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우주적 초라함과 삶의 부조리에 대하여 (삶의 의미, 부조리, 반대신론의 철학)

인간의 우주적 초라함과 삶의 부조리에 대하여 (삶의 의미, 부조리, 반대신론의 철학)

$18.00
Description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 포기할 수 없는 목적들
삶의 의미, 부조리, 반대신론에 관한 철학적 논증
사람들은 하루하루 삶에 온 정성을 다해 매진하면서도 끊임없이 삶이 덧없다고, 무의미하다고 중얼거린다. 그러면서도 삶에 대한 지극한 몰입과 집중을 멈추지 못하는 게 인간의 숙명이다.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언젠가 죽음이 다가올 땐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삶의 무상함과 허무함을 한탄할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은 이 같은 일견 모순적인 인간 조건인 ‘부조리’에 대한 탐구이다.

알베르 카뮈와 토머스 네이글은 ‘부조리’라는 개념을 통해 이러한 인간 조건을 포착하려 했다. 카뮈는 부조리에 대해 우리의 숙명을 경멸하는 영웅주의적 반항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한다. 반면, 네이글은 부조리는 절망하거나 통탄할 인간조건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아이러니를 머금은 미소로 응대하면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이 둘의 서로 다른 정의와 처방 중 어느 쪽이 더 설득력이 있는지를 면밀히 살핀다. 그리고 더 나아가 상당수 종교인과 신학자가 주창하는 삶의 의미에 대한 이론이 헛된 구호에 지나지 않음을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반대신론(anti-theism)’의 개념을 통해 논증한다.

시공간적 왜소함과 존재의 우연성에도 불구하고 자기초월적 의식을 통해 자신을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존재로서의 인간이 여기에 있다. 자신의 삶이 궁극적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탐구하는 동안, 삶의 의미와 목적의 부재, 정당성의 부재, 명증한 이해 가능성의 부재가 유발하는 부조리로부터의 탈출이 시도된다.

☞이 책은 인생의 의미에 대해 탐구하는 필로소픽 출판사의 〈Meaning of Life 시리즈〉제 15권이다.
저자

최성호

경희대학교철학과교수.그전에는케임브리지대학교(영국),시드니대학교(호주),퀸스대학교(캐나다)에서재직했다.《Mind》,《Nous》,《PhilosophyandPhenomenologicalResearch》등의학술지에논문을발표했다.《스탠퍼드철학백과사전StanfordEncyclopediaofPhilosophy》의〈성향Dispositions〉항목을작성했다.저서로《피해자다움이란무엇인가》가있다.

목차

|머리말|대답할수없는질문들,포기할수없는목적들

1장인간의우주적초라함
2장알베르카뮈의시지프스
3장부조리와허무주의
4장부조리와극적아이러니
5장토머스네이글의‘영원의관점’
6장철학적부조리와회의주의
7장부조리한존재로살아가기
8장부조리에서탈출하기
9장아이러니는부조리에대한해답이될수있을까?
10장반대신론이란무엇인가?

|맺음말|이우주에서인간으로살아간다는것에대하여

출판사 서평

철학적자살로삶을지탱하고있는당신에게
삶의허무에서발떼기위해스스로를혹사시키고도여전히그의미를찾지못하는당신에게,이책은대답할수없는그러나결코포기할수없는삶의의미에대해탐구할기회를열어준다.삶의의미에대해고민해본사람이라면누구나한번쯤허무주의에발을담가봤을것이다.하지만인생이덧없고무상하다는허무주의가깊은우울로빠지기전에,사람들은허무주의에서도망치는방법으로도리어삶에대한지극한집중을권유받아왔다.이렇게삶의의미도정당성도구하지못한채내욕망과계획이진짜내삶에진정한의미를부여하는양살아가는방식은이책에서말하는‘철학적자살’에가깝다.철학적자살이부조리에대한대응으로는충분하지않을지라도,인간의부조리에대한충분한사유없이성급히허무주의로부터의도피를시도하는사람들에게철학적자살은육체적자살의차선책으로서는충분했을지모른다.
허무주의와철학적자살을선택하기전에인간의부조리조건에대한고찰을먼저살펴보자.삶의불가해성은인간을우주적관점에서초라한존재로만들기도하지만한편으로는삶의불가해성에대해고민하는유일한존재가되게도한다.
저자는허무주의라는산통을견디며삶에대한철학적성찰을시작하려는사람들을위해부조리철학에대해촘촘한예시를든다.특히철학적사료는물론이고독자의이해를돕기위해소설,영화,TV프로그램,가상의대화상황등을적극적으로활용하는풍성한해설이독자를부조리철학으로의탐구로견인한다.

“왜당신은죽으면안되지요?”
“왜살아야하지요?”“왜당신은죽으면안되지요?”라는오래되고불가해한질문에여전히명쾌한대답을내놓을수는없지만그부조리가곧장우리를살이유가없는존재또는죽어도되는존재로만들지는않는다.
삶의의미를찾는인간의갈망과이에오직불합리한침묵으로일관하는세계사이의충돌에서카뮈의부조리가있다.카뮈의경우라면그갈망에응답하는존재가있을때부조리가해소될수있다.반면,인간내의일인칭적관점과영원의관점사이의충돌에서부조리의조건을찾는네이글의경우는카뮈가요구하는신적존재가있다하더라도그존재의의미에대해서도회의할수있기때문에부조리는해소되지않는다.
저자는카뮈의시지프스와네이글의영원의관점을중심으로부조리에대한정의와처방을심도깊게탐구한뒤,허무주의와회의주의구분,철학적자살과반대신론으로부조리철학의개념을속도감있게확장시켜나간다.이를통해독자들에게철학적쾌감을선사함은물론,허무주의적명제의그신비로운마력이분석철학을통해일순간타파되는순간을목격하는지적즐거움까지맛보게한다.

반대신론,인간의부조리와신(神)의모순에서탈출하기
삶의의미와부조리를탐구하는동안의도적으로신의존재에대한논의를배제한저자는마지막장에서유신론과무신론의오래된논쟁을뛰어넘어신의존재를가치론적으로분석한“반대신론”을제시한다.반대신론은무신론과는다른새로운개념으로신의존재유무에관심을두는대신신의존재가가져올장단점을가치론적으로분석하려는시도이다.2011년카하네의논문으로처음학계에서주목받기시작했고,국내에서는이책을통해처음소개되는이론이다.신의설계속도구로존재하여신이제시한소명을받들고산다는것이,삶의의미와부조리에는아무도움이되지않으며신의존재로삶의불가해성을해결하게된다고해도그것이더인간에게더바람직한삶이라는보장이없다는것이다.부조리를해소할수있는초월적존재의가정까지도논리적·가치론적으로살펴인간을도구로전락시키지않으려는의지가분명히느껴지는이메시지는부조리탐구를통해저자가독자에게전달하려는바를한층더분명하게한다.

대답할수없는질문에도혼신으로응하는인간이라는존재
삶의의미는때로죽음의의미를생각하면서더선명해진다.시간은갈수록가속이붙는것같다고들말하지만그것을죽음이더빨리다가오고있다고느끼는경험은흔치않을것이다.그러나어떤방식으로든죽음은예정된결말임을알기에사람들은각자의방식으로죽음을준비한다.가상의유서는쓰기시작한첫줄부터가상이아니게되고사람들은삶의덧없음을실감하며그간의삶을반추하기시작한다.삶의의미에대한의문을해소하지못한상태로죽음을생각하는것은살아온삶과남은삶을극명히대비시키며,이를통해삶의불가해성과그로부터오는혼란자체가인생의의미는아님을재확인시킨다.
사람들은어떤사명과호소에도취되었다가도금세허무와회의로휘청이기도한다.때로는우울에휩싸여삶의의미를부정하다가도우연한전화한통에,갑작스런허기에극단적선택을미루기도하는존재자체가불가해한존재가인간일지모른다.하지만영원히알수없을것같은삶의의미를견뎌낸존재로서,“혼신의노력으로자기나름의삶을설계하고구현하는부조리의표본과같은인간”이기에그존재자체가특별하다고저자는말한다.
이책에서소개한것과같이,영원히불가해할것만같은삶의의문과부조리를견뎌낸사람들이삶의의미에대해수세기를거쳐궁리해왔을것이다.그알수없는답을향한갈망은매순간좌절로끝났을테지만도리어삶의의미에대한다채로운해석과지평을열어주었는지모른다.부조리한인간조건속에서도유의미한오답들을통해삶은지속해볼만하다는오랜확신들을,우주의어느외진구석초라한존재들이만들어왔던게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