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네지릭 (기 드보르 회고록)

파네지릭 (기 드보르 회고록)

$15.12
Description
《파네지릭Panegyrique》은 기 드보르의 회고록으로, 사회이론가, 영화감독, 상황주의 인터내셔널을 이끈 아방가르드 예술가, 68혁명의 중심에 선 혁명가였던 그의 삶이 오롯이 담겼다. 그는 1967년 저서 《스펙터클의 사회》에서 오늘의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스펙터클’ 개념을 처음 제시하며 광고나 영화, TV쇼 등 소비주의 사회에서 생산된 이미지가 어떻게 우리 삶을 지배하고 바꾸는지 폭로하여 당시의 사회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최첨단 미디어 기기로 언제 어디서든 이미지를 볼 수 있는 지금도 그의 문제의식은 유효하다.
《파네지릭》은 지금껏 독자들이 접한 적 없는 실험적인 형식과 아름다운 산문으로 쓰인 자서전이다. 사진, 만화, 선전문, 텍스트 등이 교차하면서 풍성한 결을 만든다. 기 드보르는 자신에게 덧씌워진 온갖 명성을 거두어낸 뒤에 오로지 진실만을 전할 것이라고 쓴다. 그는 맹목적인 찬양인 파네지릭panegyrique과 거짓 언어로 뒤덮인 퇴폐의 시대를 글로 가로지르면서, 삶을 어떻게 진실하게 살지에 대해 치열하게 탐구한다. 우아한 바로크적 문체를 지닌 그의 문체에는 심도 있는 사유가 자연스레 배어나온다. 이 책은 기 드보르를 처음 접한 독자에게는 우아하게 가난한 삶을 산 그의 삶과 사유를 만나보는 입문서가, 그를 이미 아는 독자에게는 스펙터클이라는 개념의 탄생배경과 작가가 스펙터클에 저항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안내서가 될 것이다.
저자

기드보르

GuyDebord
프랑스의시인,아방가르드예술가,영화감독,아나키스트,마르크스주의이론가,철학자,그모두였던사람,그리고무엇보다혁명가였던사람.
1931년파리에서태어났다.청년기초기부터다방면으로급진적활동에몸담았다.그시기,파리시내벽면에‘절대일하지말라’는전설적인낙서를남겼다.이낙서는후일68혁명의유명한표어가된다.이후‘상황주의자인터내셔널’을만들고아스게르요른,라울바네겜등과함께이끈다.1967년《스펙터클의사회》로현대사회가사람들을조작된이미지로둘러싸고수동적관객으로전락시킨다고폭로한다.이처럼소비사회에저항하는이론과전술을제공하며68혁명에지대한영향을끼쳤다.그러나혁명이결국기성체제에흡수되면서많은비판을받았고,1972년상황주의자인터내셔널은자체해산한다.그뒤에도자본,도시공간,이미지의관계를고찰하는영화작업을이어가지만,1973년친구이자동료인제라르르보비시가암살되자그배후라는의혹을받는다.그러나그에맞서듯진실과미디어에대한독창적사유를펼친다.매순간일상생활의혁명을자기삶으로실천하려했던그는스스로떳떳했다.대표적저서인《스펙터클의사회》와동명의영화를비롯해여러저서와영화를남겼다.1994년자살로생을마감했다.

목차

파네지릭제Ⅰ권
파네지릭제Ⅱ권

출판사 서평

파네지릭,시대를완강히거부한모럴리스트기드보르의회고록
1994년에문화계를뒤흔든두거인이제머리에총을쏘았다.미국에서는소비주의에저항한록스타커트코베인이,프랑스에서는68혁명한가운데에서소비주의에저항한혁명가이자영화감독인기드보르가자살했다.두사람은스타이면서스스로스타이기를거부한사람들이었다.커트코베인은너바나를,기드보르는상황주의자인터내셔널을이끌면서그들이주류문화에흡수되는것을두려워했다.저항마저도상품화되는사회에저항하던그들의자살은예술계에큰충격을주었다.기드보르의이름이커트코베인에비해서낯설지는모른다.하지만그의개념어스펙터클은일상어에도쓰일정도로유명하다.소비주의사회가우리가사는방식,우리가생각하는것을조작했으며그것이우리들이진정보고듣고느껴야할것을은폐하는중이라는그의문제의식은소셜미디어시대에접어든지금에더값지다.스펙터클은부분이전체를표상하는이미지로부터온다.손바닥만한스마트폰화면이세계의전체인듯여겨지는이세상에서우리는어떻게혼란스러워하지않고살아갈수있을까.기드보르의회상록인《파네지릭》은소셜미디어가생기기도전인1992년에쓰인책이다.하지만이책의문제의식은지금을내다본듯날카롭다.

스스로의삶을비밀과암호로숨기며써내려가다
엄밀히말해《파네지릭》은미완성작이다.기드보르는이책의3권을수사본으로써두었으나,알코올중독으로심신이무너져있던그는목숨을끊으며《파네지릭》편집자에게이책의3권을불태워달라고부탁했다.1권이자신의삶을가감없이드러내는작업이고,2권이그것을이미지로뒷받침하는작업이라면,3권은나머지를설명하는작업이다.《파네지릭》2권은그의사후에야세상에모습을드러냈다.이책은자신이어떻게평생토록시대정신을거부하고,이방인으로사는가를고백한참회록이다.그는스스로프로이기를거부한다.그는자신을“아주훌륭한프로였다는사실을의심할사람은한명도없”지만,“하지만어떤분야에서프로였는가하는질문이남”게끔한것이자신의삶이라본다.그의삶을흠잡으려하는이들에게그의삶은영영미스터리로남게된다.이미완성작은그의삶의윤곽을드러내면서도끝내그의삶을증거로만남겨수수께끼로만든다.이는삶을프로필로드러내야하고,이력으로증명해야만하는현대적삶의조건에맞서는최선의저항이었을것이다.죽음에서마저그는현대에저항하고,복종하지않는방식으로삶의모럴을실천한다.

기드보르만의문체와어법으로만만날수있는급진적인사유
대표작인《스펙터클의사회》가선언문의문장으로쓰인책이라면,이책은모럴리스트의문장으로쓰인책이다.매문장에는삶을어떻게살아야만하는가에대한진지한성찰들이깃든다.그가상황주의자로활동하던때에‘전용’은광고나영화등문구를비틀어서저항에쓸슬로건을만드는것이었다.이책에서전용은대중매체에통용되는말들을비틀어서쓴것이아니다.오히려옛작가들의말을비틀고,그들의권위를빌리는것이아니라그자신만의맥락으로뒤틀어서시대를조롱하면서자신만의모럴을내세운다.이책은문어와구어,속어를뒤섞고,찬사와과장법,반어법을넘나들며자신만의언어를만든다.그는한없이자신만의언어를찾아나선것이곧모럴이라고본다.오마르하이얌,로트레아몽,이백,클라우제비츠등《파네지릭》에는수많은인용구들이등장한다.인용구와그의문장이어우러져,독자들은그의박학다식에혀를내두르면서도어느덧그문체에담긴사유를곱씹어보게된다.그가인용한샤토브리앙의문장같은고전미와그안에담긴급진적사유사이의긴장관계가끝까지이어진다.《파네지릭》은기드보르의문체자체를체험하는것만으로도값진책이다.

살아가는일자체로써사회에저항한한삶의이야기
이책은쇠락한이시대에평생불복종으로맞선그의삶을이야기한다.자신이받았던온갖협잡과비난들에정면으로저항하며,살아가는일자체가저항이될수있기를독자에게호소한다.그는“시대가만들어낸불행한법칙들을따르던사람들”이경험하지못한삶의가치를이야기한다.젊은시절잡지〈포틀래치〉를만들면서대학에진학하기를거부하고곧장예술가의길로뛰어든그는청년기즈음에그자신이한방황들이야말로스펙터클의사회에저항하는삶의원천이라고고백한다.TV나영화등미디어가아니라그가실제로듣고느끼는취향을고백하면서그리스트를적는다.이미지의생산을금기시한그는우리모두에게자신을세계의중심으로위치시켜지도를그리라고요구한다.불량배들과어울리던파리시외,천둥번개가내리친도피처,쇠락해간파리의유적지등을오가면서그만의세계지도를그린다.상황주의자들의전략인심리지리학을문장으로완성한것이다.자신을좌표로부터벗어나게끔하고삶의터전을재구축하는작업,파리를그만의방식으로몽타주해삶을회고하는작업은그의영화〈심야에원무를추고추다가우리는불에타없어지리라〉를연상케한다.2권에실린사진들과1권에실린텍스트를겹쳐서읽는작업은그가찍은한편의영화를보는듯하다.이작업의가치는그의사유를투명히드러낸것에서멈추지않는다.

소셜미디어시대의언어를예측한예언가
기드보르의전기사유라할수있는《스펙터클의사회》와상황주의자인터내셔널이잘알려진데에비해후기사유는덜알려져있다.기드보르는1972년상황주의자가담론의한가운데에오른뒤에상황주의자인터내셔널을스스로해체한다.목적을달성했으며,그들이할수있는일이더는없다는판단아래서다.기드보르는상황주의자를이끄는데실패했다는추종자의비난,《스펙터클의사회》에가해진온갖비난들을감내해야만했다.그의영화〈상황주의자인터내셔널에지금까지쏟아진적대적이고도유창한모든선고들에대한반박〉은이러한맥락에서나온다.《파네지릭》에서도그는그를둘러싼신화들,오해들을논박하고그것들을넘어선진실을이야기하려고시도한다.“적들의언어에는거짓말이판을친다”는진술과함께,이시대의언어가어떻게망가졌는가이야기하면서그는모든거짓말에맞서싸운다.그는스펙터클이단순히이미지에국한되는것이아니라,우리시대의소통을망가뜨리기까지한다고본다.그의말년에거짓과맞서려는태도가강화된것은그의친구이자후원자인제라르르보비시가암살당한뒤다.미제로남은이사건을두고언론은그를둘러싼가짜뉴스를생산해냈고,그는《제라르르보비시의암살에대한고찰》로저항한다.

미디어한가운데의오늘의사회,오늘의언어를되돌아보게하는책
“순간적으로아무런말이나내뱉는것을즐기는사람들은화법마저도엉망”이라고지적하고,그들의언어를규명하는그의진단은지금오히려더빛난다.“현대적인지배수단의거대한성장이언어발화의형식에너무나도깊게영향을미친”시대의언어는“어휘는2백개가채되지않는데다,그마저도대부분이신조어이며그중에서3분의1은6개월마다새로운단어로교체된”다.고전은그가치가무뎌지며,사람들은이제자기만의문장을쓸수없게끔길들여진다.지금소셜미디어의언어를진단하는책이라해도과언이아닌문장들이이책에가득하다.기드보르는고전의언어들을제멋대로뒤트는그의언어가오래도록살아남으리라생각한다.우리의언어가어떻게살아남아야하는가라는질문에그는안일한해결책을들이밀지않는다.고전을읽으라든가하는식은해결책이아니라고본다.“언어를바꾸는것은나의몫이아니”기에그는이책으로누군가를훈계하지않는다.다만그의삶을고백하면서그의삶자체를조금씩음미하기를바랐을뿐이다.기드보르는끝내‘어떻게철학을현실화할것인가?’라는근원적인질문을우리에게던진다.미디어의언어로인한문제가떠오르고있는이사회에이책의뒤늦은번역이큰의의가있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