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 책에 대하여
겨울나무를 보러 개화산에 간다./ 죽은 듯이 서 있는 나무,/ 도무지 되살아날 희망이 어디에도 없는 나무,/ 찬바람에 그저 흔들리며 눈을 감고 있는 나무.// 봄 나무를 보러 개화산에 간다./ 물이 오르는 나무,/ 잎눈을 뜨는 나무,/ 꽃눈이 피는 나무.// 여름 나무를 보러 개화산에 간다. / 푸르게 푸르게 회복되는 나무,/ 당당해진 나무,/ 울창해져 그늘이 서늘한 나무.// 가을 나무를 보러 개화산에 간다./ 뒤를 돌아보는 나무./ 한잎 두잎 붉고 노란 낙엽을 뿌리는 나무,/ 수북이 쌓인 잎새를 내려다보는 나무.// 다시 겨울 나무를 보러 개화산에 간다./ 이제 보니/ 나는 너를 닮았다./ 개화산 사계절 나무들이 모두 내 모습이다.
----홍지헌 [개화산에 가는 이유] 전문
홍지헌 시인의 [개화산에 가는 이유]는 자연의 종교의 진수이며, 시인과 나무가 하나가 된 복된 생활을 노래한 시라고 할 수가 있다. 개화산의 봄 나무는 “물이 오르는 나무/ 잎눈을 뜨는 나무/ 꽃눈이 피는 나무”이고, 개화산의 여름 나무는 “푸르게 푸르게 회복되는 나무/ 당당해진 나무/ 울창해져 그늘이 서늘한 나무”라고 할 수가 있다. 개화산의 가을 나무는 “뒤를 돌아보는 나무/ 한잎 두잎 붉고 노란 낙엽을 뿌리는 나무/ 수북이 쌓인 잎새를 내려다보는 나무”이고, 개화산의 겨울 나무는 “죽은 듯이 서 있는 나무/ 도무지 되살아날 희망이 어디에도 없는 나무/ 찬바람에 그저 흔들리며 눈을 감고 있는 나무”라고 할 수가 있다. 홍지헌 시인은 개화산의 나무를 닮았고, 개화산의 나무는 홍지헌 시인을 닮았고, 개화산의 나무들과 시인은 둘이 아닌 하나였던 것이다. 시인은 개화산의 나무들과 함께 봄꽃을 피우며, 울창한 여름 나무의 삶을 살고, 시인은 또한, 개화산의 나무들과 풍요로운 결실을 맺으며, 기나긴 겨울 잠의 동안거에 들어간다.
이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한 삶은 어떠한 삶일까? 그것은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며, 자연의 운행에 맞춰 모든 동식물들과 하나가 된 삶을 사는 것이며, 그 모든 탐욕을 다 버리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살면 소유라는 말도 없어질 것이고, 소유라는 말이 없어지면 ‘네것--내것의 싸움’도 없어질 것이다. 증오라는 말도, 질투라는 말도 없어질 것이고, 거짓이라는 말도, 사기라는 말도 없어질 것이다. 지배라는 말도, 복종이라는 말도 없어질 것이고, 도덕이라는 말도, 법률이라는 말도 없어질 것이다. 자연의 법칙은 정의의 법칙이 될 것이고, 정의가 살아 있으면 모든 선악과 불법이라는 말도 사라질 것이다.
홍지헌 시인이 [개화산에 가는 이유]는 모든 동식물들과 호흡하며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살기 위해 가는 것이지, 천년, 만년, ‘식물인간--유령인간’으로 살기 위해 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아, 개화산이여, 사시사철 꽃이 피고 새가 울고, 낙엽이 지는 개화산이여!
반짝거리는 천장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사람을 만나지 않는 사람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갑자기 우는 고양이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멀어질수록 떠 빨리 멀어지는 거리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성장통을 겪는 몸짓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계급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쉽게 흔들리는 식탁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앙칼진 눈 마주침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파티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잘 안 되는 연락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바람에 터지는 석류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그늘에서 소가 쓰러지는 건 바이러스 때문이다 방을 나오지 못하게 채워진 빗장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아래로 쏠리는 먼지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여름에도 덮는 이불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발에 가득 낀 각질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천성이 죄인이란 바이러스 때문이다
----김호준, [침습侵襲] 전문
잘 좀 봐 주세요 명함을 내밀며 어느 자리에 있고 누구랑 친하며 이러지들 좀 마세요 푸른 지붕 근처에 마취하러 갔더니 눈 감고도 집어넣던 주사바늘 비껴나고 기관 삽관 한 번에 되지가 않더이다 부탁 받고 수술한 환자 결과들이 좋지 않아 힘들어 울부짖던 선배 후배들 보았으니 의사를 선택하였으면 담담히 믿고 따르고 차라리 하늘에 빌며 부탁함이 어떠실까 환자를 환자로만 보아야 의식하지 아니하고 손 떨지 아니하며 오직 전심전력 예리한 판단 빠른 결정할 수 있지 않겠느뇨 스님이 제 머리 못 깎듯 의사들도 자기 몸과 가족 병 고치기 힘드오니 환자님들 괜한 걱정 꼬옥 붙들어 매시고 원칙과 최선은 의사의 본능임 알아주심 감사감사 빨리 완쾌하소서
----김기준, [브이아이피 증후군] 전문
세상 만물에 색이 있다니/ 아, 오늘은/ 눈썰미가 하얗게 쿨럭댄다
---유담, [겨울 눈썰미] 부분
겨울나무를 보러 개화산에 간다./ 죽은 듯이 서 있는 나무,/ 도무지 되살아날 희망이 어디에도 없는 나무,/ 찬바람에 그저 흔들리며 눈을 감고 있는 나무.// 봄 나무를 보러 개화산에 간다./ 물이 오르는 나무,/ 잎눈을 뜨는 나무,/ 꽃눈이 피는 나무.// 여름 나무를 보러 개화산에 간다. / 푸르게 푸르게 회복되는 나무,/ 당당해진 나무,/ 울창해져 그늘이 서늘한 나무.// 가을 나무를 보러 개화산에 간다./ 뒤를 돌아보는 나무./ 한잎 두잎 붉고 노란 낙엽을 뿌리는 나무,/ 수북이 쌓인 잎새를 내려다보는 나무.// 다시 겨울 나무를 보러 개화산에 간다./ 이제 보니/ 나는 너를 닮았다./ 개화산 사계절 나무들이 모두 내 모습이다.
----홍지헌 [개화산에 가는 이유] 전문
홍지헌 시인의 [개화산에 가는 이유]는 자연의 종교의 진수이며, 시인과 나무가 하나가 된 복된 생활을 노래한 시라고 할 수가 있다. 개화산의 봄 나무는 “물이 오르는 나무/ 잎눈을 뜨는 나무/ 꽃눈이 피는 나무”이고, 개화산의 여름 나무는 “푸르게 푸르게 회복되는 나무/ 당당해진 나무/ 울창해져 그늘이 서늘한 나무”라고 할 수가 있다. 개화산의 가을 나무는 “뒤를 돌아보는 나무/ 한잎 두잎 붉고 노란 낙엽을 뿌리는 나무/ 수북이 쌓인 잎새를 내려다보는 나무”이고, 개화산의 겨울 나무는 “죽은 듯이 서 있는 나무/ 도무지 되살아날 희망이 어디에도 없는 나무/ 찬바람에 그저 흔들리며 눈을 감고 있는 나무”라고 할 수가 있다. 홍지헌 시인은 개화산의 나무를 닮았고, 개화산의 나무는 홍지헌 시인을 닮았고, 개화산의 나무들과 시인은 둘이 아닌 하나였던 것이다. 시인은 개화산의 나무들과 함께 봄꽃을 피우며, 울창한 여름 나무의 삶을 살고, 시인은 또한, 개화산의 나무들과 풍요로운 결실을 맺으며, 기나긴 겨울 잠의 동안거에 들어간다.
이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한 삶은 어떠한 삶일까? 그것은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며, 자연의 운행에 맞춰 모든 동식물들과 하나가 된 삶을 사는 것이며, 그 모든 탐욕을 다 버리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살면 소유라는 말도 없어질 것이고, 소유라는 말이 없어지면 ‘네것--내것의 싸움’도 없어질 것이다. 증오라는 말도, 질투라는 말도 없어질 것이고, 거짓이라는 말도, 사기라는 말도 없어질 것이다. 지배라는 말도, 복종이라는 말도 없어질 것이고, 도덕이라는 말도, 법률이라는 말도 없어질 것이다. 자연의 법칙은 정의의 법칙이 될 것이고, 정의가 살아 있으면 모든 선악과 불법이라는 말도 사라질 것이다.
홍지헌 시인이 [개화산에 가는 이유]는 모든 동식물들과 호흡하며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살기 위해 가는 것이지, 천년, 만년, ‘식물인간--유령인간’으로 살기 위해 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아, 개화산이여, 사시사철 꽃이 피고 새가 울고, 낙엽이 지는 개화산이여!
반짝거리는 천장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사람을 만나지 않는 사람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갑자기 우는 고양이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멀어질수록 떠 빨리 멀어지는 거리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성장통을 겪는 몸짓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계급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쉽게 흔들리는 식탁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앙칼진 눈 마주침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파티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잘 안 되는 연락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바람에 터지는 석류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그늘에서 소가 쓰러지는 건 바이러스 때문이다 방을 나오지 못하게 채워진 빗장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아래로 쏠리는 먼지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여름에도 덮는 이불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발에 가득 낀 각질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천성이 죄인이란 바이러스 때문이다
----김호준, [침습侵襲] 전문
잘 좀 봐 주세요 명함을 내밀며 어느 자리에 있고 누구랑 친하며 이러지들 좀 마세요 푸른 지붕 근처에 마취하러 갔더니 눈 감고도 집어넣던 주사바늘 비껴나고 기관 삽관 한 번에 되지가 않더이다 부탁 받고 수술한 환자 결과들이 좋지 않아 힘들어 울부짖던 선배 후배들 보았으니 의사를 선택하였으면 담담히 믿고 따르고 차라리 하늘에 빌며 부탁함이 어떠실까 환자를 환자로만 보아야 의식하지 아니하고 손 떨지 아니하며 오직 전심전력 예리한 판단 빠른 결정할 수 있지 않겠느뇨 스님이 제 머리 못 깎듯 의사들도 자기 몸과 가족 병 고치기 힘드오니 환자님들 괜한 걱정 꼬옥 붙들어 매시고 원칙과 최선은 의사의 본능임 알아주심 감사감사 빨리 완쾌하소서
----김기준, [브이아이피 증후군] 전문
세상 만물에 색이 있다니/ 아, 오늘은/ 눈썰미가 하얗게 쿨럭댄다
---유담, [겨울 눈썰미] 부분
개화산에 가는 이유 - 지혜사랑 시인선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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