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 (홍영택 시집)

오상 (홍영택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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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홍영택 시인의 첫 시집. 전체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의예지신, 오상을 덧붙이고 있다. 인간의 윤리를 표현한 오상은 자연 이치를 표현한 오행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시인은 언어로 실천해야 할 윤리를 표현한다.
저자

홍영택

홍영택시인은해방둥이로태어나보릿고개에서자랐다.건설현장에서막노동하며기술을배우고,해외건설현장에서청춘을보냈다.귀국후정유공장에서퇴임하고,만학에심취되어첫저서인산문집『못다핀인동초꽃』을출간했다.
홍영택시인의첫시집인『오상五常』은전체5부로구성되어있으며,이시집에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오상五常을덧붙이고있다.인간의윤리를표현한오상은자연이치를표현한오행五行과밀접하게연관되어있고,시인은언어로실천해야할윤리를표현한다.“책은감정이없으면서/내게감동을준다/책은말이없으면서/내게이야기한다,”“책을좋아하는사람은/사랑을아는사람//헌책은옛애인/새책은새애인”(「책」)이라는‘만학의즐거움’처럼-.

목차

1부인忍
학이종신
공부의함의
자연의도
상식上食
모이쪼는참새
은하수
보릿고개
황홀한사랑
물음(?)
학습
수의의눈물
김밥
요강
태양신太陽神
부모님의매
산정의욕망
~않으면
신뢰
삶이란
각성
나를깨우치는새
하안거
한숨짓지마
천명
저승준비


[중략]


5부신信
더불어사는세상
격세지감
어느날에는
어떤덕담
몽당연필
길아닌길
못난이과일
행복
꼬시기
용기
머슴살이
그리운고향사투리
산다는건
눈雪도장
애물단지
부부싸움
결심
얼굴없는부처
건배사
어떤취미
누굴위한삶인가?
어머님의기도
모든것은지나간다
무위자연
한줌의재

출판사 서평

오랜만에플라톤이좋아할시편들을읽었다.진솔한,꾸밈없는‘공화국’건설에한몫할것같은시.홍영택의시는쉽고도정감있다.여린부리로모이를쪼는참새,모친이쓰시던요강,매미,모기등.한마디로시적대상들이일상생활에서흔히볼수있는것들이다.
시집은시인이공개하는일기책이라할수있다.홍영택의시가바로그전형이라할것인바,『오상』은홍영택의삶을파노라마형태로보여준다.보릿고개시절,막노동시절,만학도시절,그리고그의말처럼지금시를쓰며‘세상에서가장죄짓지않고가장죄없는사람’이되려는시절.
열길물속보다더깊은한길사람속.하지만『오상』만은시인홍영택의속을거울인양훤히비춰주고있다.
-구광렬시인,소설가,울산대명예교수



벽은문이있다고생각하면있고/벽에문이없다고생각하면없다,//살아있다는건/사방의벽속에갇혀있다는것/그벽에는열릴문이숨어있다.//누구나열수있는희망의문/마음만있으면열수있는문/누구에게나문은열린다.//모든벽은문/문없는벽은없다,
-「벽」전문

바닥은틈이다/만물은바닥에서시작하고/바닥에서이루어진다//바닥은바탕이다/생각,소망,주식,꿈…/바닥의단골메뉴다/바닥이라야만물이자란다//바닥은기회다/음양의변곡점이다/음양이변신하여순환하는곳/생존의본능이다
-「바닥」부분

「벽」에서시인은“벽은문이있다고생각하면있고/벽에문이없다고생각하면없다.”라고선언한다.마음이벽에문을만들기도하고,만들지않기도한다.사방벽에갇혀문을모르는이들은살아있어도살아있는게아니다.문이있다고생각하면벽에문이생기는데,사람들은이생각을하려고하지않는다.“누구나열수있는희망의문”이지만,마음을내지않으면결코이문은열리지않는다.마음을낸다는건무지와무명에서벗어나려는의지를내보이는일과다르지않다.벽에숨은문을두드리는사람만이문을열고밖으로나올수있다.“모든벽은문/문없는벽은없다.”라는이시의결구는바로이지점을가리키고있다.문없는벽은없는데도,무지에빠진사람들은늘벽에는문이없다고생각한다.보이는것에현혹되어보이지않는것에새겨진진실을외면한다.
벽속에숨은문은「바닥」이란시에서는‘바닥’을상상하는마음으로변주되어나타난다.바닥은틈이고바탕이고기회이다.틈이없으면만물이피어날수없고,바탕이없으면만물이자라날수가없다.바닥은“음양의변곡점”이며“음양이변신하여순환하는곳”이다.양(陽)이양만고집하고,음(音)이음만고집하면음양은오행(五行)으로거듭날수없고,당연히만물로피어날수없다.인용하지않은부분에서시인은바닥을“절망과희망의/틈”으로표현한다.절망과희망이중요한게아니라절망과희망사이에드리워진‘틈’이중요하다.틈이있으면절망은희망으로변하고,희망은절망으로변한다.틈은숨을들이마시고내쉬는호흡과같다.숨을쉬지않는생명은있을수없으므로틈이없는생명또한있을수없다.문과바닥의상상력으로시인은지금과는다른세계로가는시의길을모색하는셈이다.
‘벽속의문’은한편으로‘길아닌길’과통한다.「길아닌길」에서시인은“길아닌길이큰길이된다/길아닌길이하느님의길”이라고이야기한다.사람들은길아닌길을두려워한다.무엇이나타날지모르기때문이다.하지만길아닌길로들어서지않으면새길은만들어지지않는다.벽속에문이없다고생각하는사람이곧길아닌길로들어서지않으려는사람이아닐까?「산다는건」을참조한다면,삶속에서새길을찾는일은“속세의칼바람에감기드는일/악다구니속멍드는일/세파에멀미나는일”과같다.감각에매인몸이원하지않는새길로들어서면당연히몸살이날수밖에없다.몸살이나지않으면감각에젖은몸은변하지않는다.무지/무명에서벗어나는일이어디쉬운일이던가.죽을듯이아픈이몸살을견뎌야비로소벽속에숨은문이보이고,길아닌길이보인다.

자연은무위(無爲)를실천한다.무위는아무일도하지않는게아니라무언가에집착하지않는행동을의미한다.자연은꽃을피우는일에연연하지않는다.마찬가지로꽃을떨어뜨리는일에도연연하지않는다.자연은시간을산다.흐르는시간속에서이루어지는사물의변화를묵묵히받아들인다.평생을살돈을벌었으면서도여전히돈을벌욕심에불타는인간과는다른지점을자연은바라본다.「무위자연」에서시인은“채우고비우는건/생명의속성/존재의본질”이라고분명히밝힌다.자연은채울때는채우고비울때는비울줄안다.이것이자연이행하는무위다.인위에매인인간은어떨까?비우는마음을팽개치고오로지채우는마음에만집중한다.부처가왜제법무아(諸法無我)를소리높여외쳤겠는가?무아는아무것도하지않음으로써모든일을이루는모순을실천한다.
「한줌의재」에표현되듯,모든생명은시간이흐르면한줌의재로변한다.하늘을찌를듯이드높았던나무라고다르지않고,모든이들에게존경을받던스님이라고다르지않다.죽음은생명을가리지않는다.다만누군가는그죽음을기꺼이받아들이고,누군가는고통스레죽음을맞이한다.우리는생명은죽는다는사실만안다.죽음너머를모르기에우리는죽음을한없이두려워한다.어떻게든죽음으로부터도망가려고한다.하지만태어나면죽는게자연이치다.자연속에서태어난인간이자연이치를벗어날수는없다.태어남이자연이듯,죽음또한자연이라고말하면어떨까?시인은이속에서생(生)의의미를발견한다.자연이치를거스를수록인간은그만큼고통을당할수밖에없다.생은“한줌의재”에이르는어떤도정을가리킨다.다만사람마다그길을대하는마음이다를뿐이다.
전체5부로구성된이시집의소제목에시인은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오상(五常)을덧붙이고있다.인간의윤리를표현한오상은자연이치를표현한오행(五行)과밀접하게연관되어있다.인(仁)은오행상으로목(木)과통하고,예(禮)는오행상으로화(火)와통한다.신(信)은토(土)와통하고,의(義)는금(金)과통하며,지(智)는수(水)와통한다.오행의자연이치가오상의인간윤리를낳는원형으로작용한셈이다.홍영택이공부하는시(詩)는어찌보면,오행과오상이만나는어떤지점에서뻗어나오는지도모른다.자연이치를탐구하는일만으로시작(詩作)이이루어질수없다.시작이란자연이치를인간의언어로표현하는작업이기때문이다.시인은언어로인간이실천해야할윤리를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