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뱁, 잉글리시, 트랩 - 네오픽션 ON시리즈 25

붐뱁, 잉글리시, 트랩 - 네오픽션 ON시리즈 25

$18.00
Description
한국에서 태어나 ‘한글’을 배우는 동시에 ‘영어’도 능통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유치원과 영어학원을 다니는 것도 모자라 청소년이 되어서는 주요 교과목인 영어 점수를 높이려 고군분투한다. 이 악착같은 경쟁의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에서 살아남으려면 타국의 모국어를 자국의 것처럼 말하고 들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의무교육이 끝나고 사회에 나가도 영어 점수와 등급이 ‘나’의 가치를 판단하고 가능성을 결정한다.
때로 불편한 진실은 그 모습 그대로 마주하기보다 우회적으로 포착할 때 더 효과적이다. 김준녕 작가는 한국의 영어 우월주의를 적나라하고 가감 없이 보여줌으로써 이 사회의 현주소를 형상화한다. 만국 공통어인 ‘영어’의 중요성을 괄시하는 바는 아니나, 한국인이라면 분명히 직시하고 되돌아봐야 할 문제임은 분명하다. 통쾌하고 신랄한 이야기만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그 이상의 통쾌하고 발랄한 서사 구성과 캐릭터를 통해 ‘영어가 필요한 이유’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넘어 ‘우리 삶을 이끄는 가치’를 고민하게 할 소설이다.

저자

김준녕

저자:김준녕
제5회한국과학문학상장편부문대상을수상했다.장편소설『막너머에신이있다면』『별보다도빛나는』『빛의구역』,소설집『0번버스는2번지구로향한다』,에세이『사랑에관해쓰지못한날』등을펴냈다.

목차

1장붐뱁Boombap
잉글리시,잉글리시,잉글리시
울트라화이트티스

2장잉글리시English
오컬트스테이
런치
클라스
스파이
파이트
파티
베이커리숍
일라이
폴리스스테이션

3장트랩Trap
아이리버

카지노
포커페이스
머니
웨스턴스파게티
DPR코리아
옥토퍼스
주체아이디어
프리즌브레이크
오디세이
코리아,코리아,코리아

후일담

작가의말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영어를배우러한국의영어마을로
유학을떠난‘놈’들의사무친광기가폭발했다!

Boombap
영어천재를노리는한국인들의리드미컬한모험
22년째영어공부에매진했으나제자리걸음인‘라이언’에게팸플릿하나가던져졌다.“P시영어마을성인반모집”이라적힌팸플릿을보자마자그에게돌아온대답은권유가아닌엄마의협박,“Lion,Please”뿐이다.일사천리로짐을싼그의앞에승합차한대가정차하더니하이틴영화에서나볼법한외국인‘릴리’가내려걸어왔다.부모님의눈물을머금은얼굴과울음을삼키는목소리도찰나에지나지않았다.그들은기다렸다는듯‘라이언’을보냈고,결국그는승합차에탑승한다.그런데승합차에타있는구성원들이어딘가심상치않다.일본애니메이션을좋아할듯한백인남자와온몸에문신이그려진남자,잔뜩울상을짓고창밖을내다보는어린아이였다.무언가단단히잘못되었음을직감한‘라이언’이곧장차에서내리려는순간,싸늘한표정의‘릴리’가차갑게식은목소리로말했다.“뭘봐?가서앉아.”
두얼굴의‘릴리’는서로자기소개를하라시키며“OnlyEnglish!(오직영어로)”“Fullsentence(완벽한문장)”을조건으로건다.별수없이좌우를살핀‘라이언’은백인남자를바라봤다.그러나이게무슨일인가!벽안에금발인‘보타’의입에서튀어나온건한의정서가가득담긴,구수한한국말이었다.이어서문신이몸을뒤덮은‘준’의별명을들은‘라이언’은충격에입을다물지못한다.일명‘LA예절주입기’,LA출신갱스터이나영어는결코쓰지않는다것이다.게다가영어마을에도착하자마자눈에띈외국인두명에또다시시선을빼앗긴‘라이언’은K-POP을좋아해한국어와영어를동시에배우러왔다는중국인‘샤오’,일본인‘시게루’와한팀이되고망연자실한다.영어를배우러한국의영어마을로유학까지왔는데,도대체이게무슨조합이란말인가!

English
오싹하고기괴한히피해피hippiehappy영어마을
영어마을에도착한성인들앞에나타난사람은외국인도,원어민교사도,가이드도아니었다.정년퇴직을앞둔국사선생님같은중년남성이었다.자신을‘선생’이라소개한그는학생들에게계약서를건넸다.한마디로이곳에들어올땐쉬었으나나갈땐그럴수없다는내용이었다.그때선생에게반발하던‘샤오’가말을끝맺기도전에바닥에쓰러진다.이어서빛보다빠르게허공을가른선생의단소를보고그자리는아비규환이된다.더할말이있으면해보라는선생에게‘라이언’은용기를내손을든다.그리고말하길,“Wehavetherighttoleavehere(우리에겐여길떠날권리가있어요).”‘샤오’처럼단소에두들겨맞을각오를했던‘라이언’에게선생은뜻밖에도다정한미소를짓는다.하지만돌아온대답,“Nope(안돼).”‘라이언’은잔뜩겁에질린학생들과의기양양한선생을죽둘러보고서나지막이읊조렸다.“Fuckyou(엿먹어).”
영어실력을비약적으로향상시켜준다는영어마을의커리큘럼은이러했다.‘Popsongs과Dancing으로귀뚫기’‘보상과함께암기쏙쏙영단어Quiz’‘외국인선생과함께하는Roleplay’.대충들어도과연성인을위한수업이맞는지의심될이수업들은알면알수록기이하다.우드스톡페스티벌을연상케하는팝송의향연속에서피어오른의문이연기에취하는가하면,과제를해내려피자를사먹었다가경찰에체포되었을뿐아니라어린이반과의퀴즈대결에서연이은패배로현실의쓴맛을겪는다.영어를,그것도완벽한문장을말하지못하면밥조차먹을수없는이곳에서,‘라이언’일행은자유를억압하는선생과원어민교사들에맞선대격돌을신청한다.

Trap
영어마을의히든미션,스파이
이쯤에서우리는‘라이언’일행이왜영어마을에왔는지떠올려볼필요가있다.‘라이언’의가족은집에서도영어로만대화하며영어실력을키우는데열심이었다.‘라이언’의엄마는과거모든과목에서만점을받았으나영어는낙제점이었고,그로인해한국사회에서성공을쟁취하지못했다.모든말을“Fuckyou”로대신하는아빠역시‘라이언’의학원비에모든돈을쏟았으나,폰지사기라불려도무방할정도로거두어들인성과가통장에찍힌‘0’과다름없었다.그러니사실‘라이언’에겐부모님의강요가없었더라도,영어마을에가지않을이유가없는것이다.한국에서살아남으려면한국어보다영어를잘해야만하므로.
백인같은외모에늘외국인으로오해받던‘보타’는평생을어디에도속하지못한채살아왔다.“이문세의노래를부르고목욕탕에서발가벗고몸을부대껴도”타인에게는이방인일뿐이었다.LA갱스터출신인‘준’은자신을키워준파파의말에숨겨진의미를찾기위해그리고그를험난한삶에내던진누군가를찾기위해왔다.마찬가지로단순히영어를배우고싶다는‘샤오’와‘시게루’에게도말못할저마다의사연이존재한다.소설에서펼쳐지는살아남기위해‘영어’를배워야만하는토종한국인들과영어권이아닌타국까지온외국인들의서사는이제껏우리가목도해온현실을언어로재연했다.물론,영어마을에있어야만하는,영어마을성인반을만든‘교장’에게도사연은있다.영어마을에서자꾸만사고를치는‘라이언’일행에게교장은퇴소대신한가지제안을한다.바로영어마을에숨어든‘스파이’를찾는것.카지노에서마피아와총격전을벌이고북한에체류되어김일성전기를외우게된이들의결말이궁금하다면주저하지말고이책을펼치길바란다.웰컴투잉글리시타운!

『한국이싫어서』이사회를『표백』한장강명추천!

“이런미친내용을누가믿어줄까?
만약이모든것이소설이라면,작가의머리가이상한것이분명했다.”(315쪽)

붐!그러나작가김준녕은미치지않았다.미친사람은자신이미쳤다는생각을하지도않고이런문장을쓰지도않는다.그렇다면작가가미치지도않았는데소설은어떻게이런미친내용이될수있었을까?작가의뛰어난감각도한몫했겠지만,그가사는세상이그에게광기의재료를많이퍼다줬기때문이라고본다.어쩌면남들은그냥넘기는일상의광기를예민하게알아차리는것이그의감각인지도모르겠다.잘닦인,뒤틀린거울같은작가다.이츠어트랩.
―장강명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