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 1892-1940

발터 벤야민: 1892-1940

$10.04
Description
한나 아렌트가 그리는 발터 벤야민, 어두운 시대를 비추는 한 줄기 빛
발터 벤야민과 한나 아렌트.『발터 벤야민: 1892-1940』은 지금 가장 주목받는 이 두 철학자가 한곳에서 만난 책이다. 원래 이 글은 아렌트가 1960년 10월 12일 「뉴요커」에 게재한 전기적-사상적 소묘인데(당시 그녀는 두 차례 세계대전이 발발했던 시기를 통과한 사상가들을 다룬 짧은 분량의 전기를 연재했고, 이 에세이들은 나중에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이라는 책으로 묶여 출간된다), 아렌트는『조명Illumination』이라는 제목으로 발터 벤야민 선집을 영어권에서 처음으로 출간할 때 이 글을 서문으로 싣기도 했다. 이 책은 140쪽 가량의 짧은 분량에 벤야민의 사유체계를 등고선처럼 그리고 있다. 아렌트는 ‘위치’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벤야민의 불우한 삶, 그로부터 비롯된 그의 사유를 차츰 꿰어나가며, 시인이 아니면서도 시적으로 생각했던 벤야민의 사유방식을 글로 보여준다. 철학자 겸 작가, 번역가 이성민의 번역은 손쉽게 읽어낼 수 없는 한나 아렌트의 세밀한 생각들을 선명하게 드러내며, 아렌트만의 은유 가득하고 깊이 있는 문장을 원 의미에 가깝게 읽을 수 있도록 길을 터준다. 그 길에서 독자들은 “꼽추 난쟁이”가 따라다닌 삶을 산, “어두운 시대”에 “돛대 꼭대기” 위치에 있었던, “진주 잠수부” 벤야민을 만날 수 있다.
저자

한나아렌트

20세기의가장탁월하고독창적인정치사상을펼쳐낸사람가운데한명으로,수많은에세이를쓴평론가이자철학자이기도하다.아렌트는독일하노버인근도시린덴에서태어나유년시절대부분을쾨니히스베르크에서보냈으며,대학시절하이데거의강의에참여하면서철학에관심을갖게된다.이후야스퍼스의지도아래「아우구스티누스의사랑개념」이란주제로박사학위를받는다.나치체제가등장한1933년,파리로망명한뒤에는망명한또다른지식인들과교류하면서유대인운동에참여하게된다.1941년미국으로이주한후강의와집필활동을했으며,1951년이되어서야미국시민권을획득하게된다.아렌트는여러해동안뉴스쿨대학원의정치철학교수로재직했으며시카고대학교사회사상위원회방문연구원으로활동했다.1973년부터1974년까지에버딘대학교기퍼드강좌에서‘정신의삶:사유와의지’라는주제로강의를했고출판을위해원고를마무리한직후‘판단’에관한원고를집필하려던중1975년12월4일심근경색으로타계했다.지은책으로는『전체주의의기원』(1951),『인간의조건』(1958),『과거와미래사이』(1961),『예루살렘의아이히만』과『혁명론』(1963),『어두운시대의사람들』(1968),『폭력론』(1969),『공화국의위기』(1972),『라헬파른하겐』(1974)이있다.『정신의삶:사유와의지』는아렌트사후에
|역자소개|
친구인메리매카시의편집으로1978년출간되었다.

목차

옮긴이서문

1.꼽추
2.어두운시대
3.진주잠수부

후주

출판사 서평

한나아렌트가발터벤야민에게보내는가장세밀한러브레터

누군가의전기를쓰는것은그사람에게보내는길디긴러브레터를쓰는것과같다.날카로운관점을유지하되대상의삶에깊숙이들어가다양한감정을헤아리려는정성이필요하기때문이다.한나아렌트의『발터벤야민:1892-1940』도그렇다.어쩌면둘의만남은예견된것일지도모른다.두사람다유대인이었고,세계대전이라는어두운시대를살았으며,나치독일로부터도망쳐고향을떠났다.그러나한나아렌트는살아남았고,발터벤야민은자살로생을마감했다.어쩌면한나아렌트는그에게서자신을보았기에이러한전기를쓴것이아닐까하는생각이들정도로『발터벤야민:1892-1940』은세심하고다정하다.

벤야민은자신의삶을“꼽추난쟁이”가따라다니는삶이라묘사했다.그는독일인이지만파리에친근감을느낀이방인이었고,그무엇으로도분류되지않고,당시학계로부터인정받지도못했다.한나아렌트는어디에도닻을내리지못한발터벤야민의불운한삶을“꼽추난쟁이”를소환해그린다.살아있을때,소수에게만인정받은그의삶은불운으로얼룩덜룩하다.이러한벤야민의불운,운명은그의위치와긴밀하게얽힌다.벤야민이“발디딜어떤확고한기반을얻기위해적응하고협조하려고노력할때마다,일은반드시잘못되었다.”박사학위를취득한뒤에도그는학계와등진채교수직을얻지못한다.파리로이주했으나곧장가난과나치로부터쫓기는신세가되었고,안전한곳을찾아파리를떠나지만그가향한곳은“전투없는전쟁기간동안프랑스에서심각하게위험”했던몇안되는장소였다.미국으로이주하려던벤야민이프랑스-스페인국경에서자살로생을마감한마지막순간을아렌트는이렇게말한다.“오로지이날만재앙이가능했다.”살아서벤야민은그어디에도자리를잡지못했지만,사후에“위험을무릅쓰고그시대의가장노출된위치로나아갔으며고립이라는충분한대가를치른소수의사람들”중하나로판명난다.아렌트는벤야민의위치에“문인”이라는역사적명칭을부여하여그를몽테뉴,파스칼의반열에올려놓는다.

한나아렌트는벤야민이얻게된사후의명성에서부터글을시작해그의삶을세부분(「꼽추」,「어두운시대」,「진주잠수부」)으로나누어그린다.벤야민의삶어디에서든“꼽추난쟁이를발견”하는아렌트는그의삶만큼이나그의사유방식도세밀하게들여다본다.젊은벤야민에게결정적경험이었던파리경험을고려해야만벤야민저작에서소요객이왜핵심형상이되었는지이해할수있다고말하는아렌트는,벤야민의사유와저작들을벤야민의삶,경험,관계,당시독일유대계사회분위기·관습등과등고선처럼연결하면서그려보인다.특히아렌트는,흔히들간과하는벤야민의‘은유적사고’에주목하며,아렌트는벤야민이“철학자가아니라시인”을통해서,철학을공부했지만“거의전적으로시인과소설가들에게자극을받았다”고얘기한다.아도르노가벤야민이?사회연구지?에기고한보들레르글을거부한이유였던은유적사고를,아렌트는벤야민이남기고간선물로여기며,이글에서벤야민이“시적으로생각했다는것을보여”주려한다.
또한아렌트는벤야민의시적으로생각하기와인용수집을,진주와산호를캐내어수면으로옮기기위해바다밑바닥으로내려가는“진주잠수부”로명명하며의미를부여한다.

복잡한문장,시적은유가담긴한나아렌트의문장을한국어로옮기기는쉬운일이아니다.『발터벤야민』은아렌트가보여주려한,벤야민의은유적사고를생각하면더욱그렇다.이성민역자는『발터벤야민』의영어본과독일어본을꼼꼼히대조하면서한나아렌트의문장들을하나하나섬세하게되살려낸다.번역은정확한독서에기반을두어야한다는역자의번역관은손쉽게읽어낼수없는한나아렌트의세밀한생각들을선명히드러내준다.단하나의문장,어구,표현도쉽게흘려생각하지않은세심함이담긴번역문장들은독자들에게벤야민처럼,아렌트처럼,시적으로생각해보라고권하는듯하다.
또한역자는아렌트가풍부하게인용하고있는벤야민글들의한국어본출처를하나하나밝혀독자들을이후의독서로안내하며,본문만으로파악하기어려운부분들에상세한주석을달아독자의이해를돕고있다.아직번역되지않은벤야민서간집의경우주석으로날짜와수신인을밝혀더관심있는독자들이서간집의영역본을참조할수있도록했다.발터벤야민을알아가려하는독자들에게좋은길잡이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