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 셰프 - 네온사인 10

유니버설 셰프 - 네온사인 10

$15.80
Description
“우주가 어두운 이유는
도처에 죽음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상만으로도 입맛이 돋아나는 ‘우주’ 음식과 우리네 ‘이야기’로 우주 곳곳을 탐험시켜줄 서윤빈 작가의 『유니버설 셰프』가 〈네온사인〉의 열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인 ‘오멜레토 컴보’는 우주 심야 식당을 운영한다. 어느 날 아무런 예고도 없이 떠나버린 ‘아내’를 찾는 ‘컴보’는 자신과 똑같이 결핌을 겪고, 언제 닥칠지 모를 우주의 위협에 몸을 사리고, 행성과 행성을 떠돌며 온기를 잃어가는 손님들에게 가장 따뜻한 맞춤 요리를 내어준다. 그 요리는 손님들의 하루를, 어쩌면 삶 자체를 달콤하게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과연, ‘컴보’를 찾아온 손님들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을가? 그리고 ‘컴보’는 실종된 ‘아내’를 찾을 수 있을까?

저자

서윤빈

저자:서윤빈
「루나」로제5회한국과학문학상중단편부문대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영원한저녁의연인들』,소설집『파도가닿는미래』『날개절제술』을펴냈다.

목차


오멜레토컴보의노트:
다이어트를하기에는너무달콤한

초무침
한니발버섯
코그
차가운알리오에올리오와베이크드번토마토
베텔게우스초콜릿
델피움

오멜레토컴보의노트:
우주에서아름답게먹기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제5회한국과학문학상대상작가서윤빈장편소설
따뜻한음식과감동적인서사가어우러져
공허한우주에한줄기빛을쏘아올리는이야기!

광활한우주에점점이빛나는여러이야기와
별들사이에떠오른환상적인우주음식들의만남

주의
두음식의조합은독성물질을생성합니다.그래도만드시겠습니까?
재료
정말로만드시겠습니까?
요리법
살인자자식.

찬란한별들이수놓인우주에는그만큼무수한이야기가부유하고있다.지구시대를지나우주시대가도래한세상에서,행성과행성을오가는이들의이야기를그러모으는사람이있다.요리비평가이자요리사인,이소설의주인공‘오멜레토컴보’다.‘컴보’의우주선은우주를항해하며장場이서는날마다특정행성에우주선을착륙시키고문을개방한다.화려한네온사인이빛나고손님들로북적이는수많은우주선들틈에서‘컴보’의우주선은허름하기짝이없고소박하기그지없지만,그의우주선에서풍기는고소하고달짝지근한냄새가손님들의발걸음을단번에잡아끈다.

‘아지즈샤리’도그렇게이끌려‘오멜레토컴보’의우주선에발을디뎠다.이미두차례나술집에들러취기가오를대로오른‘아지즈’에게‘컴보’는주문하겠느냐고묻는다.고향별을떠나온지오랜시간이지났음에도늘이방인취급을받던‘아지즈’는자신에게친절한‘컴보’의태도에한번,메뉴판에덩그러니적힌유일한메뉴에또한번놀란다.메뉴이름이……‘아무거나’였기때문이다.이얼마나무심하면서도자극적이란말인가.재료만있으면손님이원하는요리는무엇이든만들어주고추억의음식을복원도해준다는‘아무거나’의가격은10T(저렴한칵테일한두잔값)였다.방랑자가많은“우주에서는비싼건위험하지만싼건더위험하다.”위협을느끼고급히우주선을벗어나려던‘아지즈’는‘컴보’의제안을듣고우뚝멈춰섰다.메뉴가저렴한대신‘조건’이있는데,그조건이란음식과얽힌손님의‘사연’을들려줘야한다는것이었다.번거롭고수고스러운대접의조건이이야기를들려주는거라니.‘아지즈’는더의문스러웠다.

‘오멜레토컴보’는이처럼손님들에게은밀한조건을내걸었다.말한마디로한노인의삶을파멸시킨‘루카나이트’에게,죽음을나누는다이버들과의삶을마무리하고술한잔하는것으로모험을즐기는‘퍼트리샤시머’에게,음식물쓰레기를먹어여자친구에게매번이별통보를당하는‘에스칼포르스카푸스’에게.그리고그들이주문한음식레시피를노트에적었다.자,여기까지는여느심야식당의훈훈한이야기같다.그러나‘컴보’의레시피를들여다보면‘아무거나’속에감춰진진짜비밀을알수있으리라.어쩌면한명은이미알고있을지도모른다.‘컴보’의음식을먹은‘퍼트리샤’는그가음식에의도적으로수면제를탔다는사실을깨달았으니까.지훈’은한때제상사였던‘컴보’의냉동창고로가식재료들에스캐너침을찔러넣었다.시간이흘러도자신을어리게만보는‘컴보’의거만한표정에의기소침해진‘지훈’은이상이없다는걸알면서도수차례식재료들을꺼내보았다.그런데일곱번째로스캐너침을꽂은순간,삑하는소리와함께빨간경고등이켜졌다.

사라진아내를찾아항해하는요리사와
잃어버린추억을찾아방랑하는손님들의만남

“사랑했던이를위해죽음을택한다니.”
“‘사랑했던’이아니라‘사랑하는’일세.”
“아직늦지않았네.”
“늦지않았기에이렇게하는거야.
자네가아는지모르겠지만그게요리라네.”

우주선에홀로남은‘오멜레토컴보’는‘지훈’을떠나보낸뒤‘펜피’라는동료에게전화를걸었다.그리고이제는때가되었음을,자신이설정한‘타임리미트’에가까워졌음을알렸다.‘펜’은되돌릴수없는결정이라며‘컴보’를말렸으나,‘컴보’는단호했다.이순간을위해끝없는우주를해항해왔으므로.그되돌릴수없는결정이란‘죽음’이었다.‘컴보’가지금껏손님들의이야기를수집하며우주를항해한이유는단하나,어느날갑자기사라진아내를찾기위해서였다.서로의인생에있어“긴정찬의마지막을장식하는디저트”가되기로약속했던‘컴보’와‘자비라군’의결혼생활은갑자기들이닥친사건으로순식간에망가졌다.‘컴보’는‘자비’가떠나기직전남긴말을되뇌었다.“죽은생물의몸을먹는게즐거워?”‘자비’는어째서,그런의문을남기고홀연히가버린걸까.

‘오멜레토컴보’는무작정행성들을돌아다니기보다,저마다의행성에서온손님들의이야기에서아내에대한단서를찾기로했다.실제로손님들의사연에서‘자비라군’의흔적을발견했다.‘컴보’가기억하던‘자비’의모습과정반대의소식뿐이라는게문제였지만.전직군인이었던‘자비’는누군가의아내로서의흔적을모조리지우고무한한심연에가라앉기를선택했다가,정처없이떠돌아다니기를선택하는등좀체종잡을수가없었다.주방에서맛있는음식을만들어주던‘컴보’를그누구보다사랑스럽게바라봤던‘자비’를떠올리며,‘컴보’는결심했다.자신이찾아낼수없다면,‘자비’가찾아오게만들겠다고말이다.

마침내‘오멜레토컴보’와‘펜피’의앞에최후의만찬이놓였다.둘이받은음식은의심할것없이별미임이틀림없었으나,‘컴보’의음식에는독이들어있었다.‘컴보’와‘펜’이마지막건배를나누고삼십분뒤,‘컴보’는의식을잃고쓰러졌다.‘펜’은‘컴보’를관에옮기고그의머리에전극을붙였다.“어때,들리나?”‘펜’의물음에‘컴보’의생각을읽은컴퓨터음성이대신답했다.“어어,그래.잘들리는군.”미룸장례를택한‘컴보’는장례식이끝나고우주로쏘아올려질무렵완전히숨이끊길것이다.과연,‘자비라군’은장례식에올것인가?그리고‘컴보’는수명을다한별처럼존재를감추려는‘아내’의이야기를들을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