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사생활 - 네오픽션 ON시리즈 23

제국의 사생활 - 네오픽션 ON시리즈 23

$16.80
Description
대한민국 족벌 기업의 추악한 민낯과 욕망,
몰락의 과정을 해부하듯 들여다보는 ‘한국형 기업 이야기’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면을 꾸준하게 비춰온 사회파 소설가 주원규의 신작이 ON시리즈 스물세 번째 이야기로 출간됐다. 『열외인종 잔혹사』 『서초동 리그』 『반인간선언』 『특별관리대상자』 『메이드 인 강남』 『크리스마스 캐럴』 등 한국 사회의 일그러진 얼굴을 첨예하게 조명해온 작가의 눈이 이번엔 ‘기업’을 향했다. 기업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삼 남매의 암투를 비추며, 돈과 명예와 인격과 권력이 서로를 타격하고 스스로를 파괴하는 장면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기업과 조직, 핏줄과 가족의 이야기지만 그것들을 이루는 인간 낱낱의 이야기이자 인간 본성 자체의 이야기기도 하다. 가장 선명한 어두움을 다루는, 문제적 사회를 가장 오락적으로 그릴 줄 아는 작가의 밀도 있는 시선을 따라가보자.

저자

주원규

저자:주원규

2009년한겨레문학상을수상하며본격적인글쓰기를시작했다.장편소설『열외인종잔혹사』『벗은몸』『서초동리그』『나를모르는사람들에게』『특별관리대상자』『반인간선언』『메이드인강남』『나쁜하나님』『크리스마스캐럴』『기억의문』『너머의세상』『광신자들』,청소년소설『아지트』『주유천하탐정기』,에세이『황홀하거나불량하거나』,평론집『성역과바벨』등을펴냈고,『원전에가장가까운탈무드』를번역했다.2017년tvN드라마〈아르곤〉극본을집필했고,『반인간선언』이2019년OCN드라마〈모두의거짓말〉로방영됐으며,『크리스마스캐럴』이2022년동명의영화로상영된바있다.2024년하반기디즈니+에서방영될드라마〈강남비-사이드〉극본을집필했다.월급사실주의동인으로활동중이다.

목차


파국의시작
폭풍전야
악연과필연사이
균열의시작
정의의가면
생존원칙
협박그리고거래
삼남매이야기
제국의사생활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한순간저문제왕의시대,
새로운권자를향한형형한눈빛들

소설은,거대한회의테이블이놓인대기업의한회의실에서시작한다.삼호그룹의회장장대혁이임원진들의시선을한몸에받고있다.그의손에는이그룹의시작,구두가들려있다.장대혁은구두수선공에서시작해‘삼호제화’라는기업을건설하고,그것을필두로금융과건설,엔터테인먼트로까지사업을확장해그룹사를일군‘삼호그룹’의살아있는역사다.수십년간그의제왕의위치는굳건하디굳건했다.그날,그사건이있기전까지는.

별안간회의테이블위에구두를던져올린장대혁은실실웃음을흘리며헛소리를늘어놓기시잭했고,급기야테이블위로올라섰다.그리고누가말릴새도없이입고있던옷을모조리벗어던지고말았다.

이충격적인사태로삼호그룹일가는난리가났고,이상황이언론에노출되지않도록용을쓰는사이장대혁회장은치매판정을받는다.80세노인이치매에걸렸다는게뭐그리놀랄일이냐고하는이도있겠지만,인생역전의판을짜고자신이건설한제국에서한치의빈틈도없이왕위의권력을누려온그에게있어‘당신도연약한노인에지나지않는다’는판정은모두를충격에빠지게했다.

하지만제왕의빈자리를바라보는삼호그룹일가의눈가엔슬픔보다욕망이가득차보인다.

한핏줄이란이유로남매가된,
저마다다른곳을보고있는세인물

장대혁회장에게는세명의자녀가있다.대학교경제학교수자리에있는첫째장명진,삼호그룹본사기획본부장인둘째장명은,삼호그룹의계열사삼호엔터테인먼트대표인셋째장명우.

장명진은애초부터기업의일에는관심이없었다.아버지장대혁이본인의결핍을채우기위한수단처럼자신을다뤄온세월때문에그는일찌감치학자의길을걷기로했다.교수라는직업을비하하는막말을아버지로부터늘상들으면서도장명진은한번도후회한적이없다.치열한기업인으로는살수없는인간이라고스스로를평가해왔다.

장명은은엘리트코스를밟아어느것하나완벽하지않은것이없는기업의실세다.능력과욕망이비례하는아름다운균형을갖춘기업인이자합리적이고상식적인사고를할줄아는대내외좋은평가를받는재벌가자녀다.그녀의인생에있어흠이라면,유명인이기에가십이되고마는이혼을했다는것뿐이랄까.
장명우는이집안의이단아다.모든것이제멋대로고무엇이든거침없이하는,아버지의후광을있는힘껏누리는데일가견이있는인물이다.좋게말하면자유로운영혼,나쁘게말하면망나니.별명답게신문의연예면과사회면을골고루장식한적이있다.
이들의유일한공통점은아버지,가장큰차이점은어머니다.재벌가의배다른형제에게우애란기대하기어려운건일종의국룰인듯하다.

본격적으로펼쳐지는권력쟁탈전
피보다짙은욕망으로채워진게임판

장대혁의빈자리를가장먼저차지하겠다고나선이는서열상1순위인장남도,암암리에후계자로점쳐지는장녀도아닌막내장명우였다.어느것으로보나대기업을이끌수장의자리엔어울리지않아보이는그지만,묘하게도수완이좋다.그간접대해온실력으로주주들을매수하고,장대혁의(공식적)네번째부인오성은까지구워삶아자기편으로만들었다.그러자장명은은기업이위태로워지는꼴을볼수없다며,차기대표자리에오르기위한준비를시작한다.우습게치워버릴수있으리라예상한장명우의활약이거세지자장명진에게까지도움을구하며고군분투하던장명은은급기야이혼한전남편까지찾아가협조를요청한다.그런데장명은의전남편김예훈의눈빛이예사롭지않다.장명은의위기를십분이용하고자하는욕구를숨기지않는다.장명은역시이를느끼지만금융감독원이라는배경을등에지고있는김예훈을뿌리칠수없다.

어느덧진흙탕이되어버린후계구도판에마지막으로올라탄이는,이곳에가장어울리지않아보이던장명진이다.체면의알을깨고욕망으로덩어리진속내를숨기지않기로한그가한자리를차지하자그야말로다채로운야욕으로가득한룰렛판이완성된다.

과연,이왕좌의게임에서이기고왕관을차지할이는누구일까?

작가의말

『제국의사생활』은한국사회에서기업집단이가진가치가여전히몇몇결정권자에의해좌우되는,마치농락과같은현실을역설적으로풍자한한폭의크로키같은소설입니다.소설의제목에서‘제국’은창업주들이기업을국민과사회의공공자산으로생각하지않고권력강화의수단으로본다는점을상징하고,‘사생활’은권력을사유화한이들의행태가최소한의공공성을잃어버린채사적이익을위해남발하는점을꼬집고자하는의미가담겨있습니다.

추천사

긴급이사회가열리는일주일간의이야기를농도짙고숨가쁘게묘사했다.놀라운흡입력과완벽한개연성,생생한캐릭터들의향연이눈앞에펼쳐진다.족벌기업의승계과정속에서드러난인간의민낯과뒤틀린욕망은한편의드라마를보듯몰입감을느끼게한다.재벌의경영권분쟁이라는딱딱한소재를이해관계에따라돌변하는인간본성의흥미진진한원초적이야기로발전시킨작가의스토리텔링능력에경의를표한다.아울러‘모든것은거대한테이블위에올려진비둘기색구두에서시작되었다’로표현된프롤로그는가히압도적이라,그의강렬한문학적상상력을감히영상화하고싶다는욕망에휩싸였다.
-송현욱(PD,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