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천강의 노래 (윤석기 유고시집)

덕천강의 노래 (윤석기 유고시집)

$15.34
Description
“고인이 죽어 가면서 건네준 원고 뭉치를 어떻게 태울 수 있겠습니까?” 청춘의 한 때, 겁 없이 불태운 낭만의 재를 이제 털어내고자 용기를 내었습니다.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모두가 본인의 불찰입니다. 몇 년 보관하다가 출판 능력 없으면 고인의 가족에게 전달해야 했음인데, 그 후 2022년 9월 필자의 “모난 것은 살아있다” 첫 시집을 출판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껴 먼지 속 원고를 인터넷 좌판으로 이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간이 일 년여 경과하는 동안 몸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몇 번 죽었다 살아나고 하면서 더욱 부채를 느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몸이 회복되어 미안하고 죄스런 마음으로 입을 열어 세상에 고합니다.
육신의 무덤은 30여 년 전 불에 태워져 흙으로 사라졌지만 이제 영혼의 무덤은 이 시집(덕천강의 노래) 속에 고스란히 살아 세상으로 풀어 보내려 합니다. 다시 한번 故 윤석기 시인과 그의 가족 친지에게 사죄드리며 늦게나마 유고 시집으로 묶어 고인이 나고 자란 고향의 시(덕천강의 노래)를 덕천강에 흩뿌려져 고인의 혼백이 강물에 융화되어 질펀한 서정의 거름으로 애향 애민의 정신이 누누이 꽃 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손익태, 「발문」에서
저자

윤석기

故윤석기시인은1964년경남사천시곤명면금성리71번지에서출생했고,1992년대구한의과대학교한문학과를졸업했다.1992년대구계명대학교대학원한문학과에입학했고,1995년8월대학원석사논문과정중위암으로사망했다.1990년대구아마추어문학동인‘언어와시각’동인으로활동했고,박곤걸시인으로부터무료시창작강좌(‘시인다방’,대구문화동)를들었다.

『덕천강의노래』는윤석기시인의유고시집이며,그의고향의역사와전통과그한을노래한장시집이라고할수가있다.제1부는장시「덕천강의노래」이고,제2부는그의유고작20여편을실었고,발문으로는그의유고시집을보관해오다가정리한손익태시인이맡았다.이『덕천강의노래』는전적으로손익태시인의아름다운인성과그우정의산물이라고할수가있다.윤석기시인의『덕천강의노래』는사랑과우정으로흐르고,영원한불멸의역사를향해흐른다.

출판사 서평

『덕천강의노래』는윤석기시인의유고시집이며,그의고향의역사와전통과그한을노래한장시집이라고할수가있다.제1부는장시「덕천강의노래」이고,제2부는그의유고작20여편을실었고,발문으로는그의유고시집을보관해오다가정리한손익태시인이맡았다.이『덕천강의노래』는전적으로손익태시인의아름다운인성과그우정의산물이라고할수가있다.윤석기시인의『덕천강의노래』는사랑과우정으로흐르고,영원한불멸의역사를향해흐른다.


내어린날
갈대밭과석양
농부들의땅과
물건너던나룻터의
억센그리움데불고
덕천강에왔다

강은그곳에있었다
남해안과지리산을맞대고
끝자락안개속에드리운채
아직도조용히맥박띄고있었다

생그란눈빛
옛날그대로가아니었다
새파랗게멍들어있었다

그리움,
어린날의벅찬그리움
잔등돌린말없는그리움앞에
자꾸만소주잔이흔들렸다
-「덕천강의노래」1전문


바람냄새싱싱한덕천강에서면
늘어진옥수수잎이되고만다
언덕배기의그리움가물가물하여
슬쩍경운기자국따라들리면
兄이짐짓되뇌이는말투
“들판은어쩐지시인에게
길들어진역겨운글재주
화가의그림속으로빨려든
거름내나는풍경뿐”이란다
-「덕천강의노래」7전문


먼변방에서추위와싸우는준경
오랜기간연락끊긴유학간형
논두렁따라덕천강바라보고계실어머니
모두나름대로마음밭일구고있건만
문밖가득살벌한낌새를의식하지못한채
난붉은전등켜고끼워둔능청
짙게손질하고있다

먼지투성이추억이갑자기허물어지면
야산에널려있는무덤가운데
멀쩡한몸으로객기치민일생몫의
넝쿨손을뻗어야하나
뛰놀던동산찾아먼저간친구의무덤에
흙을얹어주고잔디입혀주며울어야하는가
비석을쓸어안고닦아야할것인가
질긴목숨자랑이나하듯이
아무런바램도없이떠밀린세월
-「덕천강의노래」42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