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듀나 소설)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듀나 소설)

$14.35
Description
‘다른 세계’에서 만나는 우리의 ‘미친 현실’
한국 장르문학의 거성, 듀나 소설집
한국 장르문학의 독보적인 스토리텔러
듀나가 열어 보이는 새로운 세계

한국 장르소설의 자존심, 독보적인 스토리텔러 듀나의 소설집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가 10주년을 맞아 새롭게 출간되었다. 듀나의 초기 단편부터 중편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 열세 편이 실려 있다. 표제작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와 수록작 「안개 바다」는 개정판이 동시 출간되는 『제저벨』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으로, ‘링커 우주’의 시발점이 되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그 외 미스터리, 호러, 판타지 등 ‘장르소설’의 스펙트럼에 속하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입담을 통해 펼쳐진다.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연한 상상력의 소유자 듀나. 그의 작품 세계가 어떤 과정과 방식을 통해 형성되었는지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를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그곳에 우리와 닮은 누군가가 있다
‘다른 세계’에 투영된 우리의 ‘미친 현실’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이 어디에 있든 바로 거기에서 다른 세계로 가는 틈새가 열리고, 그렇게 휩쓸려 들어간 다른 세계에서 뜻밖에도 당신은 여러 겹으로 기묘하게 겹쳐 보이는 낯익은 세계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듀나가 열어 보이는 이질적이고 환상적인 ‘다른 세계’에서 우리는 항상 현실의 문제들과 마주치게 된다. 인터넷 채팅을 소재로 한 「A, B, C, D, E & F」에서 A와 B가 만든 가상 인물들은 점차 막강한 실제성을 지니게 된다. 결국에는 자기 자신이 만들어낸 인물끼리 커플이 되고 마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이른다. 그 속에서 실재와 가상을 구분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게 된 상황과 무한한 소통을 기대하지만 쉽게 나르시시즘에 빠지는 사이버 공간의 실상이 떠오르게 한다. 「죽음과 세금」에 축조된 사회에서도 지구의 모든 인구가 ‘불사신’이 된 상황에서 공정한 살인 임무를 수행하는 불사자들의 비밀 집단이 있다는 설정은 장르적인 상상력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지금 당면한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정부의 부담과 과중한 세금 문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의 배경이 되는 외계 행성도 마찬가지이다. 군대 가기 싫어서 달아난 청수, 외계인에게 복음을 전파하러 간 선교사역단, 탈북인에 대한 적개심 등 우리 사회의 일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다.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는 장르소설이 어떤 식으로 현실의 문제를 그려내는지 인상적으로 예시하는 작품이다.

SF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시스템의 세계
가장 강력한 생태계 시스템, 링커 바이러스

작품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시스템’ 이미지다. 「호텔」, 「소유권」 등에서 보이는 막강한 시스템은 매트릭스적 신경망과 편집증적 감시체계를 넘어 자본주의 시스템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작품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와 「안개바다」에 등장하는 링커들의 광대하고 강력한 네트워크 역시 지배적인 시스템 이미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브로콜리 행성에서의 끔찍한 혈투가 끝난 ‘다음 세대’에서는 지난 시대의 역겨운 기억들은 모두 지워진다. 지금의 현실을 옥죄는 강박적인 시스템과 문제 상황들도 ‘링커 바이러스’가 구축한 거대한 생태계의 흐름에서 바라본다면 찰나에 불과한 것이다.

사회를 지배하는 시스템 이미지들과 동시에 가장 전복적인 이미지를 함께 빚어내는 상상력. 그런 작가의 상상력을 빌어 전혀 다른 시각으로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재미. 그것이 듀나의 다양한 작품들이 모두 강렬한 흡인력을 가지는 이유일 것이다.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에 수록된 개성 넘치는 초기작들은 그러한 듀나의 강점이 두드러지는 작품들로, ‘듀나 월드’에 입문하는 독자는 물론 오랜 독자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다.
저자

듀나

저자:듀나
소설가이자영화비평가.1990년대초,하이텔과학소설동호회에짧은단편들을올리면서경력을시작했다.이후로각종매체에소설과영화평론을쓰면서왕성한활동을이어오고있다.장편소설『평형추』『아르카디아에도나는있었다』『민트의세계』,소설집『대리전』『태평양횡단특급』『그겨울,손탁호텔에서』,논픽션『옛날영화,이좋은걸이제알았다니』『장르세계를떠도는듀나의탐사기』『가능한꿈의공간들』등을냈다.
2022년하반기,「브로콜리평원의혈투」외의여러단편과장편『제저벨』이함께수록된소설집『Everythinggooddieshere』이미국에서출판될예정이다.

목차

동전마술
물음표를머리에인남자
메리고라운드
A,B,C,D,E&F
호텔
죽음과세금
소유권
브로콜리평원의혈투
여우골
정원사
성녀,걷다
안개바다
디북

해설
작가의말
개정판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우리가상상할수없는그곳에우리와닮은누군가가있다
‘다른세계’에투영된우리의‘미친현실’

“책을펼치는순간,당신이어디에있든바로거기에서다른세계로가는틈새가열리고,그렇게휩쓸려들어간다른세계에서뜻밖에도당신은여러겹으로기묘하게겹쳐보이는낯익은세계들을발견하게될것이다.”

듀나가열어보이는이질적이고환상적인‘다른세계’에서우리는항상현실의문제들과마주치게된다.인터넷채팅을소재로한「A,B,C,D,E&F」에서A와B가만든가상인물들은점차막강한실제성을지니게된다.결국에는자기자신이만들어낸인물끼리커플이되고마는아이러니한상황까지이른다.그속에서실재와가상을구분하는일이중요하지않게된상황과무한한소통을기대하지만쉽게나르시시즘에빠지는사이버공간의실상이떠오르게한다.「죽음과세금」에축조된사회에서도지구의모든인구가‘불사신’이된상황에서공정한살인임무를수행하는불사자들의비밀집단이있다는설정은장르적인상상력을넘어서우리사회가지금당면한노인인구증가에따른정부의부담과과중한세금문제를떠올리지않을수없다.「브로콜리평원의혈투」의배경이되는외계행성도마찬가지이다.군대가기싫어서달아난청수,외계인에게복음을전파하러간선교사역단,탈북인에대한적개심등우리사회의일면을그대로옮겨놓은곳이다.『브로콜리평원의혈투』는장르소설이어떤식으로현실의문제를그려내는지인상적으로예시하는작품이다.

SF적상상력으로빚어낸시스템의세계
가장강력한생태계시스템,링커바이러스

작품에서눈길을끄는또하나의요소는바로‘시스템’이미지다.「호텔」,「소유권」등에서보이는막강한시스템은매트릭스적신경망과편집증적감시체계를넘어자본주의시스템의상징으로볼수있다.또다른작품「브로콜리평원의혈투」와「안개바다」에등장하는링커들의광대하고강력한네트워크역시지배적인시스템이미지를보여준다.하지만브로콜리행성에서의끔찍한혈투가끝난‘다음세대’에서는지난시대의역겨운기억들은모두지워진다.지금의현실을옥죄는강박적인시스템과문제상황들도‘링커바이러스’가구축한거대한생태계의흐름에서바라본다면찰나에불과한것이다.

사회를지배하는시스템이미지들과동시에가장전복적인이미지를함께빚어내는상상력.그런작가의상상력을빌어전혀다른시각으로현실을바라볼수있는재미.그것이듀나의다양한작품들이모두강렬한흡인력을가지는이유일것이다.『브로콜리평원의혈투』에수록된개성넘치는초기작들은그러한듀나의강점이두드러지는작품들로,‘듀나월드’에입문하는독자는물론오랜독자에게도색다른즐거움을안겨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