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

$27.80
Description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를 탄생시킨 첫 저작
‘악의 평범성’을 말한 철학자의 출발점이자 도착점, ‘사랑’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현대 정치철학의 거장 한나 아렌트의 박사학위논문으로, 철학자로서의 그가 쓴 최초의 저작이다. 아렌트 정치철학의 기원인 동시에 그 종착지로 인도하고 있다. 이는 후일 지적 원숙기에 들어선 그가, 이 논문의 출판을 준비하며 자신의 더욱 발전한 사유를 반영하는 수정을 진행해서만은 아니다. 이 논문의 핵심적인 주제 ‘이웃사랑’은 후기 저작의 주요 화두인 ‘세계사랑’의 원형이라고 할 만하다. 더 나아가 ‘사람들이 함께 구성하는 “세계”’로서의 공영역이라는, 그의 정치철학에서 중추를 이루는 개념이 이 논문에서 그 싹을 틔우고 있다. 또한 여기서 다룬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자유의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마지막 저작 《정신의 삶》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데서도, 이 저작이 아렌트의 전체 “사유의 맥”의 맨 처음과 맨 끝을 잇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존재감을 지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아렌트 초기 사유와 후기 사유가 접하는 지점을 만나볼 수 있어 중요하고 의미 깊은 저작임에도 아렌트 본인의 수정 작업 중단 이후 거의 잊히다시피 했던 박사학위논문을, 아렌트 사후 20년이 지나 그의 제자였던 조애나 스코트와 주디스 스타크가 원본과 수정본 등을 정리하여 엮고 자신들의 해설을 더해 한 권의 단행본으로 펴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2013년 국내에 번역 출간된 바 있으나 절판되었던 이 책이, 기존 번역자인 서유경 교수의 한층 정확하고 세심해진 번역으로 독자들과 새롭게 만나게 되었다. 아렌트의 기존 독자들에게는 물론이고 아렌트의 사유 세계에 첫발을 들이려는 사람에게도 반가운 책이 될 것이다.
저자

한나아렌트

HannahArendt
20세기정치사상사에서가장중요한사람중하나인작가,평론가,그리고철학자.1906년독일의유대인가정에서태어나칸트의고장쾨니히스베르크에서자랐고대학에서하이데거와야스퍼스를사사했다.1929년논문〈사랑개념과성아우구스티누스〉로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1933년나치정권을피해파리로망명해서벤야민등다른유대망명지식인들과교류하며유대인운동에참여했다.1941년미국으로두번째망명후뉴스쿨,버클리대학,프린스턴대학,시카고대학등에서강의하고연구했다.《전체주의의기원》,《인간의조건》,《과거와미래사이》,《예루살렘의아이히만》,《혁명론》,《어두운시대의사람들》등다수의저작을발표했다.1975년심근경색으로생을마감했다.이때집필중이던《정신의삶》은사후출간된다.이후에도뉴욕소재의한나아렌트센터에서《책임과판단》등유고저술들이출간되었다.

목차

옮긴이의글

서문|《사랑개념과성아우구스티누스》의재발견
감사의말

_사랑개념과성아우구스티누스
서론
1부갈망으로서의사랑:예견된미래1.갈망의구조2.자애와탐욕3.사랑의질서체계
2부창조주와피조물:기억된과거1.기원2.자애와탐욕3.이웃에대한사랑
3부사회적삶

_한나아렌트의재발견1.서론:새로운시발점들2.사유의맥들3.하이데거:과거와미래사이의아렌트4.야스퍼스:아렌트와엑시스텐츠철학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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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929년,만23세의젊은여성철학도한나아렌트는자신의박사학위논문〈사랑개념과성아우구스티누스〉를완성한다.다분히신학적이고고전적인주제를,당시유럽철학계에서가장선도적인흐름이었던현상학과실존주의의방법론으로탐구한이논문은아렌트가공식적으로학문의장에내보인첫저작이었다.당시의학계에서는다소파격적인시도였던만큼이논문에대한반응은엇갈렸으나,주목할수밖에없을정도로명민하고빛나는지성을갖춘신인의등장이라는사실만큼은다들공통적으로인정했다.

30년뒤,그때그유망신인이었던아렌트는완연히명망높은정치철학자로자리매김하여《인간의조건》,《예루살렘의아이히만》등자신의주요저술들을왕성하게집필하는지적전성기에있었다.바로이시기,그는자신이젊은시절쓴그논문,철학자로서의자신을탄생시킨그논문으로돌아간다.그리고그논문에자신의성숙해진사유들을옮기는수정작업에매달린다.마치자기사유여정의출발점이그도착점까지품고있다는것을알았다는듯이.

유감스럽게도여러이유로생전의아렌트스스로는그작업을매듭짓지못했다.그럼에도이박사학위논문은그가제시한주요정치철학적개념들을함축하고있어여러모로중요한저작이다.이저작에서아렌트는초기기독교의교리확립에큰영향을미친성아우구스티누스가제시한‘사랑’개념을자신나름의철학적관점에서탐구하고재해석하여,그개념이현대정치철학의맥락에놓일때던지는의미와시사점을길어낸다.이는그자체로도중요하고의미깊을뿐아니라그순도높은추상성에서어떤아름다움까지느낄수있는저작이지만,현대의아렌트독자및연구자들에게는더욱각별한텍스트가될것이다.

첫째로는이논문이아렌트가던지는,이제더이상‘학생’이아닌한사람의독립적인학자로서의출사표였다는점이다.이저작에서는그의두스승하이데거와야스퍼스의짙은영향을알아볼수있는동시에그가스승들에게서배운바를가지고어떻게‘청출어람’으로자신만의독자적인사유세계를정립해나갔는지를추적할수있다.둘째로원숙기의아렌트가당시자신의사유를이논문에더욱적극적으로반영하려시도한덕분에이저작에서아렌트“사유의맥”의처음과끝,그전체윤곽을조감할수있다는점이다.특히핵심개념중하나인‘세계’,‘탄생성’의원형을여기서찾아볼수있으며,이논문의주요화두중하나인‘이웃사랑’은그가‘인간이공적세계에대하여가져야할삶의태도’로역설했던바와맞닿아있다.

이처럼다층적인중요성을지닌저작임에도〈사랑개념과성아우구스티누스〉는아렌트연구의장에서는오래도록존재감이희미한텍스트에머물러있었으나,아렌트사후20년이지나서그의제자들인조애나스코트와주디스스타크가이박사학위논문이아렌트사유여정에서지니는중요성에주목했다.그들은이논문의원본과아렌트의수정본등여러형태의원고를꼼꼼히정리하고자신들의상세하고방대한해설을덧붙여펴냈다.그리하여1996년,아렌트의박사학위논문은드디어한권의완성된단행본《사랑개념과성아우구스티누스》라는책이되어독자들을만나게되었다.

2013년한국에번역및소개되었으나아쉽게도절판되었던이책이2022년,이제다시한층세심하고정확해진번역으로국내독자들을만난다.아렌트특유의문장이다소난해하게느껴질수있지만,원서의편저자들은물론이고한국어판의번역자이자국내아렌트연구의권위자중한명인서유경교수의해설이든든한길잡이가되어준다.그리하여이책은국내외를막론하고여전히인기높은철학자아렌트의사유세계에첫발을내디디려는독자에게는도전적인입문서가될것이고,또아렌트의기존독자나연구자들에게는아렌트의사유세계를다시금새로이보게하는또하나의필독서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