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달린 어린 왕자

주석 달린 어린 왕자

$14.55
Description
한 권의 책을 길들이기까지…
주석을 따라 산책하며 천천히 읽는, 그리하여 새롭게 만나는 『어린 왕자』
서울대 불어교육과 교수이자 시인인 김진하 교수는 독자들에게 『어린 왕자』 를 천천히 읽기를 제안한다. 자신의 삶과 철학을 문학에 담고자 한 진중한 작가였던 생텍쥐페리가 단순한 문장과 많지 않은 단어, 그리고 시적인 문체를 통해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 여백을 짧은 호흡으로 길들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진하 역자는 너무 익숙해 여러 번 와본 듯 느껴지는 『어린 왕자』라는 숲 사이사이에 주석으로 산책길을 낸다. 독자들은 본문과 주석 사이를 산책하듯이 거닐며 낱말과 문장, 그림의 의미를 사색하고 음미할 수 있다. 덕분에 우리는 『어린 왕자』가 새로이 읽히는, 생각지도 못한 대목에서 가슴이 쿵쿵 울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인생, 관계, 우정, 사랑에 대해 새롭게 사색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역자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의 유려한 번역보다는 원문의 건조하고 쓸쓸한 분위기를 살리는 번역을 추구하며 차별점을 둔다. 프랑스어 표현과 그간의 번역에 대한 소개, 과잉 해석이나 과도한 의미 부여를 경계하면서도 작가의 삶과 철학을 반영한 폭넓은 주석은, 비행기 조종사가 어린 왕자를 알고 이해하고 길들여지는 것처럼, 독자들이 『어린 왕자』를 아는 것에서 나아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초대한다.
저자

앙투안드생텍쥐페리

1900년프랑스리옹의귀족가문에서태어났다.네살때아버지를여의고,어머니와세누이,남동생과지내다가가족과떨어져파리에서고등학교과정을마쳤다.해군사관학교입시에낙방하고파리미술학교에서건축을공부했다.1921년공군에입대해조종사면허를땄고,1926년항공회사에입사해카사블랑카와다카르를오가는우편수송기를조종했다.같은해에단편「비행사」로데뷔했다.1930년대에는시험비행사,에어프랑스의홍보담당,『파리수아르』기자로일했다.1928년에첫소설『남방우편기』를,1931년에는『야간비행』을출간했다.1939년에『인간의대지』를발표했는데,미국에서‘바람과모래와별’이라는제목으로번역되어인기를끌었다.이작품으로아카데미프랑세즈소설대상을받았다.1940년프랑스가독일에굴복하자미국으로떠났다.뉴욕에체류하는동안어린이를위한책을의뢰받아『어린왕자』를쓰고삽화를그렸다.1944년연합군공군부대에입대허가를받았으나비행은5회로제한되었다.그해7월에마지막정찰임무를수행하다가행방불명되었다.사후에미완의성찰록『성채』가간행되었다.1998년에마르세유남부의지중해에서그의이름이새겨진팔찌가한어부에의해발견되었고2000년에는비행기잔해가발견되었다.

목차

어린왕자9
번역후기160
참고문헌165

출판사 서평

천천히보아야보이는,너무익숙해서낯선『어린왕자』

『어린왕자』는모두가아는작품이고,그만큼이나어쩌면너무익숙해섬세하고천천히읽히지는않는책이기도하다.책을번역한김진하교수는그간『어린왕자』의이해가성급한독서에서나왔다고지적한다.작가의단순한문체가어린이를위한것도,마냥밝고감성적인것도아닌데,이를아이의시점으로어른들을고찰하는동화로만보고있다는것이다.그러나역자는『어린왕자』의문체는단순하지만암시와여백이가득한데,보이는것의이면을상상하는능력이필요하기때문에작가가그러한문체를선택했다고말한다.그러면서독자에게문장을천천히읽고곳곳에깃든쓸쓸하고우울한감수성을느끼기를,대목하나하나에깃든의미를느끼기를제안한다.그렇게읽을때이『어린왕자』라는작품이,‘인생을이해하기’라는주제를다루는짧은인생론이라는것을알수있다는이유에서다.
번역자는『어린왕자』가“옛날옛적에”로시작하는샤를페로식동화가아니라고말한다.이소설은도리어볼테르가본인의철학을담으려쓴소설들의형식과닮아있는,우화적기법을쓴환상소설에가깝다는것이다.볼테르의『캉디드』가장마다철학적인우화로저만의사유를차츰길어내듯이『어린왕자』의매장은생텍쥐페리가어떠한삶이좋은삶인지에대한사유이다.

『어린왕자』를비추는새로운조명,김진하교수의주석

번역자는『어린왕자』의주제가‘인생을이해하기’라고말하면서,아는것과이해하는것의차이를아는것이이작품을읽는데중요하다고말한다.단지뭔가를아는것과,숨겨진의미까지진정으로아는것즉‘이해하는’것은다르다는것이다.번역자는너무나도익숙한『어린왕자』의가이드를자처해우리가지금껏발견하지못한『어린왕자』의깊은의미를마주하게해준다.
번역자가다는주석의폭은넓다.프랑스어를한국어로번역할때원어의뉘앙스가누락되는것을이야기하고,몇몇낱말들에대한그간의번역어를살펴보기도하며,반복되는단어의의미를작품의주제와연관해설명한다.표현이나낱말들에대한조명뿐아니라,문장과내용에비추는조명도도움이된다.생텍쥐페리의삶을비춰보며작품의읽기를더풍성하게하고,『어린왕자』에대한과도한해석을짚고,『인간의대지』와『성채』같은작가의다른작품들과『어린왕자』를잇는다.또한삽화에대한주석까지있어『어린왕자』를온전히느끼며읽을수있다.카뮈등실존주의자의작품을나란히이야기할때는색다른문학이야기를듣는것같은재미를준다.더욱이카뮈등실존주의문학을연구하는교수의해설이니신뢰감도더해진다.
생텍쥐페리는『어린왕자』에서서로를알아가고길들이는데에는시간이필요하다고말한다.번역자의시간을들인수고와애정으로만들어진『주석달린어린왕자』는이작품을더깊게만나고싶은독자에게따뜻함과지적포만감을안겨줄것이다.어쩌면우리는이제야진정으로길들일수있는『어린왕자』번역을만나게된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