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알리아 에스프리 (정여운 시에세이집)

다알리아 에스프리 (정여운 시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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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詩에세이집 제목이기도 한 「다알리아 에스프리」는 책 한 권의 무게가 오롯이 실린 글이다. 슬프게 번식하는 누대의 아픔을, 다알리아의 보편적 이미지 너머 생애사적 체험을 형상화하여 생명과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작가가 천착하는 에스프리, 육화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다알리아를 꽃 피우는 힘은 대상과 자기 일체화를 통한 믿음에서 발원發源한다. 다알리아의 꽃말이기도 한 믿음은 체험이나 간접 경험의 서사가 발아하고 숙고의 시간을 거치면서 획득한다. 다알리아는 한 사람의 일생 중 가장 아프고 슬플 때 피는, 가장 역설적인 삶의 문양이다.
저자

정여운

정여운鄭餘芸시인은대구에서태어났다.숙명여대교육대학원유아교육학과를졸업했으며중앙대예술대학원문예창작전문가과정을수료했다.2013년『한국수필』로수필,2020년『서정시학』에시로등단했다.2019년불교신문10·27법난문예공모전산문부문대상을받았으며,시『문에도멍이든다』(현대시학,2021),詩에세이집『다알리아에스프리』(지혜,2023)가있다.

목차

차례

작가의말5

1부다알리아에스프리

다알리아에스프리12
꽃물16
매화가나에게17
다산의편지20
툇마루에걸터앉아달을보며?부치지못한다산의편지25
마당만빌려주소?어머니의시27
올비31
찔레꽃조기33
아버지의집35
까만동공40
길동무41
맹인45

2부무쇠솥의밥한숟가락

무쇠솥의밥한숟가락48
무쇠솥52
스마트폰54
말하는손가락58
버리기연습중이다60
아내64
무등산노트66
봄의유혹71
바퀴를따라서73
늦가을들판을바라보며?아내에게부치는다산의편지79
손편지81
가을햇살84
작가의창窓85
대륙89
이자이李滋伊94

3부목숨한잎

목숨한잎98
십리부엌길?사친별곡2103
사친별곡思親別曲1105
문학의안내자107
북한강에서110
언제쯤밥값을….112
흰밥115
다시『토지』를읽으면서116
쉰대부채춤123
그거다거짓말이제?125
찔레꽃128
입덧을하는데131
번개엄마133
시한편이누군가를울릴때135
쉰다섯의순덕이가열다섯의순덕에게?‘들춘이’순덕이를위하여139

4부별들의목소리

별들의목소리144
☞한편의글144
☞내이름을불러주세요146
☞선생님,폭력이두려워요152
☞대머리수리와하이에나157
☞야누스163
☞마지막진실의한조각171

목련아동꿈터174

5부그녀의미국여행기

첫째날,WashingtonDC178
하늘189
둘째날,KidLandChild′sCare190
별뜨는강197
셋째날,KidLandChild′sCare198
넷째날,VirginiaTech에서202
다섯째날,세미나셋째날205
여섯째날,세미나마지막날207
일곱째날,Boston에서209
그남자215
여덟째날,NewYork에서216
아홉째날,NewYork에서219
열째날,여행기를마무리하며226
나의수필은228

에필로그229
발문|뿌리를꽃피우는육화의정신으로|오서윤233
수록작품발표지면&함께읽은책247

출판사 서평

詩에세이집제목이기도한「다알리아에스프리」는책한권의무게가오롯이실린글이다.슬프게번식하는누대의아픔을,다알리아의보편적이미지너머생애사적체험을형상화하여생명과의미를부여하고있다.작가가천착하는에스프리,육화의정신을엿볼수있다.다알리아를꽃피우는힘은대상과자기일체화를통한믿음에서발원發源한다.다알리아의꽃말이기도한믿음은체험이나간접경험의서사가발아하고숙고의시간을거치면서획득한다.다알리아는한사람의일생중가장아프고슬플때피는,가장역설적인삶의문양이다.
방안은꽃동산이펼쳐져있었다.휠체어바퀴자국따라애기똥풀,산수유꽃이피었고,이불위에는선홍빛다알리아와글라디올러스가피어있었다(…)휠체어바퀴자국에서애기똥풀이어느새다알리아로변하면서번져나가고있었다(…)뚝,뚝,떨어진붉고노란꽃물은노모의피눈물이었다.
-「다알리아에스프리」부분

다알리아는찔레꽃,올비,찔레꽃,꽃물,무쇠솥.복숭아등과더불어작가의페르소나를짐작케하는객관적상관물이다.이들은한결같이어머니의몸을통과했다는공통점이있다.말년의어머니가뱉어내는한마디한마디를적바림하며작가는어머니와동일시되었다가마침내비약의언어를직조하며자신만의세계를구축하는시인으로거듭났다.적극적으로개입한관찰자를시인으로변모하게하는그지극한모성은또한번잉태를하고산고를겪으며해산한것에비유할수있다.어머니의떨리는목소리,흐느낌.격정,회한,모두가시였다.얼마나슬프며또아름다운모습인가.작가는직정적直情的인가시와옹이를만지고토닥이며사랑으로승화하고있다.열달동안탯줄로소통하듯수없이발화發話하는고백을경청한다.마침내해산할때그문장들은힘찬울음을통하여세상에존재를신고한다.작가의글들은어머니의분신이아닐수없다.어머니는위대한유산을물려준것이다.작가에겐글을쓸수밖에없는동기가되었으며한편,그런상황으로몰렸다는것을의미하기도한다.

작가는어머니라는영원한이데아를,끝나지않은이야기를,은유적잠언을,대신울어주는곡비처럼서정적울림과메숲진문장의향연을이어가고있다.친숙하면서도두름성있는언어는해토머리의마음이며영혼의안식처인케렌시아를떠올리게한다.
詩에세이집『다알리아에스프리』는에세이와시가번갈아나온다.작가는수필로문단에발을들였으나시의매력에빠지면서세상이온통시로보였다고고백한다.작가가에세이에서토로하는내면의고백은격정의호흡이여과되면서맑고빛나는시편들을건져올린다.시적대상과하나가되어몰입하지않으면얻을수없는결과물이다.작가가이야기하고자하는서사가생명과함께신비한힘을얻는순간이다.서로배경이되고배후가되면서안과밖이풍성해진삶의이면들이교감하고수렴하며성찰과형상화의미학을견인한다.뜨거운국물을부었다따랐다하며데우는행위인토렴이떠오른다.작가는한과통증을진술과묘사의온도를높여가면서스스로는물론타인까지구원과치유를담당한다.
흔히문학을상처에핀꽃이라고한다.이그악한역설을설명하려면사물을호명하고환기할때아픔의깊이가농익은공명으로울려야한다.작가가시로표현할수있다는것은치유가가능하다는뜻이다.통증은자생력이나외부에서투여하는약물로치료가가능하듯글쓰기의미덕이치유라면작가는소임을다하고있는것이다.
『한밤중에잠깨어』는다산이유배지에서아내와자식들을그리워하며지은한시집이다.작가는〈부치지못한편한다산의편지〉라는부제의시로시공간을초월한감동을표현한다.더나아가작가는부모님을향한안타까운마음을토로하며자신의진심이전달되지못한현실의문제를떠올린다.

세자책봉문제로임금에게직언하다
남해로유배당한충신김만중신세나
부모봉양문제로형제에게직언하다
한밤중에다섯번이나내쫓긴충직한내신세나
-「매화가나에게」부분

마찬가지로작가는「토지」를읽고등장인물인용이와월선이의이루지못한사랑을「쉰대부채춤」「그거다거짓말이제?」이란시로그절절함을노래한다.

“자이(滋伊)가인자시집보낼때다됐네.우리시댁앞집에사는이가그리부자고양반이다.마당만빌려주마된다카이자이도인자시집보내라.”카는기라(…)일찍시집보내면명을늘인다캐서일찍시집을안보냈나(…)너그아부지선보고시집왔으면내가왔겠나?키도쪼맨하고얼굴도못났는데.언변은변호사같이좋더라만(…)“아버님,형님앞에선제칭찬하지마시이소.맏며느리앞에서는맏며느리좋다카고칭찬하시이소.그래야형님이아버님좋다캅니다.”캤다.
-「마당만빌려주소」부분

마당은어머니의페르소나이자삶이다.마당은어머니그자체이며한사람의생이확장하면서공동체가된장소이고,지난한생의시작점이며마감하는곳이기도하다.수많은일들과사람이마당에나타났다가사라졌다.삶과삶이얽히면서인연은기구한멍에를짊어진삶전체가되고만다.‘산사람이어른이지조기내가다묵었다’-(시「찔레꽃조기」중에서)처럼시아버지의며느리사랑과신랑을군대에보낸신부의찔레꽃순정,손위동서의된비알같은혹독한시집살이를,마당은신명나고질펀한삶의애환을목격한산증인이다.시「마당만빌려주소」에서‘시건’이라는낱말이나온다.경상도사투리로나이에비해성숙하며책임감이강하다는뜻이다.정겹고돌올한이말은작가어머니의성품으로작가가고스란히물려받았다.그것은뿌리의정신일것이다.

자고나면번지고자고나면커지고
뽑아도자라고찍어도내리고
네뿌리를잘라먹으며가난을캤다
.
목숨보다질긴올비를캤다
(올비를)뿌리하나뽑는데한생애가지나갔다
-「올비」부분

캐면캘수록악착같이올라오는누대의슬픈역사는올비처럼계속번져간다.그러나캐도캐지지않는슬픈번식에맞서는어머니일생또한올비처럼강인하다.
인간의본질을겨냥하는작가의글엔진솔함,예리함,따스함,안타까움등모든감정이녹아있다.안과밖,이면을우회하면서외연을확장한다는의미이다.에세이「길동무」만보더라도그렇다.기차에서옆자리에앉은노인을통해자신이맹인이라는것을발견한다.대상을향해열려있는작가의심안이미덥다.

눈여겨보지않으면안보일안내판
맹인은그녀가아니고나였다
눈뜬장님이었던나는
그안내판을눈으로오래더듬고있었다
-「맹인」부분

작가는자신을발가벗지않으면글을쓸수없다는스승의말씀을죽비처럼명심하고있다.비록자신의치부나가족사라해도낱낱이밝혀야하는고통을거치면서문학으로승화한다.그런면에서작가는몸으로쓰고꽃을피우는작가이다.그뜨거운내면은작가의태생적질료이며글감이싹트고발화하는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