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채색도 안 된 하얀 식탁보 위에 기름진 그 무엇도 없이 가슴앓이한 소찬이나마 정성껏 마련하여 달빛에 바랜 박꽃 한 송이 꽂아놓고 오가는 사람과 마주 앉고 싶어서 이 책을 냅니다. 고단한 사람이라도 좋고 덜 가진 사람이라도 좋고 더러는 단내가 나고 짠 내음 나는 덜 갖춘 사람이면 어떻습니까. 날 새기가 무섭게 일상을 끌어안고 바둥거려도 시린 가슴이 서러워 속 울음을 우는 사람들, 찌든 땀내의 숭고함이 부럽고 눈물의 향기가 가슴을 저리게 하여 바람아 구름아 그냥 가지 말라고 불러 봅니다.
바람아 구름아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