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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
윤경시인의경남거창에서태어났고,부산대학교대학원국문학과(석사)를졸업했다.1993년『심상』신인상등단으로등단했으며,시집으로는『높이올라간것은가볍다』가있고,현재‘마루’동인으로활동하고있다.『목련은골목을품는다』는윤경시인의두번째시집이며,그의삶이아름답고단단하게여물어가는과정들을보여준다.윤경시인의시는몇번이고곱씹어보아야지만그맛을알수있었다.자연과삶이한데어우러지는곳에시의말들이도사리고있었고,여행을하더라도그속에깊숙이박혀있는그리움과아픔들을이해해야만비로소그의미의오묘함이드러났다.
시인의말 51부목련은골목을품는다 목련은골목을품는다 12명지에서생각을굽다 13튀밥 14말 16미스터트롯 18고등어 20봄날 21삼수령三水嶺에서 22내아이가나를철들게했다. 24그리움에게 26쑥이야기 28동화책은군불을지핀다 30나목 31스케일링 32사투리로산다 33첫사랑 34나를스캔하다 352부내기억은곡선으로꺾인다 내기억은곡선으로꺾인다 38빈독 40스킬자수 41꽃마을-구덕문화공원에서 42미포철길 44가로등 45미스트롯 46따뜻한빈자리 48외출 49눈감으면더환해지는길-고향 50관음죽 52그대와나사이 53망초꽃 54물기빠진生 55그리움이허리를편다 56완장 58그는모른다 59늦은밤 60오늘도길을묻는다 61자판기 62섬 633부호명하는바다 호명하는바다 66정선아우라지추억 68삼척용화,겨울바다 70송정에오면 71동암앞바다 72이방인 74가든스바이더베이 76수승대 78통영에가면 80비내리는산책길 82대변항 84하행기차 85가을산사에서 86바다가보이는전망대 87당신들의천국 88달맞이언덕길 90미륵산 924부스토커 스토커 94기다리는나무 96사람들은저마다색깔이있다 98안부 100폭포사의봄 101밤의기억 102오래된집-어머니 103아버지 105분신 107아이와기차놀이를한다 108고백 109횡설수설-성대수술을받고 110어머니 111미나리 112내비게이션 113족보를펼치다 115해설삶이아름답고단단하게여물어가는글들/김정자 117
윤경시인의시는몇번이고곱씹어보아야지만그맛을알수있었다.자연과삶이한데어우러지는곳에시의말들이도사리고있었고,여행을하더라도그속에깊숙이박혀있는그리움과아픔들을이해해야만비로소그의미의오묘함이드러났다.목련환하게피어나는골목길가득히봄의수런거림을알수있었고,폭포사가는길에서도왁자하게퍼지는아이들의웃음소리를들을수있어생기넘치는생명의소망들이충만했다.몸을반쯤열고서있는그는절집처럼고요하다수런거리는골목마저산기를느끼는지깊은숨을몰아쉬며몸을풀고있다힘겹게하늘을받아내고있다봄볕속으로쏟아져나온꽃들의웃음소리가지마다옥양목한마씩감고있어골목이왁자하다낯가림하는꽃의속살들은엄마,엄마만찾아젖도돌지않는몽오리를물리고있다봄이면들썩이는골목길을목련이언뜻먼저품는다.-「목련은골목을품는다」전문몸을반쯤열고피어나는목련은,골목을수런거리게하며깊은숨을몰아쉬고있다.힘겹게하늘을받치고봄볕속으로쏟아져나오는꽃들의웃음소리,하얀옥양목한마씩감고골목을왁자하게채우는꽃망울로터져나올듯하다.봄이면골목길을들썩이며목련이피어나,꽃의속살들엔마디마다봄볕이가득하다.시인은,목련피어나웃음소리그득한생의이야기를듣는다.폭포사에오르니한곳에뿌리내린이웃들이화르르웃고있다진달래,버드나무,사스레피나무툭툭,나를건드리며오르는데내몸은오래된줄기였는지피가잘돌지않아물오르는생가지만쥐었다폈다한다어린순들이엄마,엄마를찾는다앞서가던아이도나를찾는다묵은집처럼나는나를비운지가너무오래되었다는것을이곳에와서야알았다여기저기왁자한어린것들의웃음소리봄산은생기로넘친다-「폭포사의봄」전문생기로넘치는봄산,아이들의웃음소리처럼툭툭터져나오는어린순들의밝은모습.시인의마음또한아름답고생기가득하다.윤시인은이처럼자연을바라보는시선또한언제나밝고명랑하다.세상을향하는따뜻한마음은,폭포사에올라있음에도자연의왁자한웃음소리를듣게된다.어린것들의웃음소리처럼봄산은생기로넘치고,나자신을비워낼줄아는시인으로거듭나고싶어하는소망으로가득하다.아이를낳기전에는시를아이처럼낳고싶었다나를빼닮은어설프지만정이가는시온몸으로키우고싶었다.이젠내아이가나를맑게해준다시를몰라도몇마디언어로울고웃는기쁨아,희망아그들의눈높이로자란다.나는어머니의마디굵은손과관절염으로힘겹게내리딛는세월이아프지않았는데아니다이젠아니다내아이가나를철들게했다조바심나는보폭으로하루를따라가지않으면마음이불편했는데이젠아니다욕심없는아이들이나를비워냈다내아이가나를철들게했다.-[내아이가나를철들게했다」전문아이를키우면서우리는어머니를마침내깨닫게된다.관절염으로힘겹게내리딛는어머니의발걸음이아프지않았는데,이젠그아픔이연민과그리움으로다가온다.생명을잉태하고탄생시킨다는것은이세상에서가장위대한일이라고할수있다.아이를키워보니,내어머니가어떠한애착과사랑으로나를키웠는지를비로소이해하게된다.그래서우리는비로소철들고성숙한인간으로다시태어난다.시또한어설프지만나를빼닮은모습으로낳아,온몸으로정성드려키우고싶은열망으로만차있었다.몇마디의언어로도울고웃는시는,저절로만들어지는것이아니라는것을아이를키우면서깨닫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