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 구경남 - 네오픽션 ON시리즈 28

18번 구경남 - 네오픽션 ON시리즈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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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과거에 불시착한 불운의 투수 18번 구경남과
짧은 영광을 뒤로하고 사라진 비운의 슈퍼스타즈의 조우!
김성근 감독의 좌우명인 ‘일구이무’는 “화살이 하나만 있을 뿐 두 번째 화살은 없다”는 뜻의 ‘일시이무一矢二無’에서 비롯되었다. 플레이트에 올라 공을 던지는 순간까지, 투수는 손에 들린 공에 사활을 건다. 다음을 기약하며 던지는 공은 투수가 모든 에너지를 쏟지 않았음을 곧장 알아차린다. 그렇게 투수는 떠나간 공을 원망할 수도, 원망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투수는 공을 던진 뒤 바로 다음 투구 종류를 정해야 한다. 우리가 익히 아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의 말처럼, 극적인 순간은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순리는 스포츠를 떠나 우리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승리를 거두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동시에 위기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 번의 실패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나간 일에 미련을 갖기보다 다가올 미래 그리고 언제 마주할지 모르는 절호의 기회를 위해, 우리는 스스로를 단단히 다듬어야 한다. 하지만 실패를 생각하지 말되 실패를 염두에 두라는 것이 얼마나 모순적인가. 채강D 작가는 어느 날 1982년 과거에서 눈을 뜬 불운의 투수 ‘구경남’과 함께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야구’로 독자에게 철학적 사유를 남긴다.

저자

채강D

저자:채강D
언제부터인지모르겠지만정신을차리고보니야구팬이되어있었다.영화과에서논문대신시나리오를써서졸업했고,현재는야구로밥벌이를하는현직야구인이다.야구를소재로한다양한장르의이야기를쓰고있다.
2021년코믹야구옴니버스소설『무진시야구장사람들』을펴냈고,2023년SF앤솔러지『매니페스토』에참여했다.

목차


0-1.프롤로그
0-2.어쩌다,이런마운드
0-3.1982년프로야구
1-3.강한자들전성시대
2-3.9월18일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과거에불시착한불운의투수18번구경남과
짧은영광을뒤로하고사라진비운의슈퍼스타즈의조우!

“일구이무一球二無.
공하나에최선을다할뿐다음은없다.”
―김성근감독좌우명

김성근감독의좌우명인‘일구이무’는“화살이하나만있을뿐두번째화살은없다”는뜻의‘일시이무一矢二無’에서비롯되었다.플레이트에올라공을던지는순간까지,투수는손에들린공에사활을건다.다음을기약하며던지는공은투수가모든에너지를쏟지않았음을곧장알아차린다.그렇게투수는떠나간공을원망할수도,원망해서도안된다.그러나역설적이게도투수는공을던진뒤바로다음투구종류를정해야한다.우리가익히아는“끝날때까지끝난것이아니다”라는요기베라의말처럼,극적인순간은예고없이찾아오기때문이다.
이러한순리는스포츠를떠나우리삶에서도마찬가지다.승리를거두기위해매순간최선을다해야하지만,동시에위기가도사리고있음을알아야한다.한번의실패에무너져서는안된다는것이다.지나간일에미련을갖기보다다가올미래그리고언제마주할지모르는절호의기회를위해,우리는스스로를단단히다듬어야한다.하지만실패를생각하지말되실패를염두에두라는것이얼마나모순적인가.채강D작가는어느날1982년과거에서눈을뜬불운의투수‘구경남’과함께잠시도긴장을놓을수없는‘야구’로독자에게철학적사유를남긴다.

‘떨어지는낙엽이가을바람을원망하지않듯’,
“야구선수는떠나간공을원망하지않는다.”

투수‘구경남’은이제3년차인‘애송이’타자를노려보며왼발을차올렸다.그리고일부러타자의머리쪽으로바짝붙인공을던졌다.공은타자머리를강타할것처럼빠르게날아갔고,깜짝놀란타자는뒤로벌러덩넘어졌다.구경남은아랑곳하지않았다.‘뭘봐,쌤통이다.’다음에는글러브로입을가린채오른손에미리발라놓은침을공에문질렀다.침이나바셀린같은점성있는액체가묻은공은움직임이커져서스핏볼이되기때문이다.스핏볼은현대야구에선금지된부정투구가되었으나,‘구경남’은또이렇게생각했다.‘여기는프로의세계,어떻게해서든이기는게중요하다.’스포츠맨십이라고는전혀찾아볼수없는‘구경남’은걸핏하면벤치클리어링을일으키고몸쪽이나바깥쪽공을던져타자를당황시키기일쑤였다.
‘구경남’은어쩌다이렇게되었을까.‘구경남’은고등학생시절부터일찍이주목을받는유망주였으며,데뷔하자마자바로10승을기록하기까지했다.빠르게선발투수가되며퀄리티스타트도여러번기록했다.그의화려한전성기가막을내린건팔꿈치부상때문이었다.수술을했으나구속과회선수가급격히줄었다.한번떨어진속구의구위는되찾을수없었고,변화구의비중도높였으나공의위력은날이갈수록떨어졌다.무엇보다동료선수들과팬들의실망어린눈빛,그패배감을견딜수없었다.‘구경남’은승부조작에연루되었다는루머에휩싸이고사건사고에휘말려결국그라운드에서쫓겨나고팀에서도방출되었다.‘구경남’은생각했다.이로써야구인생이끝났으며다시는그라운드에설수없을거라고.

“드디어올랐다.그라운드에서가장높은곳.
그라운드의무덤이라고불리는,바로1982년마운드에.”

‘구경남’은위기를기회로바꾸고자메이저리그에도전하려시애틀로향한다.하지만테스트는어이없을정도로허무하게끝났다.갓대학을졸업한듯한‘애송이’담당자는‘구경남’이던지는공몇개를대충보고테스트를끝내버렸다.열시간남짓날아간이국땅에서몇분만에유일한희망마저좌절된것이다.시애틀의어느뒷골목에서술에진탕취한‘구경남’은설상가상으로폭행까지당한다.그때,누군가‘구경남’에게다가와말했다.‘구경남’의우승반지를자신에게주면꿈이이루어질것이라고말이다.거듭된낙담에지친‘구경남’은더는의미가없어진우승반지를정체모를남자에게건넸다.그리고다음날,‘구경남’은한국에서눈을떴다.그것도1982년,한국프로야구의서막을연슈퍼스타즈구단앞에서.
슈퍼스타즈의운명은너무나잘알려져있다.‘비운의구단’,‘만년꼴찌’,‘슈퍼스타없는슈퍼스타즈’같은수식이따라붙어비웃음을샀던구단이다.물론,‘구경남’이입단하기전까지는.1982년한국에불시착한‘구경남’은슈퍼스타즈코치의제안에공을던졌다.당시에는개념조차없었던투구폼과투구종류를선보이며‘구경남’을무시했던선수들의이목을단숨에사로잡았다.구단주로부터입단제안을받은‘구경남’은자신이과거에서눈을떴다는사실을믿기도전에들이닥친슈퍼스타즈의입단을고민했다.그러나당장집도없고아는사람도없는1982년에서‘구경남’이믿을데라곤평생을함께해온야구장뿐이었다.결국‘구경남’은슈퍼스타즈의투수가되고,그라운드의무덤이라고불리는1982년마운드에올랐다.두번다시찾아오지않을,어쩌면마지막기회를잡기위해서.

“한국프로야구의역사가나로인해바뀌고있다.
부진했던슈퍼스타즈의부활이그증거다.”

안타깝게도‘구경남’은잊고있었다.위기역시갑작스레찾아온다는것을.믿었던감독이승부조작을명령했다.‘구경남’은이전에도승부조작제안을받았었고루머에휘말려오랫동안누명을써야했다.하지만1982년에서도반복되는승부조작과‘구경남’이아니더라도이미누군가승부조작을하고있다는말은그를혼란스럽게만들었다.과거에도현재도미래에도,정정당당한스포츠정신을침범하는은밀한거래는계속될것이었다.‘구경남’은생각했다.더는같은실수를반복하지않겠다고.‘구경남’은승부조작을둘러싼사건에맞서며또다시동료들의따가운눈초리를받고경기를하는와중에도눈앞의포수를의심해야했다.그리고한국최초로노히트노런을코앞에둔9월18일,‘구경남’은시애틀에서우승반지를가져간남자를목격한다.‘구경남’은마지막이닝에서발을차올리며공을잡은손가락에힘을줬다.그리고‘그날가장빠른공’을던진‘구경남’은자리에서정신을잃고죽은듯쓰러졌다.과연,구경남의마지막공은슈퍼스타즈의역사를어떻게바꾸었을까.
“슈퍼맨”이라하면사람들은세상을구하는히어로를떠올릴것이다.그러나‘구경남’은야구방망이를든다른히어로를떠올렸다.‘구경남’에겐인생에다시없을찬란한추억을선물해준영웅이므로.『18번구경남』에는전설의투수‘박철순’을포함한여러야구영웅들이등장한다.실제1982년에는세계야구선수권대회로인해몇몇선수들이프로리그를뛰지않았으나,소설에서는그들이한팀으로그리고라이벌로등장해극적인경기를펼친다.우리는이미1982년의역사와슈퍼스타즈의결말을알고있지만,채강D작가의소설에서뒤집힌역사를목격할수있다.한그라운드에모인야구레전드들이펼치는박진감넘치는현장속으로독자들을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