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김다솜 시인의 첫 시집 『나를 두고 나를 찾다』가 자아 탐구의 존재론적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면, 김다솜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인 『저 우주적 도둑을 잡다』는 그의 관심이 자아에서 세계로 더욱더 깊이 있고 폭넓게 확대되었다고 할 수가 있다. 영원한 제국의 황제가 되고 싶은 꿈과 전인류의 스승이 되고 싶은 꿈, 세계적인 대서사시인이 되고 싶은 꿈과 세계적인 부자가 되고 싶은 꿈,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날개옷을 입고 자유자재롭게 우주여행을 다니고 싶은 꿈 등----. 이 모든 꿈들은 전혀 터무니 없고 허무맹랑할지라도 그러나 그 꿈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즐겁고 기쁜 망상과 몽상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다.
『저 우주적 도둑을 잡다』. 꿈을 꾸면 천하는 다 내것이 되고, 모든 신들, 즉, 저 우주적인 대도둑들은 모두가 다같이 나의 호위무사가 된다.
그는 어디에서 왔을까// 바라지창으로 생쥐처럼 들어와/ 사그작사그작 뭔가 갉아 먹으며 간다// 봄여름가을겨울 맞이하고 보내는 전령사를 미워하다 사랑하다 벌주다 용서하다 다시 사박사박 걸어갔지// 정보과 형사도 잡지 못하는 저 위대하고 자상한 우주적인 도둑을 내가 한 때 올가미로 순간 잡았다 놓쳤지// 때론, 망각의 수면제이자 비타민, 나무와 꽃도 그 물소리에 피고지고 변화무쌍한 구름과 바람들을 바다 건너게 했지// 버스와 기차, 비행기와 배를 기다리게 하면서 넘어지게 했지 저마다 꿈을 가방마다 채우더니 비우게 했지// 누군가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은 그는 뭔가 서로 나누어 보관하다 결국 그 자리 놓고 아늑한 집으로// 푸른 낮달과 초승달 깨우는 알람소리/ 쉼 없이 셈을 세며 걸어가는// 그는 어디에서 왔을까.
- 「저 우주적 도둑을 잡다」 전문
『저 우주적 도둑을 잡다』. 꿈을 꾸면 천하는 다 내것이 되고, 모든 신들, 즉, 저 우주적인 대도둑들은 모두가 다같이 나의 호위무사가 된다.
그는 어디에서 왔을까// 바라지창으로 생쥐처럼 들어와/ 사그작사그작 뭔가 갉아 먹으며 간다// 봄여름가을겨울 맞이하고 보내는 전령사를 미워하다 사랑하다 벌주다 용서하다 다시 사박사박 걸어갔지// 정보과 형사도 잡지 못하는 저 위대하고 자상한 우주적인 도둑을 내가 한 때 올가미로 순간 잡았다 놓쳤지// 때론, 망각의 수면제이자 비타민, 나무와 꽃도 그 물소리에 피고지고 변화무쌍한 구름과 바람들을 바다 건너게 했지// 버스와 기차, 비행기와 배를 기다리게 하면서 넘어지게 했지 저마다 꿈을 가방마다 채우더니 비우게 했지// 누군가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은 그는 뭔가 서로 나누어 보관하다 결국 그 자리 놓고 아늑한 집으로// 푸른 낮달과 초승달 깨우는 알람소리/ 쉼 없이 셈을 세며 걸어가는// 그는 어디에서 왔을까.
- 「저 우주적 도둑을 잡다」 전문
저 우주적 도둑을 잡다 (J.H CLASSIC 90 | 김다솜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