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쇼핑목록

살인자의 쇼핑목록

$14.00
Description
“범인은 영수증 안에 있다!”
이광수·설현 주연, tvN 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 원작 소설 수록
독보적인 스토리텔러 강지영 작가가 선보이는 일곱 가지 이야기
장르문학계의 페이지터너 강지영 작가의 소설집 『살인자의 쇼핑목록』이 네오픽션 ON 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표제작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손님들의 쇼핑 물품을 관찰하는 취미가 있는 마트 캐셔가 연쇄살인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을 발견하는 이야기로, 현재 tvN 드라마와 네이버 웹툰으로 절찬리 방영·연재 중이다. 소설과 웹툰을 넘나들며 신선한 상상력과 독특한 소재, 대담한 이야기 전개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도 색다른 분위기의 일곱 작품을 선보인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혹시, 어쩌면’이라는 의문이 드는 찰나, 그 미묘한 균열로 비롯된 서늘한 미스터리와 기묘한 환상을 유려하게 엮어낸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각 작품은 의심의 씨앗으로 시작해 치명적인 진실에 다다르도록 독자를 끌어당겨 소설을 읽는 즐거움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일상의 그늘에 숨어든 서늘한 스릴러
현혹되듯 빠져드는 감각적인 미스터리

표제작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마트의 캐셔인 주인공 ‘나’가 손님들의 쇼핑 카트를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람을 관찰하고 구매한 물건을 통해 그 사람의 행동 방식과 삶을 유추해내는 것이 취미인 ‘나’에게 어느 날 한 남자가 눈에 띈다. 남자가 마트에 들른 날 밤, 그가 구입한 물건들이 사용된 것 같은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나’의 평범하고도 지루한 일상의 문을 두드리는 매혹적인 스릴러. 오직 진실을 밝혀내고자 하는 순수하고도 위험한 호기심으로 ‘나’는 망설임 없이 사건의 중심에 뛰어든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제자의 실종에 죄책감을 느끼는 대학교수 ‘나’의 이야기다. 혹 제자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국의 영안실을 배회하던 ‘나’는 우연한 계기로 영혼을 태우는 택시의 기사가 된다. 밤마다 택시를 몰며 억울한 영혼을 만나던 ‘나’는 뜻밖의 사건에 휘말린다. 「덤덤한 식사」의 화자는 이미 생을 마감한 고양이다. 그 고양이는 길에서의 험난한 생활에서 벗어나 동물병원에서 살게 된 자신의 형제 고양이를 지켜본다. 하지만 동물병원에서의 삶 역시 녹록지만은 않다. 하나를 내어주어야 하나를 누릴 수 있는 고양이의 삶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러닝패밀리」는 작중 “캐릭터가 죽으면 그 숫자만큼 사람이 사라진”다는 기이한 게임의 이름이다. 청소년들은 이 게임에 푹 빠져, 자신의 실수로 캐릭터가 죽으면 세상이 끝난 것처럼 눈물을 쏟는다. 고등학교 교사 ‘다영’은 그런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곧 게임과 현실이 혼재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용서」는 중환자실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던 주인공의 환생기를 그리고 있다. 전생의 기억을 모두 간직한 채 갓난아기로 다시 태어난 ‘나’는 부모에게서 익숙한 이들의 모습을 발견한다. 과거 수학여행에서 반 아이들을 모두 잃고 홀로 살아남아 평생 죄악감을 느낀 교사인 ‘나’. 과연 ‘나’는 진정으로 용서받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어느 날 개들이」는 조별 과제 조원인 네 아이 ‘조이’ ‘윤서’ ‘연수’ 그리고 ‘태현’의 이야기다. 아이들은 윤리 과목 수행평가로 ‘어느 날 갑자기 개들이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개를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한다. 개들의 권리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태현’의 의견이 나머지 아이들과 갈리고, 태현에게 묘한 거리감을 느끼던 아이들은 엘리트 모범생인 줄로만 알았던 ‘태현’의 비밀을 목격한다. 「각시」는 증조할머니가 들려주는 전설 같은 옛이야기를 담고 있다. 힘세고 어수룩했던 사내, 증조할머니의 작은할아버지 ‘석삼’은 불경하게도 제상 음식을 훔쳐 먹던 처녀를 각시로 삼는다. 각시는 ‘석삼’에게 한 이불을 덮게 해준다며 요사스러운 일들을 시키고, ‘석삼’이 그 일을 해낼 때마다 마을에는 불길한 일이 벌어지는데…….

■ ON 시리즈
오리지널(Original) 네오픽션(Neofiction) 시리즈 ‘ON’에서 ‘읽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특별한 장르소설을 소개합니다.
저자

강지영

경기도파주에서태어나파주에서소설을쓰고있다.첫소설인『굿바이파라다이스』에서인간의가장깊숙한감정까지자극하는중독성강한스토리텔링을선보여큰주목을받았다.이후미스터리,스릴러,판타지,로맨스등다양한장르를넘나드는실험적인작품세계를구축해오고있다.소설집『굿바이파라다이스』,『개들이식사할시간』,장편소설『신문물검역소』『심여사는킬러』,『엘자의하인』,『프랑켄슈타인...

목차

살인자의쇼핑목록
데우스엑스마키나
덤덤한식사
러닝패밀리
용서
어느날개들이
각시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일상의그늘에숨어든서늘한스릴러
현혹되듯빠져드는감각적인미스터리

표제작「살인자의쇼핑목록」은마트의캐셔인주인공‘나’가손님들의쇼핑카트를관찰하는것으로시작된다.사람을관찰하고구매한물건을통해그사람의행동방식과삶을유추해내는것이취미인‘나’에게어느날한남자가눈에띈다.남자가마트에들른날밤,그가구입한물건들이사용된것같은살인사건이벌어진다.‘나’의평범하고도지루한일상의문을두드리는매혹적인스릴러.오직진실을밝혀내고자하는순수하고도위험한호기심으로‘나’는망설임없이사건의중심에뛰어든다.

「데우스엑스마키나」는제자의실종에죄책감을느끼는대학교수‘나’의이야기다.혹제자가죽었을지도모른다는생각에전국의영안실을배회하던‘나’는우연한계기로영혼을태우는택시의기사가된다.밤마다택시를몰며억울한영혼을만나던‘나’는뜻밖의사건에휘말린다.「덤덤한식사」의화자는이미생을마감한고양이다.그고양이는길에서의험난한생활에서벗어나동물병원에서살게된자신의형제고양이를지켜본다.하지만동물병원에서의삶역시녹록지만은않다.하나를내어주어야하나를누릴수있는고양이의삶에숨겨진비밀은무엇일까.

「러닝패밀리」는작중“캐릭터가죽으면그숫자만큼사람이사라진”다는기이한게임의이름이다.청소년들은이게임에푹빠져,자신의실수로캐릭터가죽으면세상이끝난것처럼눈물을쏟는다.고등학교교사‘다영’은그런아이들을이해하지못하지만,곧게임과현실이혼재된충격적인장면을목격한다.「용서」는중환자실에누워죽음을기다리던주인공의환생기를그리고있다.전생의기억을모두간직한채갓난아기로다시태어난‘나’는부모에게서익숙한이들의모습을발견한다.과거수학여행에서반아이들을모두잃고홀로살아남아평생죄악감을느낀교사인‘나’.과연‘나’는진정으로용서받고새로운삶을살아갈수있을까?

「어느날개들이」는조별과제조원인네아이‘조이’‘윤서’‘연수’그리고‘태현’의이야기다.아이들은윤리과목수행평가로‘어느날갑자기개들이말을할수있게된다면,개를인간과동등한존재로받아들일수있는가’라는주제로토론한다.개들의권리를절대인정할수없다는‘태현’의의견이나머지아이들과갈리고,태현에게묘한거리감을느끼던아이들은엘리트모범생인줄로만알았던‘태현’의비밀을목격한다.「각시」는증조할머니가들려주는전설같은옛이야기를담고있다.힘세고어수룩했던사내,증조할머니의작은할아버지‘석삼’은불경하게도제상음식을훔쳐먹던처녀를각시로삼는다.각시는‘석삼’에게한이불을덮게해준다며요사스러운일들을시키고,‘석삼’이그일을해낼때마다마을에는불길한일이벌어지는데…….

■ON시리즈
오리지널(Original)네오픽션(Neofiction)시리즈‘ON’에서‘읽는즐거움’으로가득한특별한장르소설을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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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지원팀직원은계산대아래에서웅크리고있던몸을일으키고남자의물건중,애완동물용외날빗을가져다댔다.단말기모니터에새항목‘애완외날’이라는이름으로3천원의금액이올라왔다.남자는퍽아쉬운듯한표정으로나를바라보다계산된물건들을가져온쇼핑주머니에담기시작했다.근무수칙중에는고객에게사적인질문을하지못하게되어있다.하지만묻고싶었다.‘당신,소설가예요?’라고.
_13쪽,「살인자의쇼핑목록」중에서

“촉은교수님이좋으신거같은데요.작년에계간지에발표하신단편「월하택시」읽었어요.밤마다귀신을실어나르는택시기사얘기요.이거혹시교수님의자전적얘기아닐까상상해봤어요.진짜귀신같은거본적있으시죠?”
_57쪽,「데우스엑스마키나」중에서

고양이는덤덤해야오래살수있다.쏘나타주인의고함에도,경비원의빗자루에도,죽은엄마의희뿌연눈동자에도놀라선안되었다.하지만나는덤덤하지못했다.매번겁에질려털을세우고호령하듯울었다.그때마다너는그릉거리며나를핥았다.
_105쪽,「덤덤한식사」중에서

“쌤,러닝패밀리캐릭터가죽으면그숫자만큼사람이사라진대요.그래서우는거예요,주하.”
굵은헤어롤을앞머리에만주하앞자리아이가말했다.아이들이울상을지으며웅성거렸다.
“너희그런도시괴담을믿니?우리나라한해실종자수가몇명일까?자그마치10만명이야.너희가그게임을하기전부터그랬어.매년세종시인구만큼이사라졌다대부분은제자리로돌아와.웃음밖에안나온다,얘들아.너희중이게임안하는사람은없니?”
_119쪽,「러닝패밀리」중에서

‘지난번엔말로태어났다고.경마장알지?게으른기수를만나이가득실대는우리에사느라무척괴로웠지.파보장염에걸린탓에5년도못살고죽어서고양이로다시태어난거야.어쩌면다음번에도사람으로환생하지못할지도몰라.근데,넌어떤사람이었어?’
나는,어떤사람이었던가?수학여행비를마련하기위해몰래바이트를하는국어교사였다고말하고싶진않았다.그땐아니었지만,지금은후회로남은기억이다.
‘뇌졸중으로죽은것같아.죄많은남자였어.’
분명나는죄많은남자였다.마흔두명의목숨을지키지못한.
_172쪽,「용서」중에서

“자,판타지적인가정을하나해봅시다.어느날갑자기개들이말을할수있게됐다고치자고.말이그냥목소리가아닌건알죠?개들이인간과대화를할수있을정도로지능도올라가면서자기들권리도주장하게된거지.그럼여기서어떤문제가생길까?그렇지,우리태현회장님이정확히짚었네.그들이인권을주장한다면,인간은개를동등한존재로인식하고받아들일수있을지윤리적,사상적관점을갖고토론해봅시다.결과보고서는조장이취합하면되고말해두지만평가에서가장중요한점은참신성이에요.하지만생각없이뇌피셜로제출하면과감하게점수가2점으로나간다는거잊지말기.”
_194쪽,「어느날개들이」중에서

그시각,각시는온마을을뛰어다니며보따리에서꺼낸색색의사탕을곳곳에놓아두었다.아이들이자주모여노는개울가큼직한바위위,뒷산아래으슥한방앗간앞,청년들이자주모이는우물가평상,출타중인이장네대문간에사탕이놓였다.그이튿날,사탕은모두사라졌다.단것이라면사족을못쓰는아이들과남몰래방앗간에서정분을나누던처녀와총각,지게를내려놓고평상에모여땀을식히던청년들과임신한이장네맏며느리가배앓이를시작한것도그때부터였다.
_236쪽,「각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