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도

간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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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는 물수제비를 잘 뜬다고 하였다

간월도에서 걸어 나오며
그에게 물수제비 한 그릇 먹고 싶다고 말할걸
아직도 입덧처럼 허하다
목울대에서 머뭇거리던 말말
한 삽 그 섬에 심어 놓는다
얼마만큼을 배워야 모국어를 반짝이게 빚을까

간월도에서 물수제비 한 그릇 탁발한다
바다에 뜬 간월도
한 대접 후루루 마신다
- 「간월도」 전문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물감도 없고 캔버스도 없었던 한 무명 화가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미군 병사에게 일본에 갈 때마다 물감과 캔버스를 사다 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한다. 무명 화가의 사정을 딱하게 여긴 미군 병사는 휴가로 일본에 갈 때마다 캔버스와 물감을 자기 돈으로 사다가 주었다고 한다. 무명 화가는 미군 병사에게 그 고마움의 표시로 그림 하나를 그려 주었지만, 미군 병사는 그 그림을 받을 때, “무명 화가의 그림이 뭐 대단하겠어”라고 생각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그냥 창고에 방치해 놓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 덧 오랜 세월이 지나고 미군 병사는 나이가 들고 몹시 어렵고 힘들게 살고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그는 그 무명 화가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알고 그 무명 화가의 그림을 한국 시장에 내놓았다고 한다. 이 그림이 박수근의 명작, 「빨래터」였고, 존 릭스라는 미군 병사는 무려 45억 2천만원이라는 거금을 손에 쥐게 되었다고 한다. 화가의 이름이 무명이면 그의 그림은 휴지조각이 되고, 화가의 이름이 유명하면 그의 그림은 명화가 아닌 금화가 된다.


고등어를 싸고 있는 신문 모서리에서 여인의 뒷모습을 보았다
엉덩이 펑퍼짐한 여인이 세월을 냅다 내려치고 있다

소금에 간들이고 뒤척였을 시간이
간간히 고등어 등줄기에 무늬로
파도를 업었는지도 모를 일
5월 어느 비요일 하얀 백합다발이 오셨다
바다가 파도를 토해 찍어 놓은 판화

생생하게 피어나는 파노라마 어찌 흥정하겠는가

박수근의 빨래터는 값이 있다지만
나무 사이로 걸어 다니는 바람 손에 잡히지 않는 햇살
봄 여름 가을 겨울 내력을 지니고 있는 판화
어찌 값으로 흥정한단 말인가
- 「어찌 흥정하랴 - 바람 햇살의 판화」 전문


소위 출세와 성공, 즉, 무명 화가의 시절의 박수근과 유명 화가 시절의 박수근이 그것을 말해주지만, 자연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소위 성공과 출세라는 것은 매우 이상하고 기이한 팔푼이들의 희화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고등어를 싸고 있는 신문 모서리에서 여인의 뒷모습을 보았다/ 엉덩이 펑퍼짐한 여인이 세월을 냅다 내려치고 있다”의 여인의 모습도 어느 명화 못지 않게 아름답고, 그것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그림이 아니었다. “소금에 간들이고 뒤척였을 시간이/ 간간히 고등어 등줄기에 무늬로/ 파도를 업었는지도 모를 일/ 5월 어느 비요일 하얀 백합 다발이 오셨다”의 판화도 어느 명화 못지 않게 아름답고, 그것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그림이 아니었다. 이정옥 시인의 『어찌 흥정하랴--바람 햇살의 판화』는 삶과 예술의 문제 중에서 삶에 방점을 찍고 예술 자체의 삶을 노래한 시라고 할 수가 있다. 예술은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하나의 도구이자 촉진제이며, 예술이 아름답고 멋진 삶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고등어를 신문지에 싸고 있는 여인의 뒷모습에서 그녀가 소금에 간들이고 뒤척였을 시간을 떠올려 보고, 그 어렵고 힘든 역경주의를 통해서 고등어의 등줄기에 파도를 입히고, 그 파도가 어느 5월의 비요일에 백합다발로 피어났다는 것은 이정옥 시인의 삶의 철학이 피워낸 걸작품이라고 할 수가 있다. “바다가 파도를 토해 찍어 놓은 판화”는 그 여인과 이정옥 시인의 역경주의의 소산이자 결코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삶의 철학의 극치라고 할 수가 있다.
고등어를 신문지에 싸며 세월을 냅다 내려치고 있는 여인, 고등어의 등줄기에 새겨진 파도 문양, 어느 5월 비요일에 하얀 백합다발로 피어난 파도, 바다가 파도를 토해 찍어 놓은 판화, 나무 사이로 걸어다니는 바람, 손에 잡히지 않는 햇살, 봄 여름 가을 겨울 내력을 지고 있는 판화----. 그렇다. 이처럼 아름답고 멋지게 “피어나는 파노라마를” “어찌 값으로 흥정”할 수가 있단 말인가? 자연철학은 삶의 철학이 되고, 삶의 철학은 자연철학이 된다. 돈과 예술은 영원한 적대 관계이며, 모든 예술은 생활에 밑줄을 긋고 예술보다도 더욱더 아름답고 멋진 삶의 철학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연과 삶도 둘이 아닌 하나이고, 예술과 삶도 둘이 아닌 하나이다.
자연과 삶의 일치, 삶과 예술의 일치, 예술과 자연의 일치----. 이것이 모든 삶과 예술의 목적이자 그 어떤 황금으로도 흥정할 수 없는 이정옥 시인의 ‘바람 햇살의 판화’이기도 한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걸작품은 자연이 창조해낸 것이지, 인간이 창조해낸 것이 아니다. 인간이 시를 쓰고 노래를 부르며 예술에 종사하는 것은 자연과 하나가 되고, 그 자연 자체가 되고 싶은 것이지, 다른 것이 아니다.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없고, 되지 못한 인간이 이상적인 자연을 모방하고 그 모방한 작품을 시장에 내다 팔며, 지배와 복종이라는 권력관계를 연출해낸다. 명화와 악화, 순수예술과 상업예술----, 바로 이 지점에서 자연의 파괴와 인간의 자기 상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자연 자체, 삶 자체가 된 예술은 결코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점(.) 하나가 왔다
신기한 화색이다
공연히 웃음이 걸린다
자동차도 땀 흘리는 언덕 오르며
피식 미소가 새어 나왔다
자꾸 웃음이 튀어 나왔다
감추려 애써도 피식피식
단단한 감정의 껍질을 가지고 있다고
내심 자부하던 지갑 안에 감춘 감정이
하르르 하르르 사월 벚꽃처럼
입 벙글어진다
토론토에서 점(.) 하나 왔다
깡충 왔다
- 「점(.) 하나 왔다」 전문


이정옥 시인의 「점(.) 하나 왔다」의 점은 공(0)의 차원이고, 이 공의 차원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존재하는 차원의 문제라고 할 수가 있다. 모든 존재는 점에서 태어났고, 점의 운명으로 살다가 점으로 돌아간다. 태양도, 북극성도, 십자성도 점으로 나타나고, 달도, 금성도, 지구도 점으로 나타난다. 코끼리도, 고래도, 기린도 점으로 나타나고, 인간도, 벌레도, 새들도 점으로 나타난다. 점은 만물의 기원인 원자와도 같고, 이 점과 점의 만남에서 수많은 생명체들이 탄생한다. 사랑도 점 하나로 이루어지고, 이별도 점 하나로 헤어지고, 죽음도 점 하나로 마침표를 찍는다. 점은 만물의 기원이고, 생명이고, 점은 집이고, 우주이다.
토론토에서 점 하나가 왔고, 그 점은 깡충 뛰면서 왔다. 아마도 이 점은 토론토에서 온 소식일 수도 있고, 그 소식 속의 어린 아이일 수도 있다. 아들과 며느리, 또는 딸과 사위도 점이고, 이 점과 점들이 만나 손자를 낳은 것인지도 모른다. 손자는 미래의 희망이고, 미래의 희망인 손자라는 점 하나가 깡충깡충 토끼처럼 뛰어 논다. 손자는 너무나도 예쁘고 귀엽고, 손자의 얼굴은 너무나도 신기한 화색이다. 공연히 웃음이 걸리고, 자동차도 땀 흘리는 언덕을 오르며, 자꾸만 웃음이 튀어 나온다.
너무나도 즐겁고 기쁘면, 제아무리 감추려고 애를 써도 그 표정을 감출 수가 없고, 그 단단한 감정의 껍질을 뚫고, 하르르 하르르 사월의 벚꽃처럼 웃음 꽃이 핀다.
어린 아이는 미래의 희망이고, 어린 아이는 아버지의 아버지이다. 0차원의 0은 모든 것이고, 이 점의 차원에서 모든 삶의 기쁨과 행복이 만발한다. 점은 상징이고, 상징은 우주이고, 우리 인간들은 이 상징을 통해서 ‘사유하는 인간’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점(.) 하나가 토론토에서 왔고, 점(.) 하나가 아침 해처럼 떠오른다.
저자

이정옥

저자:이정옥
충남서산출생했고,2010년『애지』‘신인문학상’을통하여등단했다.2024년제11회애지문학작품상을수상하였다.
이정옥시인의첫번째시집인『간월도』는이정옥시인의영원한사랑의무대이자영원한모국어의텃밭이다.그와함께,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달을보며모국어를낳고,또낳는다.
이정옥시인은‘간월도의시인’이며,그이름은‘간월도’와함께영원할것이다.

목차

시인의말5

1부
어찌흥정하랴ㅡ바람햇살의판화12
작약이만삭이다13
바람이인다ㅡ명상14
간월도15
그리움16
숨겨진페이지17
샤인머스캣18
바다약국19
백지白紙20
너는그냥꽃인거야21
그목소리22
청벚꽃피거든24
영역넓히기25
나는하얀색26
아틀리에창가27
점(·)하나왔다28
토론토로띄우는편지29

2부
하얀철쭉앞에서34
당신입니다35
걸어다니는독서ㅡ여행36
텃밭일기37
초록에갇히다38
바다를건져왔다39
건널목묵시40
새로운길이생겼다42
구름이울고있다43
봄바람,우편함에넣어두고간다44
여름채집45
어름사니46
그곳47
보셔요48
따끈따끈한비밀49
다원에서50
항아리가득하늘이51

3부
질투54
볍씨뿌리는날55
물꼬는보고만왔다56
가을한뼘늘리고58
호기심의눈빛들60
하물며61
바쁜데62
안부63
느티나무탄생64
가을들녘에서65
탁66
연모68
세계지도69
패랭이꽃70
자갈밭71
호랭이보다무서운72
노루귀74

4부
시간이박음질한다76
그날77
그해봄78
선인장79
시의집을찾아서80
시월에82
노을이활활타고있다83
양산꽃84
숲에갇히다85
집으로가는길86
다행입니다87
좋은생각88
동백이89
해인사풍경90
갈치91
선유도에서92
난초모93
이쁜꽃94

해설/자기존재를확인하는발랄한독백들/권혁재95
명시감상/반경환113

출판사 서평

이정옥시인은간월도에서의연애사건을미화시키며,“목울대에서머뭇거리던말들”을제일급의시인답게“한삽그섬에심어놓는다.”“얼마만큼을배워야모국어를반짝이게빚을까”라는소망처럼,사랑의씨앗은모국어가되고,이모국어에의해서이세상에서가장아름답고뛰어난「간월도」가우뚝솟아나오게된다.그는물수제비가되고,물수제비는모국어가되고,모국어는바다에뜬「간월도」가된다.요컨대간월도는나와그가연애를하던성지가되고,따라는나는“간월도에서물수제비한그릇탁발”하여“바다에뜬간월도/한대접을후루루마”시게된다.

말,말,말----,이세상에서가장아름답고사랑스러운모국어,우리한국인들의영원한모국어의성지인간월도----.
-반경환애지주간,철학예술가

그는물수제비를잘뜬다고하였다

간월도에서걸어나오며
그에게물수제비한그릇먹고싶다고말할걸
아직도입덧처럼허하다
목울대에서머뭇거리던말말
한삽그섬에심어놓는다
얼마만큼을배워야모국어를반짝이게빚을까

간월도에서물수제비한그릇탁발한다
바다에뜬간월도
한대접후루루마신다
-「간월도」전문

한국전쟁이끝난직후,물감도없고캔버스도없었던한무명화가가평소잘알고지내던미군병사에게일본에갈때마다물감과캔버스를사다달라고부탁을했다고한다.무명화가의사정을딱하게여긴미군병사는휴가로일본에갈때마다캔버스와물감을자기돈으로사다가주었다고한다.무명화가는미군병사에게그고마움의표시로그림하나를그려주었지만,미군병사는그그림을받을때,“무명화가의그림이뭐대단하겠어”라고생각하고,미국으로돌아가그냥창고에방치해놓고있었다고한다.

어느덧오랜세월이지나고미군병사는나이가들고몹시어렵고힘들게살고있었다고한다.따라서그는그무명화가의이름이언론에오르내리는것을알고그무명화가의그림을한국시장에내놓았다고한다.이그림이박수근의명작,「빨래터」였고,존릭스라는미군병사는무려45억2천만원이라는거금을손에쥐게되었다고한다.화가의이름이무명이면그의그림은휴지조각이되고,화가의이름이유명하면그의그림은명화가아닌금화가된다.

고등어를싸고있는신문모서리에서여인의뒷모습을보았다
엉덩이펑퍼짐한여인이세월을냅다내려치고있다

소금에간들이고뒤척였을시간이
간간히고등어등줄기에무늬로
파도를업었는지도모를일
5월어느비요일하얀백합다발이오셨다
바다가파도를토해찍어놓은판화

생생하게피어나는파노라마어찌흥정하겠는가

박수근의빨래터는값이있다지만
나무사이로걸어다니는바람손에잡히지않는햇살
봄여름가을겨울내력을지니고있는판화
어찌값으로흥정한단말인가
-「어찌흥정하랴-바람햇살의판화」전문

소위출세와성공,즉,무명화가의시절의박수근과유명화가시절의박수근이그것을말해주지만,자연의입장에서바라보면소위성공과출세라는것은매우이상하고기이한팔푼이들의희화처럼생각되기도한다.“고등어를싸고있는신문모서리에서여인의뒷모습을보았다/엉덩이펑퍼짐한여인이세월을냅다내려치고있다”의여인의모습도어느명화못지않게아름답고,그것은돈으로살수있는그림이아니었다.“소금에간들이고뒤척였을시간이/간간히고등어등줄기에무늬로/파도를업었는지도모를일/5월어느비요일하얀백합다발이오셨다”의판화도어느명화못지않게아름답고,그것은돈으로살수있는그림이아니었다.이정옥시인의『어찌흥정하랴--바람햇살의판화』는삶과예술의문제중에서삶에방점을찍고예술자체의삶을노래한시라고할수가있다.예술은아름다운삶을위한하나의도구이자촉진제이며,예술이아름답고멋진삶자체를대신할수는없는것이다.고등어를신문지에싸고있는여인의뒷모습에서그녀가소금에간들이고뒤척였을시간을떠올려보고,그어렵고힘든역경주의를통해서고등어의등줄기에파도를입히고,그파도가어느5월의비요일에백합다발로피어났다는것은이정옥시인의삶의철학이피워낸걸작품이라고할수가있다.“바다가파도를토해찍어놓은판화”는그여인과이정옥시인의역경주의의소산이자결코실망하거나좌절하지않는삶의철학의극치라고할수가있다.

고등어를신문지에싸며세월을냅다내려치고있는여인,고등어의등줄기에새겨진파도문양,어느5월비요일에하얀백합다발로피어난파도,바다가파도를토해찍어놓은판화,나무사이로걸어다니는바람,손에잡히지않는햇살,봄여름가을겨울내력을지고있는판화----.그렇다.이처럼아름답고멋지게“피어나는파노라마를”“어찌값으로흥정”할수가있단말인가?자연철학은삶의철학이되고,삶의철학은자연철학이된다.돈과예술은영원한적대관계이며,모든예술은생활에밑줄을긋고예술보다도더욱더아름답고멋진삶의철학이되지않으면안된다.자연과삶도둘이아닌하나이고,예술과삶도둘이아닌하나이다.

자연과삶의일치,삶과예술의일치,예술과자연의일치----.이것이모든삶과예술의목적이자그어떤황금으로도흥정할수없는이정옥시인의‘바람햇살의판화’이기도한것이다.

이세상의모든걸작품은자연이창조해낸것이지,인간이창조해낸것이아니다.인간이시를쓰고노래를부르며예술에종사하는것은자연과하나가되고,그자연자체가되고싶은것이지,다른것이아니다.자연과하나가될수없고,되지못한인간이이상적인자연을모방하고그모방한작품을시장에내다팔며,지배와복종이라는권력관계를연출해낸다.명화와악화,순수예술과상업예술----,바로이지점에서자연의파괴와인간의자기상실이생겨나게된것이다.

자연자체,삶자체가된예술은결코돈으로사고팔수있는것이아니다.

점(.)하나가왔다
신기한화색이다
공연히웃음이걸린다
자동차도땀흘리는언덕오르며
피식미소가새어나왔다
자꾸웃음이튀어나왔다
감추려애써도피식피식
단단한감정의껍질을가지고있다고
내심자부하던지갑안에감춘감정이
하르르하르르사월벚꽃처럼
입벙글어진다
토론토에서점(.)하나왔다
깡충왔다
-「점(.)하나왔다」전문

이정옥시인의「점(.)하나왔다」의점은공(0)의차원이고,이공의차원은아무것도아닌것이아니라모든것이존재하는차원의문제라고할수가있다.모든존재는점에서태어났고,점의운명으로살다가점으로돌아간다.태양도,북극성도,십자성도점으로나타나고,달도,금성도,지구도점으로나타난다.코끼리도,고래도,기린도점으로나타나고,인간도,벌레도,새들도점으로나타난다.점은만물의기원인원자와도같고,이점과점의만남에서수많은생명체들이탄생한다.사랑도점하나로이루어지고,이별도점하나로헤어지고,죽음도점하나로마침표를찍는다.점은만물의기원이고,생명이고,점은집이고,우주이다.

토론토에서점하나가왔고,그점은깡충뛰면서왔다.아마도이점은토론토에서온소식일수도있고,그소식속의어린아이일수도있다.아들과며느리,또는딸과사위도점이고,이점과점들이만나손자를낳은것인지도모른다.손자는미래의희망이고,미래의희망인손자라는점하나가깡충깡충토끼처럼뛰어논다.손자는너무나도예쁘고귀엽고,손자의얼굴은너무나도신기한화색이다.공연히웃음이걸리고,자동차도땀흘리는언덕을오르며,자꾸만웃음이튀어나온다.

너무나도즐겁고기쁘면,제아무리감추려고애를써도그표정을감출수가없고,그단단한감정의껍질을뚫고,하르르하르르사월의벚꽃처럼웃음꽃이핀다.

어린아이는미래의희망이고,어린아이는아버지의아버지이다.0차원의0은모든것이고,이점의차원에서모든삶의기쁨과행복이만발한다.점은상징이고,상징은우주이고,우리인간들은이상징을통해서‘사유하는인간’이되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점(.)하나가토론토에서왔고,점(.)하나가아침해처럼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