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모서리 - 지혜사랑 시인선 274

따뜻한 모서리 - 지혜사랑 시인선 274

$10.00
Description
민정순의 시는 구석진 곳을 채우거나 흐린 곳을 밝히는 긍정의 힘을 배태하고 있다. 시인의 시선은 울퉁불퉁한 손마디에 세월을 입은 채 ‘손두부를 파는 할머니’나, 구석진 동네 어귀에 세워둔 트럭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생선장수 노인의 팔리지 않는 생선’ 또는 늘 그 자리에서 지워진 기억을 캐고 있는 ‘치매 걸린 할머니’를 향한다. 이처럼 ‘손수레’가 지나가도록 골목 끝에서 오래 “비켜설” 줄 「스쳐가는 길」아는 시인의 지향점은 아프거나 쓸쓸한 것들을 돌아보고 배려하는 근원으로 향한다. 다음의 시 「마타리꽃」에서는 공동체의 울타리에서 내미는 손길을 잡을 수 있다.
저자

민정순

민정순시인은경남밀양에서출생했고,2015년월간『한맥문학』으로등단했다.저서로는디카시집『시어詩語가게』와시집『따뜻한모서리』가있으며,현재한국문인협회,경남문인협회,밀양문인협회회원으로활동을하고있다.
탈현대를지향하는이성의시대.다시서정으로돌아가려는시의움직임이활발하다.민정순시인의두번째시집인『따뜻한모서리』는전위적인시를밀어내고편안한시세계를지향한다.시에서절제되지않는감상주의나친절한화자개입은독자의상상력을침범하여시의탄력이떨어질수도있지만,그녀의시편들은시적일상의진정성이질서있게배열되어있어자칫느슨해질수있는긴장감의여백을순순히풀어낸다.

목차


차례

시인의말5

1부

개똥나비12
장미의입13
가면의표정14
쟁퉁이까치15
부력17
절간으로간묘공19
목단옷방20
다크체인지21
업데이트하세요22
늪23
곁에24
건너갈계절은25
어둠과빛의간극26
딱걸렸다27
오월의멀미29
배웅30

2부

따뜻한모서리32
착한놀이33
마타리꽃35
할머니와손두부36
동가리오일장37
그봄38
스쳐가는길39
노인과생선40
고향무정41
동행42
소와가마솥43
손톱여물44
벼루와먹45
종지46
마음액자47
허밍의그늘48

3부

대나무떼꾼50
리콜이문제야51
고명으로얹힌남자53
모가지가길어서54
잔설56
풍장57
불편과편안사이58
겨울새59
한살림60
위양지의가을62
‘ㄱ’과‘ㄴ’63
봄,봄이다64
그린나래65
허공의소문66
겨울연지蓮池68
말이새는남자69

4부

현상금백년72
미스라일락74
골목시장75
4월엔비가내리고76
까마귀의방77
나78
드무79
우화의범위80
도리뱅뱅81
바람의시詩―겨울장미82
구천리정승골이야기83
깻묵경전85
유월의벤치86
골목의감정87
나의사원88
옹이부처89

해설/따뜻한모서리의고백록―민정순,『따뜻한모서리』/배옥주91

출판사 서평

모서리뒤편에서써내려간민정순의고백록을펼친다.디카시를쓰는시인이들려주는목소리는피사체들의순간을렌즈에담아둔사진처럼선명하다.순수서정으로투사되어기록된빛과어둠의대비가애잔한들숨과평화로운날숨으로직조되어있다.민정순은우연히대상을만나는순간사유를향해주의력을집중시킨다.이때시적대상에대한주의력은정확하게인식하는순간을시로포착하는힘으로발현된다.민정순의시는하찮은사물하나에도생명을부여하는근원적질서가외롭고높고쓸쓸한정서로표출된다.그녀의그늘진내면을희디흰그리움으로채우는꽃술앞에서‘가난하고높고외로운’시성詩性을지닌‘백석’을떠올린다.늙은어머니와사랑하는이를읽어내는‘흰바람벽’(「흰바람벽이있어」)처럼.시의본질이성정性情에있다면민정순시의성정은필시순조로운의지에닿아있을것이다.
시인이체험한일상은타인에대한보편성을획득한다.민정순의시는자신의감정안에서홀로써내려간뜨거운흔적들이다.그녀의고백록은하잘것없는대상과조응하는사랑의힘이며,체념할수없는마음들이써내려간세월의기록이다.민정순의시세계는대상의과거부터미래까지감싸안는다.그래서그녀가건너온시의연륜에손이닿으면금세따뜻해진다.“진실한사람의마음은언제나평화롭다”는셰익스피어WilliamShakespeare의말처럼그녀가그려내는시의손금안으로들어서면월구月邱의평화와마주하게된다.민정순이지향하는감정선은“온기의바깥을살아내는작은새”가되기도하고“어릴적그리움을소환”해“연분홍꽃물”에들기도한다.때로는손수레를끄는할아버지를위해“일찌감치비켜”서있거나,새벽녘“고압선난간”에앉은겨울새를지켜보며조용히“숨을고르”는바람이되기도한다.
―배옥주,시인,문학평론가

책속에서

온기의바깥을살아낸
작은새

지친하루를접어
아득한허공으로앉았다

가녀린외줄끝자락으로
환한달이따라간다

낯선줄타기는
외롭고난해한모서리를
견뎌내는일

먼데서나에게로오시며
토닥토닥,

괜찮다걱정하지말라
마음자리닦아주시는,
―「따뜻한모서리」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