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19세가되면정말어른이될수있을까?
우리는포스트모던시대에살고있다.옳고그름이분명한합리주의가지배하던시대를뒤로하고,모든것을의심하고뒤엎을수있는시대를살아간다.관습과가치가상황에따라바뀌는유연한시대이지만,여전히결코바뀌지않는것들이있다.그가운데하나가바로‘어른되기’다.
어른이란무엇일까?사전을찾아보면‘다자란사람.또는다자라서자기일에책임을질수있는사람’이라고나온다.곧,몸과마음의성장이끝나서자기가한일에책임을질수있는사람이라는거다.얼핏아무문제없는정의같지만,가만히들여다보면여러가지의문이생겨난다.몸의성장은어느순간멈추지만,마음의성장은완료시점이정해져있을까?마음이성장한것을어떻게확증할까?만약마음이덜자란채로책임을져야할문제가생기면어떻게해야할까?
이처럼어른을둘러싼개념은모호하기만한데,우리사회는만19세가되면‘너는어른’이라고확정해버린다.모든사람의성장속도와처지,삶의맥락이제각각인데뚜렷이한시점을정해놓고,그시점을넘는순간전부어른이라고법으로선포한다.그리고그법안에서유유히살아간다.적어도겉으로는그렇게보인다.
어른이되는방법으로서철학하기
이책의저자는오늘날모든사람이이의없이받아들인듯한‘어른’이라는개념에대해물음을던진다.정말로어른이무엇인지알고있는지,일정한시기가되면모두가어른이되어야하는상황을어떻게이해하고받아들이는지,진짜어른이될준비가되었는지묻는다.더나아가‘자신’이누구인지아느냐고,다소도발적인물음을던진다.그런데놀랍게도,뻔히안다고여겼던것들에대한물음인데선뜻답할수가없다.안다고착각했을뿐,실은잘모르기때문이다.
저자는이제곧어른이되어야하는중고등학생들을위해이책을썼다.일본에서는2022년4월부터성인이되는나이가기존만20세에서18세로바뀌었다.성년이2년이나앞당겨진것이다.저자에따르면이러한조치는2016년에선거가능연령이만18세로바뀐것에발맞추어이뤄졌다고한다.이제일본의18세는선거뿐아니라,삶의여러가지일들을어른으로서처리하고책임져야한다.우리나라상황도비슷하다.18세가되면선거를하고,19세가되면어른으로살아야한다.고등학교를갓졸업한이들이짊어져야할현실이너무무겁지않은가.
이러한현실을직시한저자는10대가어른이될준비를제대로해야한다고강조하며,그방법으로철학을제시한다.저자는자기의견을가진사람을어른이라고정의하는데,자기의견을가진믿음직한어른이되려면철학을배워야한다고말한다.
저자가책에서소개하는철학은실생활에맞닿아있다.그저어려운철학개념을공부하는게아니고,우리가살면서마주하는것들을하나하나되짚어그진정한뜻을자기만의언어로재정의하는작업이바로철학이라는것이다.간단히말하면철학은자기머리로생각하고,그생각을말로표현하는일이라는것이다.‘어,철학이그런거였어?’하는감탄이절로나온다.이책은남에게의존하는어린아이에서스스로생각하고행동할줄아는어른으로성장하게해주는철학사용설명서라고할수있다.
더나은삶과세상을만드는철학의힘
이책은일반적인철학입문서와달리,독특한구성으로되어있다.철학이무엇인지소개한다음,철학하는방법을바로설명하지않고우선철학을적용하는구체적예를보여준다.공부는왜해야하는지,왕따는왜사라지지않는지,스마트폰을안보면왜불안한지,이성에대한호기심은어떻게풀어야하는지,앞으로무슨일을해야하는지등10대들이흔히가지고있을법한고민들을철학을통해해결해나가는방법을알려준다.이처럼실생활속문제들을철학으로풀어가는것을보여줌으로써호기심과흥미를끌어낸뒤에,철학하는방법을자세히소개한다.
저자가책에서알려주는철학하는방법은크게4단계로이뤄져있다.먼저무언가를의심하고,다양한관점에서바라보고,비로소알게된것들을재구성해,자기만의말로표현하는것이다.이러한과정을거치며우리는비로소무언가를안다고착각하던상태에서벗어나,그것의진짜의미를깨닫게된다.그렇게하나하나자기자신과세상을이루는것들의진면목을알아가면서비로소어른이되어간다.
이책은검색엔진과인공지능에게생각과판단마저맡겨버리는오늘날10대와어른들에게스스로생각하고판단하는일의중요성을일깨운다.인간에게생각이없어지면,세상에흔해빠진도구와마찬가지로누군가에게,아니어쩌면인공지능에게이용당하는존재가되고말거라고경고하며익숙한것들을의심해보라고권한다.저자는지성인이적지않았지만전국민이전체주의에사로잡혔던과거일본의뼈아픈역사를솔직하게털어놓는다.
이책에서알려주는철학하는방법은이제곧삶의주체가되어홀로세상을헤쳐나가야하는10대들에게아주귀중한삶의지침이되어줄것이다.남이말하는대로가아닌,스스로생각하고판단하는대로살아가는진짜어른이많아질때우리사회는비로소살만한곳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