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번져 봄이 되는 (이혜숙 시집)

웃음이 번져 봄이 되는 (이혜숙 시집)

$10.16
Description
『웃음이 번져 봄이 되는 』은 이혜숙 저자의 시집이다. 저자의 주옥같은 시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

이혜숙

이혜숙시인은경기도화성에서출생했고,2011년『문학마을』신인상으로등단했다.
이혜숙의첫시집『웃음이번져봄이되는』은10년고개를넘어서는시인詩人의시력詩歷에서도유의미한터닝포인트가될것으로기대된다.그녀의책에는시간,기억,말(언어),생각,시,밥,그리움,삶,마음,이기심,웃음(행복)등의어휘가그득하다.이혜숙의시집을채운어휘는단순한단어나표현이아니다.그것은언어의딱딱한경계를뛰어넘어활발하게움직인다.그것은삶이고사랑이다.우리는시인이선택한시집제목처럼“웃음이번져봄이되는”진귀한체험과경험을목도하고감각할수있다.독자들은이혜숙의시를다리삼아스스로를,가족을,이웃을,지인을,사회를,세계를,우주를생각하고상상하며꿈꿀것이다.

목차

시인의말 5

1부
섬에서,시

섬에서,시 12
시시한얘기 14
다시쓰는편지 16
마라도에서 18
시월 19
웃음이번져봄이되는 20
몇개의단어를붙잡고 22
단상 24
석양 25
해바라기 26
십일월쯤 28
봄날 29
선암사가는길 30
비오는날엔 32
간월암 33
그섬엔 34

2부
수채화그리기

수채화그리기 38
두물머리에간다는건 40
5월23일 42
밀양할매 43
여백 44
소나무 45
러시아그림이야기 46
물들어라 48
부활 50
삼보일배 52
눈썹끝에달린오수 53
고해성사 54
3월 56
풍경3 57
사월─4·16을기억하며 58
그네를타보고서야. 60
풍경4 61
피켓팅picketing 62
기다려야할때 63

3부
부끄러운기도

부끄러운기도 66
늪이었던거야 68
까치밥 70
위로 71
시를쓰는일 72
이순의가을 74
기차를타고 76
내어놓으려네 78
덩굴장미앞에서 79
꿈이었나봐 80
풍경3 81
가던길멈추고 82
눈오는아침에 83
갤러리두모악에서 84
골목에서 86
봉평에서 87
나를보고있다 89
균형 90
에피소드 91
살아가는일은 92

4부
목련

목련 94
아비의경전 96
얇아진농담 98
내눈도매워 100
집으로가는길 102
연필을다시깎으며 104
풍경1 106
마른풀 107
오래된풍경한점 108
황도에서 109
마을에서 110
고향집 111
봉숭아물 112
첫눈 113
오래된책읽기 114
신두리모래밭 116

해설느리게걸으며아득한곳의행복찾기
─이혜숙의시세계권온 119

출판사 서평

이책에대하여

웃어보고싶어/큰소리로/손뼉을치면서웃으면잠자는세포들이깨어나고/온몸을흔들어가며웃으면/묵은때가벗겨지고/씩씩한피돌기로굳은혈관이풀어질거야./뱃속에서부터올라온소리가/언땅을녹이고/강물은흘러/마른뿌리를적시며흘러갈거야./가시덤불을헤치며/안개낀들도지나서/오래된숲의잠을깨울거야/후드득/잠들었던새들이날아오르고/여린풀들소스라치듯올라와/온들은푸르게물이들거야./닭의장풀이지천으로부풀고/물봉선/애기똥풀의노란웃음이폭죽처럼터지는//웃어보고싶어/봄물이흠뻑들게/웃어보고싶어/봄이되어보고싶어/
-「웃음이번져봄이되는」전문

환하게웃으며다가오다가/늘멀어져가는/그게너인줄알았어./꽃처럼웃다가/공연히하늘보고울먹였던것이/다너때문인줄만알았어./옥녀봉에올라/그네를타보고서야알았어./그자리에늘네가있었던것을/어둠끝에서빛으로서성였던것이/떠나지않은네마음이었다는걸/이제야알았어./바람없이도흔들리는건/내마음이었어/내마음뿐이었어
-「그네를타보고서야」전문

15행으로구성된이시는시적화자‘나’의생각에집중한다.소중한대상으로서의‘너’를향한‘나’의사유는의식과무의식의경계를넘나들면서자유롭게흐르고있다.‘나’는‘너’를“늘멀어져가는”대상으로서기억하지만그것은잘못된판단이었다.또한‘나’는“하늘보고울먹였던”이유로서‘너’를지목하지만그것역시잘못된판단이었다.‘나’는‘너’를오해하고있었던것이다.
‘나’는‘너’가“그자리에늘”있었고,“어둠끝에서빛으로서성였던”,“떠나지않은”,“마음”의소유자임을파악하였다.‘나’는“옥녀봉에올라/그네를타보고서야”,‘너’를이해할수있게되었다.‘너’를향한이해가“이제야”시작되는것이다.그동안‘나’는“흔들리는”대상이‘너’인줄알았다.하지만“바람없이도흔들리는건/내마음이었”다.바로이대목에서‘너’를향한오해가‘너’를위한이해로변주되고마침내‘나’에대한자각으로재탄생한다.

(...)

늪은내가만들어놓은거였어
흐르는물줄기를막아서고
봄볕에나선여린풀들을밟아버리는
이기심은
호외처럼뿌려지던
소나기도외면하는몸짓으로
번져갔던거야
뱉어낸말들이썩어가고있었던거야

내가늪이었던거야.
-「늪이었던거야」부분

일반적으로시에서“늪”을다룰때시적화자‘나’는그독특한공간또는상황에빠져있다.이혜숙이구성하는늪은조금은색다르다.이곳의늪은“내가만들어놓은거였”기때문이다.스스로늪을조성한주체가된‘나’의성격을규정하는표현들을점검해보자.우리의시선은“막아서고”,“밟아버리는”,“외면하는”,“썩어가고”등의동사에꽂힌다.또한그와같은동사들은“이기심”으로귀결된다.자신을인식하고성찰하며반성하는‘나’가전달하는통찰로서의시를음미해야할시간이다.

나는
살고싶어졌다

휘청이는허공에서
견디는

감하나의시간

삶의끝자리에서
누군가의밥이될때까지

나는
살고싶어졌다
-「까치밥」전문

“까치밥”은그것을바라보는개인의성향에조응하면서다양한반응을불러일으킬수있는대상이다.까치밥이시인에게전달한반응은‘삶을향한욕망’으로요약가능하다.이혜숙이포착한삶의욕망은‘견딤’또는‘인내’로서의‘시간’을의미한다.“삶의끝자리”로서의“휘청이는허공”은보통‘죽음’으로이해되곤하는데,그녀는이를“누군가의밥”으로치환함으로써우리들의‘삶’또는‘생(生)’에따스한온기를불어넣는데성공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