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저마다의 기타줄 (이순화 시집)

우리는 저마다의 기타줄 (이순화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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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순화 시인의 「산이 오고 있다」는 장중하고 울림이 큰 대서사시이며, 역사의 발전법칙에 따른 ‘조선의 태양’을 그 주제로 다룬 시라고 할 수가 있다. 해를 앞세운 산이 오고 있고, “종갓집 들어서는 집안 어른같이/ 마을 인사 나서는 장년같이/ 차례상 앞으로 다가앉는 공손한 자손같이” “높은 산이 오고 있다.” “한 사람 뒤에 한 사람 또 한 사람”, “층층 고조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끄트머리 내가/ 굽이굽이 둥근 능선을 그리며/ 수굿이 장엄하게/ 한 세계가 오고” 있고, 요컨대 “이글이글 타오르는 조선의 태양을 앞세우고/ 큰 사람이 오고 있”었던 것이다.

역사는 산소와도 같고, 이 세상의 숨구멍과도 같다. 이 역사의 숨구멍을 통해서 조선의 태양이 떠오르고 큰 사람이 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한국인들은 미래의 인간의 이상형이며, 인류 역사의 신기원을 이루게 될 것이다. 그렇다. 환인, 환웅, 단군 등- , 아름다운 것은 우리 한국인들 밖에는 없는 것이다.
저자

이순화

이순화시인은경북상주에서태어나2013년시전문지『애지』로등단했다.시집으로『지나가지만지나가지않은것들』과『그해봄밤덩굴숲으로갔다』가있다.
이순화시집『우리는저마다의기타줄』은그의세번째시집이며,장옥관시인의말대로,그는“쓸쓸하다는말대신에/사랑한다는말대신에”(「우리춤춰요」)춤을추자고권유한다.“유학산자락에지어놓은“덩굴숲”에서매일밤대우주의회전무回轉舞에맞춰맨발로춤추는아프로디테.“큰눈동자”의속박에서벗어난“뒷마당”의검은밤,차가운심장에잉걸불을지피고황홀하게아프게추는춤.타오르는불꽃한자락으로하늘에닿으려는몸짓,우주의율려로춤추는살의노래를듣는다.

목차

차례

시인의말 5


1부

여름마당 12
소리쟁이풀꽃 16
뒷마당 19
산당화 21
덩굴숲 23
흰뱀이야기 25
저놈,햇살이 26
여자들 28
물오름달 29
한갓바람같은 31
꽃그늘드리운묏등에모시나비 33
인동초 34
아득한,거기 35
목이 36
저건,필시 37


2부

서쪽바다 40
아무것이나아무것도아닌 41
여전히,수프는끓어넘치고 43
붉은달 44
백이십억년의고독 46
생울타리 48
여전히,도깨비불은춤추고 50
검은새가그광경을내려다보고있었다 52
아버지망막한천망天網속에서날꺼내주오 54
그늘 55
숨바꼭질 56
생일 58
늙은나무 59
산이오고있다 60


3부

영등할망 62
내곁에영등할망 66
동백은지고 69
객지에서내리는비는 70
그리고,다시또비 71
그집이층방 72
포구는목선을달고 74
북쪽바다 76
사월 78
불면 79
혼새 80
알아볼수있을까,우리-그리하여이십이억년후(딸에게) 81
내이름은슬픈담수화 83
갈바람 85


4부

삼월 88
밤기차 89
비비새 91
누수 92
숨을고르다 93
꼭꼭숨어라머리카락보일라 94
나,온전히서리찬가을이어라 95
명랑한뒤안-女子들 96
붉은철책 97
작은연못 99
밤마당 100
우리는저마다의기타줄 101


발문/우주의율려律呂로춤추는살의노래/장옥관 103

출판사 서평

해를앞세우고산이오고있다

종갓집들어서는집안어른같이
마을인사나서는장년같이
차례상앞으로다가앉는공손한자손같이

높은산이오고있다

한사람뒤에한사람또한사람

층층고조할아버지증조할아버지할아버지아버지그리고끄트머리내가
굽이굽이둥근능선을그리며
수굿이장엄하게
한세계가오고있다

이글이글타오르는조선의태양을앞세우고
큰사람이오고있다
-「산이오고있다」전문


이순화시인의「산이오고있다」는장중하고울림이큰대서사시이며,역사의발전법칙에따른‘조선의태양’을그주제로다룬시라고할수가있다.해를앞세운산이오고있고,“종갓집들어서는집안어른같이/마을인사나서는장년같이/차례상앞으로다가앉는공손한자손같이”“높은산이오고있다.”“한사람뒤에한사람또한사람”,“층층고조할아버지증조할아버지할아버지아버지그리고끄트머리내가/굽이굽이둥근능선을그리며/수굿이장엄하게/한세계가오고”있고,요컨대“이글이글타오르는조선의태양을앞세우고/큰사람이오고있”었던것이다.
역사는산소와도같고,이세상의숨구멍과도같다.이역사의숨구멍을통해서조선의태양이떠오르고큰사람이오고있는것이다.우리한국인들은미래의인간의이상형이며,인류역사의신기원을이루게될것이다.그렇다.환인,환웅,단군등-,아름다운것은우리한국인들밖에는없는것이다.


거기서뭐하세요
덩굴숲에들어그렇게

쪼그리고앉아
퍼렇게물든손으로

또알겠니,새벽이오면내몸에
물흐르는소리들릴지

가시덩굴칭칭감고그렇게
꽃피우기원하세요?

얘야발바닥이가렵구나
젖가슴이저릿저릿하는구나
들리지않니?
물길드는소리

꽃망울벙글어
피톨미쳐날뛰는소리

새벽이오면
내몸에퍼런물흐르겠지
덩굴숲우거지겠지

울컥,헛구역질
시퍼런달빛쏟아내겠지
-「덩굴숲」전문


이순화시인의「덩굴숲」은생명의숲이자우리인간들의삶에의의지의비옥한텃밭이라고할수가있다.덩굴은삶에의의지의가장구체적인증거이고,꽃은모든생명체의목적이자그결정체라고할수가있다.이세상에서가장중요하고화급한일은꽃을피우고열매를맺는것이다.이순화시인의「덩굴숲」은원시림이고,성적욕망이자기자신의가시울타리를두르고꽃을피우는곳이다.모든생명체는평등하지만,그꽃을피우는일에는“얘야발바닥이가렵구나/젖가슴이저릿저릿하는구나/들리지않니?/물길드는소리”라는시구에서처럼,타인의존재를인정하거나양보를하지않는다.성욕은물길이고,물길은흘러넘치며,물은흐르고,또흐른다.
최종심급은성욕이고,이성욕은어느누구도감추거나회피할수가없다.토마토와사과도가지가부러질정도로열매를맺고,은행나무와대추나무도가지가부러질정도로열매를맺는다.새우와멸치도그들의배가터지도록산란을하고,꽃게와오징어도그들의배가터지도록산란을한다.꽃을피운다는것은“가시덩굴칭칭감고그렇게/꽃피우기”를원한다는것이고,꽃을피운다는것은“꽃망울벙글어/피톨미쳐날”뛴다는것이다.꽃을피운다는것은유아론唯我論적이고절대적이며,그것은공격본능과방어본능의구체적인증거인가시덩굴로나타난다.가시덩굴은내부의적과외부의적들에대한결사항전의표시이며,이‘사즉생의각오’로꽃을피우는것이다.성욕은꽃이고,꽃은아름다움이고,이아름다움에는수치심이없다.
남자는씨뿌리고,또뿌리는존재이고,여자는낳고,또낳는존재이다.이남자의바람기와여자의바람기는그무엇보다도우선하며,모든생명체의기원이된다.
“새벽이오면/내몸에퍼런물흐르겠지/덩굴숲우거지겠지”라는덩굴숲의생명력이그것이아니라면무엇이고,또한,“울컥,헛구역질/시퍼런달빛쏟아내겠지”라는덩굴숲의생산력이그것이아니라면무엇이란말인가?
사랑은자연의소리이고,이자연의소리는덩굴숲의소리이다.모든꽃은우연히피는것이아니라자기자신의목숨을걸고피는것이다.
이순화시인의「덩굴숲」앞에서는모두가다같이천하무적의역전의용사가된다.
남녀가만나결혼을하고,아이를낳고,그아이들을키우다보면,그들은어느새산란을마친연어들처럼죽어간다.
산다는것은순교이고,거룩하고장엄하게꽃을피우고죽는것이다.


이렇게아름다운노래
이리슬픈노래들어보셨나요

나는당신의기타줄
나는당신의악보

고개들어나를퉁겨봐요

강물은출렁출렁춤추고
산맥은넌출넌출두팔흔들고

아침햇살은관목숲조율공
바람은공중에조율사

나는당신의아름다운기타줄
나는당신의슬픈악보

나는커튼새로스미는달빛
나는들창문을두드리는찬비
-「우리는저마다의기타줄」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