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내 등을 떠미네 (아픈 청춘과 여전히 청춘인 중년에게 | 한기봉 감성에세이)

바람이 내 등을 떠미네 (아픈 청춘과 여전히 청춘인 중년에게 | 한기봉 감성에세이)

$16.00
Description
언론인 출신 저자의 첫 감성 에세이
이 책은 평생 언론계에서 뾰족하게 세상을 바라봤던 사람이 아재의 나이에 한 남자이자, 남편이자, 아버지이자, 가장이자, 선량한 시민으로 돌아와 세상과 유려하게 수작하는 감성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비로소 온전하게 자기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앞을 머뭇거리고, 옆을 두리번거리고, 뒤를 기웃거리며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결국 자신의 천적은 자기였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글은 내면의 끊임없는 기척이자 얼룩이자 곡비이자 숨비소리라고 표현했다. 그가 스스럼없이 내뱉은 독백은 희로애락을 견디며 살아온 이 시대 중년의 보편적 정서와 성찰이 담긴 연대의 손짓이기도 하다.
저자는 짧은 호흡으로 이루어진 60여 개의 글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상사에 대한 단상, 생활 속의 사적 경험, 주변 사람과 사물과의 관계, 가족, 남자와 여자, 젊음과 늙음, 세월과 계절, 자유와 구속, 시와 노래, 그리고 코로나 시대에 관한 생각까지 관심사는 다양하게 펼쳐진다. 세상살이에 얽힌 단상을 풀어낼 때는 지적인 호기심으로 가득하고, 권위와 인습에서 비롯된 문제를 언급할 때는 뾰족하기도 하다. 그러다가도 가족과 시, 그리고 떠나간 봄날과 11월의 소멸을 이야기할 때는 한없이 쓸쓸하고 감성적이다. 피할 수 없는 슬픔 앞에서는 짐짓 무덤덤하며, 일상의 소소한 기쁨 앞에서는 사사롭고 부드럽다.
얼핏 결이 달라 보이는 이 다양한 이야기에는 공통적으로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책에는 세상사에 관심을 두고 자기 내면을 성찰하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힘이 담겨 있다.
저자

한기봉

한국일보에서사주팔자에없던기자노릇을30년간하며여러부류의인간과세상요지경을봤다.팩트보다맥락,사실보다진실,보이는것보다숨어있는걸보려는습성이생겼다.보수냐진보냐물으면그냥무책임하게휴머니스트라고대답한다.체질적으로권력과권위와인습과가부장적인걸싫어한다.비가오면양철지붕아래선술집에서노가리뜯으며소주를마시는걸좋아한다.시와그림과가요를사랑하는데18번은〈낭만에대하여〉다.어디선가본‘눈부시게자유롭게,처절하게고독하게’란구절을좌우명으로삼으려했으나세상살이가그리녹록지않아포기했다.신문사퇴직후에도열심히밥벌이를했다.문화체육관광부에서국가정책을국민에게알리는공직에복무했고,언론중재위원과신문윤리위원을하면서언론에쓴소리좀했고,국민대에서저널리즘과글쓰기를가르쳤다.신문등이곳저곳에어쭙잖은칼럼을쓰고있다.생각은많으나별대책없는중년의사내다.

목차

넋두리

1장삶에수작걸다

연필을깎으며
엄마와어머니
HowOldIsOld?
‘오빠’가그리좋은가?
바람이분다,살아야겠다
나의판타스틱장례식
앉느냐서느냐,그것이문제로다
약속시간15분전
맛집유감
언제밥이나한번먹자는말
유혹의자유를허하라
수작,개수작
신성일의유언

2장아픈청춘,아직도청춘

아모르파티
이시대청년문학,자소설
집밥
“영미!”
워라밸이라는것
N분의1
엄마의휴대폰
세계월경의날
전쟁과젖꼭지중무엇이더위험한가?
내키는루저였지만
염색,할까요?말까요?
결혼은미친짓이다?
나이키의뚱뚱한마네킹
출근길옷장앞에선그대에게
줄때가더행복한법이다
내청춘의아이돌,알랭들롱
봄술,낮술

3장불현듯,새삼스럽게

굿바이쌍문동
한국식부고유감
NoFakeNewsHere!
프렌치시크
오늘도딸의보초를서다
어린왕자별자리에바침
해달별눈비봄길꽃싹꿈밥똥
블현듯떠나보니
결국나의천적은나였던것이다
평양냉면이뭐길래
귀빠진날에
제비꽃에대하여

4장꽃이지기로서니바람을탓하랴

노래도늙는구나
봄날은간다1
봄날은간다2
발아,고맙다
나이도스펙이다
삼식이를위한변명
사나이를위하여
응답하라,공중전화
아날로그의반격
김유정역에서
노벰버엘레지

5장혼자는외롭고둘은그립다

밤은선생이요,책은도끼다
2020년장마,종로에서
우리의가장외로운가을
쑥부쟁이와구절초를구별못해도
어디서무엇이되어다시만나랴
고등학교동창이라는것
명함을정리하며
아내의잔소리
오지않는전화를기다리지말일이다
정지의힘
코로나시대의사랑
나의나타샤에게
잎보다먼저피어나는꽃처럼

출판사 서평

아픈청춘과슬픈중년에게전하는공감과위로

책은저자가천착하는주제에따라다섯개의장으로나뉜다.
1장은〈삶에수작걸다〉라는제목에걸맞게독자에게술한잔건네듯은근히다가가는장이다.예사롭게여겼던것에살며시딴지놓으며낯설게환기하고,더러는불편할수있는무거운주제를자연스럽게풀어놓으며흥미를끌어당긴다.
2장의〈아픈청춘,아직도청춘〉에서는청춘에게하고싶은말을담았다.이시대의아픈청춘에게건네는위로속에쓴소리를양념처럼풀었다.하지만아직도마음속에살아숨쉬는자신의청춘을떠올리며써내려갔기에진득한애정이담겼다.청춘을지났어도여전히마음은늙지않아슬픈이시대중년과도진솔하게공감한다.
3장〈불현듯,새삼스럽게〉에서는살아오며느끼고문득깨달은것을털어놓는다.대체로쓸쓸했던날에찾아온순간의반짝이는성찰,무언가에설레고열광했던한때,삶과죽음에대한각성,우연히본기사,운명처럼조우한한줄의시,보도블록틈새에서마주친제비꽃처럼,그순간들은매우사소하지만메시지는새삼스럽다.
4장의제목은조지훈의시「낙화」에서영감을얻은〈꽃이지기로서니바람을탓하랴〉이다.멈출수없는시간의흐름과사라지거나스러지는것에대한연민을담담이풀어놓는다.인생의봄날은지났지만정신은여전히수선한중년의마음이애잔하다.저자가좋아했던영화의대사와노랫말과시를함께보는즐거움도있다.
마지막5장인〈혼자는외롭고둘은그립다〉에서는중년의나이에맞닥뜨리는아주솔직하면서도절실한감정을엿볼수있다.팬데믹이라는전대미문의상황과삶의전환점에서맞이한어쩔수없는변화,그래서어느때보다절실한일상의소소한행복을이야기한다.슬픔을품은담담한어조는읽는이에게차분한위안을전한다.

보통의일상에서건져올린특별한각성

책에는「노벰버엘레지」라는제목의글이있는데,제목에서알수있듯이‘11월’에관한단상을이야기한다.저자의말에따르면11월은1년중가장푸대접을받는달이라고한다.앞에붙은10월처럼들뜨거나화려하지도못하고뒤에이어지는12월처럼부산하거나유의미하지도않은,그래서징검다리같은통과의례적달이라고한다.11월이정말그렇다면,우리인생의많은날은11월과같지않을까?화려하고유의미한날보다는대수롭지않고기억에남지않는날이일상다반사다.저자가11월을견디는것처럼많은날을그렇게살아내야한다.
하지만저자는그런11월의늦은저녁을좋아한다고했다.서늘하고쓸쓸하게견뎌야하는11월은어쩌면다가오는날에대한기대가가장커지는달인지도모른다.해뜨기전이가장어둡다는얘기처럼.어찌되었든세월은우리를계속해서떠밀어어딘가로나아가게한다.마치11월의쓸쓸한바람이등을떠미는것처럼말이다.
흔히말하는드라마틱한인생은이책에없다.하지만보통사람의삶도세세히들여다보면저마다각자의지난한스토리텔링을갖고있다.그렇기에하나로정의하거나정리할수없는무수한삶의순간과변화무쌍한감정을담은이책은우리인생의축소판문집이기도하다.저자는말한다.어쨌든살아내야한다고.제비꽃은제비꽃대로피면되고진달래는진달래답게피면된다고.눈이오면눈길을가고비가오면빗길을가면된다고.정직한절망이희망의시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