//하얀정오가자신을밟고울고있는것처럼/예리한후회를버려,그뿌리가무엇이든//떠나는저정오도/멈추거나감추고싶은것이있을거야분명/그시작과끝에우리가있을것같지만/아무렇지도않게,그렇게//오늘도혼자잠깨어/혼자밥먹고출근하여혼자사무실을지키고있어/마치외딴고시원구석방원생처럼//보통사람들에게산다는것은/티는거야//갓나온시간을담금질뜨개질하는얼굴아/어디선가치고있는회오리/후회부터할까/기도를할까무엇을할까생각해봐//가엾은기도외에는미리버려/그리고야만적후회도//그렇다고끈떨어진슬리퍼나/짝잃은신발은되지말아//막다른골목에닿은바람처럼/무지갯빛끈도놓을줄알아//그럼에도아무렇지도않게,그렇게
-「아무렇지도않게,그렇게」전문

이시는어떤‘얼굴’을다룬다.모든얼굴에는다양한‘표정’이있다.얼굴은“소원을빌”기도하고“기도를”하기도한다.인간의얼굴은‘시간’의굴레를벗어날수없다.우리가반복적으로‘후회’를하고때로는‘혼자’라는생각에사로잡히게되는이유도시간의흐름과무관하지않다.권순학은독자들에게과거의표정을지우고버틸것을주문한다.그에의하면사람들은새로운표정을그려야한다.시인은또한후회를지우거나버릴것을제안한다.지나간과거의아쉬움에매몰되지말고눈앞의현재를붙잡으라는메시지는7연에서“보통사람들에게산다는것은/버티는거야”라는진술로구체화한다.권순학에따르면삶은그저버티고견디며인내하는과정이다.그것은“아무렇지도않게,그렇게”흘러갈뿐이다.

새가보이지않는다/울음이사라졌다/참새도비둘기도까치까마귀까지/모두사라졌다//이제아침은자명종몫이고/새울음소리는추억이되었다//도시는나무를버렸다/나뭇잎과가지사이사이를차지한/새를버렸다/울음을버렸다//들어선것은/밤새꺼지지않는붉은태양들//새에겐허용된공간이허공뿐/그곳을찾아새들은떠났다//울음도떠났다/가끔씩화석같은메아리만들린다//긴급회의가이루어졌다/동물원에새를모시고오고/박물관에박제를모셔두었다/그리고검은스피커도숨겨두었다//사라진새들은그리고울음은/다시돌아올수있을까//신문과방송은난리법석이지만/떠난새는깜깜무소식이다//빈칸에는/정중동로또당첨번호만남아있다
-「울음이사라졌다」전문

‘부재(不在)’또는‘없음’에집중하는시이다.눈밝은독자라면“사라졌다”,“보이지않는다”,“추억이되었다”,“버렸다”,“허공뿐”,“떠났다”,“화석같은”,“깜깜무소식이다”등에유의할일이다.시인이지금,여기에서주목하는대상들은‘새’,‘나무’등이다.‘도시’에서찾기힘든새와나무는자연을대표한다.권순학은‘자명종’,‘붉은태양들’,‘로또당첨번호’등이지배하는도시에서의삶을비판하고새와나무가상징하는자연을지향한다.그의자연지향은부재의속성을담은어휘의집적으로극대화된다.동일하거나유사한의미의단어를한데모아서반복함으로써시인은언어의힘을확산하고읽는이들에게서설득력을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