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쟁 1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가이자 독립운동가 이도영)

환쟁 1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가이자 독립운동가 이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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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격랑 속에서 새로운 미래를 꿈꿨던
한국 최초 만화가이자 독립운동가의 이야기


한국 최초의 만화는 누구로부터 시작되었을까?
1909년 6월 2일에 창간된 일간 신문 『대한민보』에 그림 하나가 게재되었다. ‘揷畵(삽화)’라고 쓴 한자 아래, 고개를 한껏 치켜든 남자가 입에서 네 줄기의 말을 뱉어 내는 것 같은 모양새를 한 그림이다. 목판화로 제작되어 다량 인쇄된 이 그림을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로 평가한다.
연미복과 실크해트 차림에 지팡이를 들고 카이저수염을 기른 남자는 개화기 시대 신사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입과 이어진 말은 ‘大局(대국)의 肝衡(간형): 국가 정세를 바르게 이해한다’ ‘韓魂(한혼)의 團聚(단취): 한민족의 혼을 통합한다’ ‘民聲(민성)의 機關(기관): 백성의 목소리를 모은다’ ‘報道(보도)의 異彩(이채): 보도 내용을 다채롭게 한다’로, 『대한민보』의 창간 취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삽화〉를 그린 사람은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화가 이도영이다. 이도영은 이를 시작으로 간결하면서도 풍자가 넘치는 만화적 표현 방법으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현실의 문제와 모순을 해학이 가득한 그림으로 나타낸 우리나라 최초의 시사만화가였던 셈이다.
이러한 이도영의 삶을 현시대의 대표적인 시사만화가 박순찬이 『환쟁』이라는 제목의 만화로 그려 냈다. 『환쟁』은 이도영에 관한 역사적 사실에 작가적 상상력으로 창조한 가상의 인물과 여백의 이야기를 더해서 그 시대 화가들의 삶을 조명한다.
저자

박순찬

저자:박순찬
서울출생.연세대학교천문대기과학과졸업.
1995년부터경향신문에시사만화<장도리>를26년간연재하였고오마이뉴스에<장도리카툰>,시민언론민들레에<박순찬의만화시사>를연재중이다.
한국의시대상을압축해서표현하는파노라마시대화작업을이어왔으며,<나는99%다>와<5·16공화국>이광주시립미술관에소장되어있다.
지은책으로는『냥도리의그림수업』,『고양이맙소사,소크라테스!』(공저),<장도리의대한민국현재사>시리즈,『삽질공화국에장도리를날려라』,『만화박정희』(공저)등이있으며2013년『나는99%다』로‘부천만화대상우수만화상’을수상했다.
2021년에는‘독립운동가100인웹툰프로젝트’에참여하여한국최초의만화가이도영의삶을조명한웹툰<환쟁>을연재하였다.

목차


머리말

첫번째그림_동매
제1화도둑
제2화범인
제3화환쟁이

두번째그림_복
제4화침략
제5화그림값
제6화암살

세번째그림_길
제7화발각
제8화저항
제9화행동

출판사 서평

낡은관념에서벗어나새로움에도전한한국최초의만화가

『환쟁』은복면을쓴도둑과그를쫓는이들의추격전으로시작된다.마침그것을목격한청년은도둑의모습을순식간에포착해서그림으로그리고,그그림은도둑의정체를밝히는데결정적인단서가된다.이청년이바로극중의이도영이다.
구한말사대부집안에서태어난화가이도영은현실적인모습을담은그림을속되다고평가하면서문인화타령만하는서화계의풍토가마음에들지않는다.이처럼낡은관념에만머물러있는분위기에답답함을느끼던와중에스승인안중식을통해처음으로서양의서화를접하게된다.
서양의서화는버려진들판이나천한농부의모습처럼이도영이지금껏그려본적없는주제를담고있었다.이에큰충격을받은이도영은사군자와산수화에서벗어나좀더현실적인그림을그리기시작한다.그렇게신문에시사만화를연재하기에이른다.
만화는종종단순히재미만을추구하는허무맹랑한이야기취급을받기도한다.하지만우리나라만화의시작은현실에발을딛고대중의마음을대변하면서부조리한사회를폭로하고비판하는것이었다.이도영의이야기는이러한만화의본질을다시금되새기게만든다.
이도영뿐만아니라장승업,안중식,고희동등당대화가들의다양한그림작품을함께살펴볼수있는것도『환쟁』의또다른재미중하나다.이와더불어사대부와같은일부계층만향유하던서화가인쇄혁명을통해대중예술로새롭게태동하게된과정을지켜보는것도무척이나흥미롭다.

두려움에맞서진실을추구한예술가의독립운동

20세기를대표하는현대미술의거장파블로피카소는“예술은우리가진실을깨닫게하는거짓말(Artistheliethatenablesustorealizethetruth)”이라고말한바있다.예술가의창작을통해현실을새롭게인식할수있게돕는것이바로예술이라는의미다.예술작품은때때로현실을왜곡하거나과장하기도하지만,그것역시진실을더잘들여다보기위한수단이다.
이도영의작품활동또한이와다르지않았다.한일의정서협약이진행되는시대적상황속에서사대부의고결함과자연의아름다움만을추구하는서화에염증을느낀이도영은결국일제의폐해를그림으로풀어내며자기만의독립운동을시작한다.풍자와해학을통해일제강점기라는현실의문제를더욱잘들여다볼수있게했다는점에서피카소가말한‘진실을깨닫게하는거짓말’의역할에충실했던것이다.
이과정에서이도영은국민교육회의일원으로교과서도화작업에참여하고,애국계몽단체인대한협회에서발간한『대한민보』에친일파와매국노를풍자한만화를연재하며일제에저항한다.
이와동시에다른한편으로는도둑의정체와그가훔친그림한점이호기심을유발하는전개가이어지는데,이도영이미스터리한그림에숨겨진진실을풀어가는흥미진진한이야기가역사의소용돌이속에서나아갈길을찾기위해분투하는독립운동가들의삶과어우러지면서엄혹한시대의발자취가생생하게되살아난다.
일제의침략속에서도새로운세상을꿈꾸며환쟁이라낮잡아불리는것을감수한채붓을들고싸웠던예술가의독립운동은시대를뛰어넘어깊은여운을남긴다.두려움에맞서진실을추구하는이야기는언제나감동적으로다가오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