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 리리 LeeLee - 현북스 청소년소설 16

1998, 리리 LeeLee - 현북스 청소년소설 16

$15.00
저자

최정이

첫단편〈거짓말포인트가적립됐습니다〉가mbc창작동화대상공모전에당선돼《덩어리선생님》에실리며작가로첫발을내디뎠습니다.옛이야기를연구하는모임인‘아해와이야기꾼’에서《옛날옛날에산성따라굽이굽이》,《옛날옛날에문따라들락날락》,《어린이가닮고싶은조선의고집쟁이들》을함께썼습니다.쓴책으로《옛날옛날에다리따라흘러흘러》가있습니다.

목차

1. 이상한사진
2. 구제불능
3. 네가,나니?
4. 배변봉투
5. 손
6. 술래
7. 과거로가는규칙
8. 노터치!
9. 전재산
10. 두고온가방
11. 생일저금통
12. 사라진기사
13. 선택
14. 바꿔치기
15. 완벽한생존가방

출판사 서평

1988년올림픽을막치른서울에서미국으로크리스마스선물처럼입양된리리

1998년미국올드타운에사는리리,해외입양을쉽고편하게하기위해특별히개조된‘입양비행기’를타고10년전미국에왔다.한국에대해서는‘언젠가수업시간에’본사진정도의느낌,‘다큐멘터리잡지에서본듯한이국적인느낌’이전부다.다른사람이‘일본인이나중국인으로’생각해도‘굳이한국에서왔다고밝히지않’는다.생물학적엄마에대해서도‘출산인‘이라는정도의생각뿐특별히관심이없다.

입양아로미국에서사는일은쉽지않다.

까마귀머리를가진누런둥이,배변봉투라고놀림받고,집에서는치워야할쓰레기취급을당한다.다시파양될지도모르는위기상황이라,느닷없이혼자가될경우에대비해서생존가방을준비해두고있다.쓰레기더미에서우연히발견한사진을통해자기가입양되었던1988년서울로가게된다.

자신의입양을막아서지난10년동안의불행과현재의어려움에서벗어나야한다.

리리는과거로돌아가자기가입양된사정을이해하게된다.리리는입양을막으면힘들었던10년을겪지않을수있을거라고,쓰레기취급을당하지않을수있을거라고생각한다.
하지만리리가과거를바꾸고현재를바꾸는데성공하는가싶은순간,일이그렇게쉽게흘러가는건아니라는걸알게되는데??.

우리나라의해외입양은6?25전쟁을기점으로시작되어1978년1979년에정점에달하고미국에입양아를많이보내는5대국가중가장부유한나라(2003년기준)일정도였습니다.리리가살고있는현재1998년은해외입양아들의모국방문이처음으로기획된해이고리리가입양된1988년은올림픽을이유로주춤했던해외입양이갑자기7000명이나이루어진해입니다.
해외입양이시작되고68년이지난2022년에야처음으로정부차원의조사가이루어진것은그동안우리가얼마나이문제를외면해왔는지를대변하는일이기도합니다.
아이를수출하는나라라는오명에서벗어나기위해서는해외입양된아이하나하나에관심을가지는일부터시작해야할것입니다.

책속에서

8쪽
캭,퉤!
아빠가푸른눈을부라리며침을뱉었다.침은바닥에있는갈색스웨터로떨어졌다.나는한눈에스웨터를알아봤다.오년전에집을떠난엄마의옷이었다.
엄마물건은진즉에버려서없는줄알았는데…….
“진즉에버려야할쓰레기가아직도남았네.잡종쓰레기!”
아빠가나에게쏘아붙이며골목으로나섰다.

24쪽
매운음식을잘먹고신발을벗고방에들어가며,조상의성씨를자랑스럽게여긴다는나라,한국.전쟁으로국토가운데에가시철조망이박힌나라.내가아는한국은그정도였다.언젠가수업시간에한국사진을본적이있었다.다큐멘터리잡지에서본듯한이국적인느낌이다였다.나는나를일본인이나중국인으로아는사람에게도굳이한국에서왔다고밝히지않았다.가는데열네시간이걸린다지만한국은나에게우주의머나먼행성과도같은곳이었고,그런나라에서온나는엄마가버리고간갈색스웨터일뿐이었다.

54쪽
할머니가말했다.
“송선생,우리학주미국가면잘먹고잘입고호강하겠죠?대학도가고요?”
“그럼요.요즘학주말고도해외입양가는아이정말많아요.학주엄마도생각이많으시겠지만,자식을품에두는것만이사랑이아닙니다.사랑을핑계로자식을방치하는건아닌지생각해보세요.직접전화해서자기자식미국에보내달라는엄마도있어요.그사람들이제자식사랑하지않아서겠어요?다해외입양이그만큼좋다는거알고그러는겁니다.”
아줌마도말했다.
“텔레비전에도나오잖아.해외입양간애들이하바드도가고변호사도되는거.수영장딸린집에서도살고.좀좋아?학주엄마,그만뜸들이고학주미국보내자.”
“It’salie!Don’tsayanythingyoudon’tknow.(거짓말!모르는소리말아요.)”
내가일어서며소리쳤다.

85쪽
학주가나라고증명된이상목표는하나!나는학주의입양을막을것이다.과거에서학주가넘어진걸막으니현재의상처도사라졌다.마찬가지로학주의입양을막으면아빠를만난일도사라질것이다.매맞을걱정과놀림,버려질두려움도없을것이다.미국서겪었던모든일은사라지고내기억은새삶으로채워질것이다.

171쪽
인사를한학주는신나는얼굴로앞만보고갔다.나는학주가걸어가는길을봤다.네가가는길,너에게펼쳐질미래.낯선곳에서엄마를찾으며울던날과공포에떨었던비행기안.수많은카메라불빛이터지던미국공항과내몸여기저기를꾹꾹눌러보던푸른눈의할머니.그리고나를거꾸로들어보던아빠.
‘학주야,미안해.그동안널미워해서미안해.’
나는학주에게사과했다.
‘너의검은머리를창피해해서미안해.예쁜네사진을찢어버려서미안해.미안해,학주야.’
아무것도모르고엄마를만나러가는학주.
‘기억해,학주야.엄마가있고엄마의사랑이있음을기억해.넌꼭다시올거야.학주야,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