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에서의 결별

다보스에서의 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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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분석철학과 대륙철학은 어떻게 갈라지게 되었는가
“무 자체는 무화한다”라는 하이데거의 주장을 가짜 문장의 전형으로 삼아 잘못된 철학의 대표적 사례로 비판한 논리실증주의자 카르납의 논쟁적 공격은 분석철학과 대륙철학의 지적 분열을 상징하는 악명 높은 사례이다.
사실 분석철학이 언어 분석이라는 방법을 통한 명료함의 추구라는 공통의 이념으로 묶일 수 있는 반면, 대륙철학은 방법적, 주제적으로 너무나 상이하여 하나의 범주로 묶이기 힘들다. 그것은 대륙철학이 공통의 이념이 아니라, 분석철학이 자신의 대립항으로 보았다는 바로 그 점에 의해 묶여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두 전통은 철학적 사건들과 사회정치적 조건들의 결합을 통해 각자가 자리하고 있는 대학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곳에서 자기 전통 내의 저서들을 참조하고 연구한다. 또한 대륙철학과 달리 분석철학은 형이상학에 대한 반대라는 주제적 정체성을 분명히 가진다.
하지만 분석철학과 대륙철학의 구별을 단지 형이상학과 반형이상의 양자택일 문제로만 생각한다면 두 철학적 전통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반목하고 냉소를 주고받으며 무시와 무관심으로 일관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둘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을까?
저자 마이클 프리드먼은 20세기에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분석철학 전통과 대륙철학 전통 사이의 분열과 대립, 상호 간 무시를 “하나의 아주 중요한 결정적 사건”을 렌즈로 삼아 굴절시켜 제시한다. 그 결정적 사건이란 다보스 국제 대학 강좌에서 벌어진 에른스트 카시러와 마르틴 하이데거 사이의 논쟁이다. 이제 막 후설의 뒤를 이어 프라이부르크 대학의 철학과장이 된 30대의 신인 하이데거와 고전적 자유주의적 지적 전통의 가장 걸출한 대표자인 카시러의 조우는 세대교체의 모든 드라마를 내포했다. 프리드먼은 이 논쟁에 카르납도 참여했고 하이데거와 첨예한 논쟁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다보스 논쟁’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이 분석철학과 대륙철학의 분열을 이해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다보스 논쟁의 주제였던 칸트의 감성과 지성의 관계에 대한 해석을 공통의 문제틀로 제시하면서, 이를 통해 분석철학과 대륙철학의 대립을 상대화하려 시도한다. 프리드먼은 카르납, 카시러, 하이데거를 공통의 논제를 바탕으로 대화시키면서 분열된 두 전통 간의 대화를 도모할 뿐 아니라, 나아가 제3의 길 또한 모색하려 한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우리는 분석철학과 대륙철학의 관계, 감성과 지성의 관계, 논리학의 역할과 의의, 철학의 학문성 등 여러 논제에 관한 커다란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마이클프리드먼

MichaelFriedman

미국의과학철학자.스탠퍼드대학교철학과교수이자웨스턴온타리오대학교명예교수이다.1973년프린스턴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고하버드대학교,펜실베
이니아대학교,시카고일리노이대학교,인디애나대학교,UC버클리에서강의했다.1983년출간한《시공간이론의기초FoundationsofSpace-TimeTheories》로과학철학계최고영예인라카토스상을수상했다.지은책으로《논리실증주의를다시생각하다ReconsideringLogicalPositivism》,《칸트의자연구성Kant'sConstructionofNature》,《이성의역학DynamicsofReason》등이있다.

목차

옮긴이의글

머리말
텍스트와번역에관하여

1.다보스에서의조우

2.형이상학의극복:카르납과하이데거

3.신칸트주의적배경

4.하이데거

5.카르납

6.카시러

7.논리학과객관성:카시러와카르납

8.다보스이전과이후:카시러와하이데거

9.분석적전통과대륙적전통의개관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