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남도서관

주남도서관

$12.00
Type: 현대시
SKU: 9791157286089
Categories: ALL BOOKS
Description
"철새들이 스스로 발행인이자 저자가 되는, 해설자 없는 백과사전"
"반납예정일: 다음 비가 오기 전 | 주남도서관 야외 열람실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 철새들이 스스로 발행하고 저자가 되는 곳, ‘주남도서관’

임창연 시인이 주남저수지라는 거대한 자연을 하나의 도서관(‘주남도서관’)으로 명명하고,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생명들을 한 권의 시집으로 묶어냈다.
시 「청둥오리의 독서모임」에서 시인은 저녁 무렵 둠벙 옆에 모인 청둥오리들을 의인화하여 ‘공감의 독서모임’을 연다고 노래한다. 이들이 읽는 것은 종이책이 아닌 ‘하늘의 구절, 수면의 비유’다. 인간이 종이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한다면, 철새들은 자연과 생명을 직접 온몸으로 경험하며 삶의 지혜를 얻는다.
특히 본문 앞에 “도서명: 청둥오리의 독서모임 / 저자: 주남저수지 남쪽 둠벙 연합 / 반납예정일: 다음 비가 오기 전”과 같은 가상의 서지 정보를 배치함으로써, 시집 전체가 주남저수지의 생태적 가이드북 역할을 하도록 위트 있고 정교하게 설계했다.

“서가 없이도 책은 읽힐 수 있으며 / 목소리 없이도 /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 「청둥오리의 독서모임」 중에서


▷ 인간이 읽지 않는 문서, 습지의 갈대와 물고기가 대신 읽다

시인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이기심과 개발 욕망으로 파괴되는 생태계의 현실을 날카롭게 고발한다.
시 「람사르 각서 8조 - 인간이 읽지 않는 문서」는 국제적인 습지 보호 규약인 람사르 협약을 모티프로 삼았다. “어떠한 경우에도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서명자들의 약속은 개발과 도로 아래 파묻혔고, 사계절의 순환은 비정상적인 ‘다섯 개의 계절’로 변해버렸다. 인간이 약속을 저버리고 문서를 읽지 않을 때, 습지의 갈대들이 대신 문서를 필사하고 물고기들이 구두점 없이 이를 해석하며 자연의 자정 능력을 이어간다. 시인은 이 비극적 현실을 통해 인간 중심적 사고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을 촉구한다.


▷ 흙탕물 속 시련을 견디며 탄생하는 가장 단단한 생명의 이야기

시집의 절정을 이루는 「흙탕물 제본소」는 책을 완성하는 ‘제본’ 과정을 하나의 생명이 탄생하는 역설적 메커니즘으로 시각화했다.
가장 단단하고 깊은 생명의 가치는 깨끗한 물이 아닌, 온갖 갈등과 흔들림이 섞이는 ‘흙탕물 속’에서 온다. 갈대의 뿌리, 낙엽의 조각, 사라진 날갯짓이 진흙 속에서 묶이고 썩으며 마침내 새로운 발아를 준비하는 과정은, 시련을 극복하고 피어나는 자연의 위대한 복원력이자 진리의 모습이다. 시인은 나아가 「물비늘의 각주」, 「수련의 표지는 물속에서 써진다」 등의 작품을 통해 생명의 진짜 아름다움과 진리는 늘 보이지 않는 낮은 곳(물속, 각주)에 숨어 있음을 역설한다.


▷ 자연이라는 거대한 장서 중 엄선한 60권의 생태 안내서

임창연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단순한 창작자를 넘어, 주남도서관을 구석구석 안내하는 유능한 ‘사서(Librarian)’이자 ‘북 가이더’를 자처한다.
주남저수지의 진흙 밑바닥부터 수면의 물결, 하늘의 허공에 이르기까지 수십만 권에 달할 자연의 장서 중 시인이 고르고 골라낸 것은 단 60권(60편의 시)이다. 이 60편의 시는 각각 자연을 베개 삼은 시적 비유와 깊은 암시로 채워져 있어, 오염된 세상 속에서 맑은 영혼을 찾아 헤매는 현대인들에게 자연과 인간, 생명과 우주의 신비를 고스란히 배달해 줄 것이다.
저자

임창연

임창연시인은부산에서태어나1998년무크지《매혹》으로시등단하고,2015년《한비문학》으로평론등단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아버지뿔났다』(2017,경남문화예술진흥원지원),『사차원놀이터』(2022,경남문화예술진흥원지원)외4권이있으며,디카시집으로는『화양연화』(2016)가있다.전경남문인협회부회장과마산문인협회회장을역임했으며,현재경남시인협회부회장을비롯해경남문인협회,마산문인협회,경남문학관이사로활동하고있다.《아방가르드》발행인이자창연출판사및창연문장넥서스대표로있다.

목차

시인의말-주남의숨결을빌려쓴문장들 5


1부물위의책장들

부레옥잠이라는오래된소설 12
갈대는언제책장을넘기는가 14
수련의표지는물속에서써진다 16
안개는띄어쓰기없이출간된다 18
물비늘의각주 20
흙탕물제본소 22
창포꽃의재인쇄 24
바람이필사한저녁 26
물수제비의여백 28
해질녘의탈색본 30
진달래,절판된산문집 32
쑥의표지디자이너 34
버드나무옆인문학서가 36
해오라기와갈대의공동저작물 38
저수지깊은곳엔장정되지않은말이있다 40



2부새들이쓰는책

기러기의퇴고 44
두루미는책을들고북쪽으로떠난다 46
백로는문장을날개에묻는다 48
흑두루미의영문판 50
논병아리의도서관이용기록 52
청둥오리의독서모임 54
쇠오리의음독일지 56
철새등록부제187-기러기 58
람사르각서8조-인간이읽지않는문서 60
비둘기는연체료를내지않는다 62
황새의절판선언 64
왜가리는지도를대출했다 66
물닭,습지학개론을필사중 68
새의이동경로는장르를넘는다 70
해설자없는백과사전-철새 72



3부주변주민과도서관이용자들

농민의민원서,두루미의탄원서 76
땅을읽는남자와하늘을읽는새 78
대출연체된물길 80
철새보호구역반납요청서 82
신방초등학교아이의탐조일기 84
길잃은관광버스와연체된시간 86
어민의그물은북엔없었다 88
철책과도서관사이 90
물고기와인간의공저 92
산책자들의필사본 94
사진작가의망원경은책갈피다 96
습지를가로막는보도자료 98
철새해설사의브리핑노트 100
유기견의습지독후감 102
겨울에는어른도그림책을빌린다 104



4부숨겨진도서관,다시쓰는서가

동판저수지에서발견된지도 108
창원단감도서관분관사건 110
의창구곤충목록102종 112
왕잠자리와물방개의쪽글교환 114
돌다리는말하지않는다 116
북면에서유실된생물도감 118
사라진나비도서관 120
곡저의고문서관 122
모기와장구벌레의대화록 124
청동오리,끝내반납되지않은책 126
공룡알도감은아직반납되지않았다 128
주남의유령사서기록 130
책읽는붕어의전설 132
미나리밭에서열린낭독회 134
폐관직전의대출자 136


해설┃이형권
자연책을읽어주는시인혹은사서의시편들 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