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흡혈마을 - 네오픽션 ON시리즈 8

조용한 흡혈마을 - 네오픽션 ON시리즈 8

$14.00
Description
130년 동안 외부와 차단된 미지의 섬, 자귀도. 그곳에는 조선 시대의 생활상을 그대로 간직한 흡혈귀들이 살고 있다. ‘흡혈귀의 난’ 이후로 그 어떤 사건 사고도 없이 평화롭던 나날이었다. 그런데 길고 긴 평화가 깨진다. 희주와 이루, 두 인간 남매에 의해서.
『조용한 흡혈마을』은 결코 조용할 날이 없는 흡혈귀들과 인간들의 지독한 현생 탈출기를 그려낸다. 인간이 되고 싶어 약을 개발하고 있는 흡혈귀들과, 아무것도 모른 채로 자귀도에 들어와 은밀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남매. 이들은 서로 으르렁거리기도 하고 협력하기도 하면서 각자의 하나뿐인 소원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드라마 보조작가와 전시기획작가를 지낸 성요셉 작가의 유쾌한 필체가 눈에 띈다. 마치 등장인물들이 눈앞에서 대화하고 행동하는 듯한 생생한 묘사가 때로는 웃음을 짓게 만들고 때로는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낸다. 또한 인물들의 특징이 매우 뚜렷하고 흥미롭다. 어디서든 당당하게 행동하는 듬직한 누나 희주와 철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개구쟁이 남동생 이루, 한없이 다정한 청년 흡혈귀 보윤을 비롯한 흡혈귀 가족들의 이야기가 어느새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줄 것이다.


“왜 인간이 되려고 하는데요?”
인간이 되고 싶은 흡혈귀들과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은 남매의 사정

『조용한 흡혈마을』은 ‘흡혈귀’라는 익숙한 소재로 이야기를 펼쳐간다. 섬사람들은 본래 인간이었으나 ‘흡혈귀의 난’이라는 의문의 사건을 통해 섬 전체가 아비규환이 된 이후,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살아남은 인간들을 뭍으로 올려보내고 남은 흡혈귀들이다. 이들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잠을 잘 때면 박쥐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마저도 언제부턴가는 낮에도 박쥐로 변하는 일이 종종 있어 인간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죽는 이가 허다했다. 그렇게 130년을 살아남은 지금의 섬사람들은 갑자기 박쥐가 되었을 때를 대비해 집집마다 매달릴 수 있는 봉과 박쥐에서 인간으로 변할 때 완충 장치가 되어주는 두꺼운 요를 깔아두고 있었다.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죽기 위해, 인간이 되는 신약 개발은 섬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다.
반면, 희주와 이루 남매에게 ‘인간’이란 지긋지긋한 삶의 굴레나 다름없다. 사고로 소중한 부모님을 잃고 사채업자에게 쫓기며 돈에 시달리던 남매에게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금은보화가 필요했다. 그렇게 찾게 된 자귀도에서, 희주는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보윤에게 묻는다. 왜 인간이 되려 하느냐고.

“우린 인간이 되고 싶었소.”
“왜요? 인간이 뭐라고…… 인간이면서 인간답지 못한 삶을 사는 사람이 수두룩한데.”
“인간으로 태어났고, 인간답게 죽고 싶기 때문이오.”
“영생하면서 평화롭게 살잖아요. 나에게는 생존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인간답게 사는 것인데…….”
-p.162

성요셉 작가는 『조용한 흡혈마을』을 통해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인간을 초월한 존재들이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꾸준히 우리 곁에 있어왔다. 인간의 간을 먹는 구미호나 쑥과 마늘로 민족을 일으킨 ‘단군신화’의 곰, 프랑켄슈타인과 피노키오는 왜 인간이 되고 싶었을까?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이길래 영생의 존재들은 인간이 되고 싶어 하고, 정작 인간은 신의 자리를 탐내는 것일까? 이 아이러니한 질문을 마음에 새기며 흡혈귀들과 남매의 사활을 건 투쟁을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묘미일 것이다.

■ ON 시리즈
오리지널(Original) 네오픽션(Neofiction) 시리즈 ‘ON’에서는 ‘읽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다채로운 소설을 소개합니다.
저자

성요셉

드라마작가가되기위해드라마보조작가와전시기획작가를하며오랜시간습작을했다.드라마·동화·시나리오·웹툰스토리공모전에여러차례당선되었고,드라마삽입곡을작사하는등다양한콘텐츠에도전하고있다.『핼러윈마을에캐럴이울리면』으로2023년비룡소황금도깨비상대상을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
인간이되는신약
자귀도에숨겨진보물
인간VS흡혈귀
귀신의발자국
130년전흡혈귀의난
호러동호회의난입
흡혈귀를죽이는담피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왜인간이되려고하는데요?”
인간이되고싶은흡혈귀들과인간다운삶을살고싶은남매의사정

『조용한흡혈마을』은‘흡혈귀’라는익숙한소재로이야기를펼쳐간다.섬사람들은본래인간이었으나‘흡혈귀의난’이라는의문의사건을통해섬전체가아비규환이된이후,더이상의피해를막기위해살아남은인간들을뭍으로올려보내고남은흡혈귀들이다.이들에게는치명적인약점이있는데,잠을잘때면박쥐로변한다는것이다.그마저도언제부턴가는낮에도박쥐로변하는일이종종있어인간으로돌아오지못하고죽는이가허다했다.그렇게130년을살아남은지금의섬사람들은갑자기박쥐가되었을때를대비해집집마다매달릴수있는봉과박쥐에서인간으로변할때완충장치가되어주는두꺼운요를깔아두고있었다.인간으로태어나인간으로죽기위해,인간이되는신약개발은섬사람들에게꼭필요한과정이다.
반면,희주와이루남매에게‘인간’이란지긋지긋한삶의굴레나다름없다.사고로소중한부모님을잃고사채업자에게쫓기며돈에시달리던남매에게는하늘에서뚝떨어진금은보화가필요했다.그렇게찾게된자귀도에서,희주는인간이되고싶어하는보윤에게묻는다.왜인간이되려하느냐고.

“우린인간이되고싶었소.”
“왜요?인간이뭐라고……인간이면서인간답지못한삶을사는사람이수두룩한데.”
“인간으로태어났고,인간답게죽고싶기때문이오.”
“영생하면서평화롭게살잖아요.나에게는생존위협으로부터벗어나는게인간답게사는것인데…….”
-p.162

성요셉작가는『조용한흡혈마을』을통해‘인간다운삶’이란무엇인지질문한다.인간을초월한존재들이인간이되고싶어하는이야기는꾸준히우리곁에있어왔다.인간의간을먹는구미호나쑥과마늘로민족을일으킨‘단군신화’의곰,프랑켄슈타인과피노키오는왜인간이되고싶었을까?인간다운삶이란무엇이길래영생의존재들은인간이되고싶어하고,정작인간은신의자리를탐내는것일까?이아이러니한질문을마음에새기며흡혈귀들과남매의사활을건투쟁을지켜보는것도또다른묘미일것이다.

-ON시리즈
오리지널(Original)네오픽션(Neofiction)시리즈‘ON’에서는‘읽는즐거움’으로가득한다채로운소설을소개합니다.

-작가의말
인간을초월한존재들이‘인간이되고싶어’안달입니다.구미호는인간100명의비릿한간을꾹참고먹었고곰은마늘과쑥으로민족을일으켰습니다.그만큼인간은매력적인가봅니다.‘왜들인간이되고싶었던걸까?정작인간인나는인간답게살고있는것인가?’이질문을시작으로인간이되고싶은흡혈귀의이야기를쓰게되었습니다.
부디여러분의삶이행복한인생이길소망합니다.

책속에서

작업실은화초도를수놓은병풍부터가구까지전부조선시대에머물러있었다.옥빛한복에상투까지단정하게틀어올린젊은보윤도마찬가지였다.단지몇몇의가전제품만이130년시간의격차를보여줄뿐이었다.
_「프롤로그」중에서

“동물피는이잔이마지막입니다.왜냐!우리몸엔곧인간의피가흐를것이기때문입니다!”
섬사람들은환호의손뼉을치고잔에든피를꿀떡꿀떡삼켰다.입술에묻은붉은피가달빛에비쳐괴이하게빛났다.한참먹고마시며즐기던개똥아비가눈치없이흥을깼다.
“저번처럼병질이생기는건아니겠지?”
칠봉이여유있게돼지피를쭉들이켜고,입가에묻은피를손바닥으로닦으며대꾸했다.
“이번엔확실해요.감이좋아.”
“그러니까더불안하네…….”
개똥아비가찝찝한표정을지었다.
_「인간이되는신약」중에서

“집까지내줬는데그냥나가라고하면이상하게생각할거야.”
개똥아비가송곳니를씩드러내며코웃음을쳤다.
“그럼뭐,우린흡혈귀다하고겁줘?신문에날일이지.”
“괜히억지로쫓아냈다가탈이라도나면조선이시끄러워질게뻔해요.”
황대감은눈을지그시감은채하인들이하는말을가만히듣고있었다.모두일리있는말이었다.하지만방도가딱히떠오르지않았다.마을어른으로서,양반으로서참으로무기력하고한심하기짝이없었다.
갑자기칠봉아비가손으로허벅지를탁내리쳤다.
“스스로나가게만듭시다.”
그말에솔깃해진황대감이칠봉아비를향해몸을돌렸다.
“방책이있는가?”
모두의시선이칠봉아비에게모여들었다.칠봉아비가비장한표정으로말했다.
“요즘애들이절대못하는게있죠.개고생.”
_「인간VS흡혈귀」중에서

“이섬규칙을알려드리겠소.첫째,피를흘리면빨리지혈할것.둘째,흘린피는바로깨끗하게닦고닦아낸것은가져갈것.셋째,밤에는돌아다니지말것.”
동호인들중누군가의입에서피식웃음소리가새어나오자전염되듯이여기저기서발쪽발쪽작게웃음을터뜨렸다.이들의건방진태도가못마땅한칠봉아비가성내듯소리쳤다.
“다들알아들으셨소?”
동호인들은네,하며크게합창했다.드라큘라코스프레를한젊은남자가손을번쩍들었다.
“질문있는데요.”
“뭐요?”
“흡혈귀도똥오줌싸나요?여기화장실이없던데?”
칠봉아비가입술을꽉물었다.황대감은눈을질끈감았다뜨고발길을무겁게돌렸다.
“똥싼것도싸가지고가쇼!별…….”
_「호러동호회의난입」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