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당은 없다 : 기후와 인간이 지워낸 푸른 시간

바당은 없다 : 기후와 인간이 지워낸 푸른 시간

$20.00
저자

송일만

저자:송일만
1963년제주출생
제주영어영문학과졸업
스위스에서유학
일본에서근무
부산에서호텔마케팅
서울에서프랑스회사근무
호주에서golfdaddy
제주에서바다환경지킴이
집필,강연활동
저서로는『어머니의루이비통』<한국문화예술위원회2020년문학나눔>선정,어머니의루이비통개정증보판』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1장푸른심장이뛰던시간
폴개
겡이왓
물이봉봉들면
산물,생명의숨
물이바짝싸면
메역,그삶의끈을쥐어야만
듬북광감태랑
솔락,솔락
여전히바당은

2장더이상푸르지않은비명
자본이물고기를기른다
바당위로행정이,사라진겡이왓
새로운길옆똥물이우뚝
해조류의행방불명
돌뜯어먹으면서
산호들의서바이벌전쟁
구멍갈파래의공습
자연은스스로백화현상을만들지는않는다

3장부서진바당,생명의경계에서
누군가의많음으로누군가는닳아지고
깨끗한똥물이자연,친환경이다
자본이자연을압도하는생명
난민어랭이
달려라!달려!
파란바닷길위에
바당은없다.하나
나의작은의리로

4장우리의이어도는지금,여기로부터
바당은바당그자체로
바닷물이얼굴을뫼쪽,호시탐탐
산물이끊어지다
겡이들이바둥바둥사투한다
바당은없다.둘
그래도마음은이어진다
자연이가장이쁜꽃을피운다
이어도로,이어도로

접으면서
참고및인용

출판사 서평

“바당은나의집이었고,놀이터였으며,세상밖의세상이었다.”
6천년동안사람과생명이함께숨쉬던제주의바당이무너지고있다.
바위와뻘사이를누비던겡이들,여름밤빛을발하던반딧불,매년돌아오던해초와물고기들이하나둘사라졌다.그자리를대신한것은자본의탐욕과행정의무심함,그리고우리가애써외면했던작고도분명한신호들이었다.
이책은바당에서태어나바당과함께자란저자가쓴목격록이다.어린시절의풍요로웠던바당풍경에서시작해,점점숨이가빠지고생명다양성을잃어가는오늘의현실까지,변화의과정을세밀하게기록했다.‘폴개’,‘겡이왓’,‘애삐리’…낯설지만서정적인제주어지명속에담긴생활사와생태가고스란히펼쳐진다.
바당은단순한바다가아니라마을을살리고문화를키운터전이었다.그러나지금은관광엽서속에메랄드빛오션뷰만남았다.저자는그뒤에감춰진상처와진실을꺼내어보여주며,우리가잃어버린것을되찾기위한연대와실천을호소한다.
이책은바당의회상록이자생태보고서이며,무엇보다다음세대에게건네는경고의편지다.파도가그치는날이없듯,우리의관심과행동이이어질때바당의숨결도다시돌아올수있다.


책속에서

어느순간부터제주의바당에오랜시간이어져왔던자연,생명이사라지고있다.
더불어바다의세련됨은파도를타고밀물이되어몰아쳐오지만삶의파도는썰물과함께바당깊은곳으로잠겨버린다.
어린시절있었던,그곳에계속머물러줄것이라믿었던나의우주,바당은늘그바당일줄알았다.
그것은변하지않은당연함의명제로영원과도같은것이었다.

바당이죽어가고있다.
올봄,집앞의벚나무에꽃이흐드러지게피었다.
그것이이제는감사하고고마운일이되었다.
내년,내후년에는어떻게될지모를일이다.
적절한시기에필지,아니면그시기가오기도전에필지.전력을다해꽃을피우려하지만그렇게되지않을수도있을것같다.
여름날이른밤에피어오르던블란디(반딧불)는여름이가고가을이다가도이제는노란빛을볼수가없다.
우리들의여름도이제는끝이났다.
바당이,
해마다돌아왔던계절이,그계절로다시돌아왔으면하고바라보지만,익숙하지않은애매한다른일상들이선글라스를끼고옆에조르르앉아있다.
바당이있던그자리,
우리들의바당은그어디에도없다.-들여가며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