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겐슈타인의 조카(리커버)

비트겐슈타인의 조카(리커버)

$14.35
Description
독설가 베른하르트의 가장 인간적이고 유머러스한 소설
현대 독일어권 문학의 거장 토마스 베른하르트가 쓴 자전적 소설.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조카이자 자신의 친구였던 파울 비트겐슈타인과 나눈 기이한 우정에 대한 회고록이다. 소설치고는 짧지만 그 문체의 독특함, 광기와 천재가 기묘하게 결합된 파울 비트겐슈타인이라는 병적인 인물에 대한 치밀한 묘사, 질병과 죽음, 예술에 대한 서늘한 통찰, 오스트리아적인 모든 것들에 대한 증오의 장광설 등은 베른하르트 문학의 정수를 느끼는 데 부족함이 없다. 배수아 작가의 개성 있는 번역은 베른하르트 소설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번 리커버판은 새로운 표지로 이 소설과 독자들을 만날 수 있게 했을 뿐 아니라 일부 번역을 다듬어 정확성을 높였고, 권말에 서평가이자 작가 금정연의 서평을 실어 더욱 풍성한 결의 독서가 가능하도록 했다.
저자

토마스베른하르트

ThomasBernhard

오스트리아의소설가이자극작가.1931년네덜란드에서태어나오스트리아에서자랐다.현대독일어권문학을대표하는작가로,그의작품들은‘2차대전이후가장중요한문학적성취’로평가된다.질병,파멸,죽음,정신착란등을소재로한독특한작품세계로비평가들의찬사를불러일으켰고,문학을통해끊임없이조국오스트리아와보수적인기득권층에비판을가했다.1989년사망하면서오스트리아내에서자신의작품의출판과공연을금지하는유언을남겼다.이러한이유로자국내에서비판을받기도했으나대외적으로는명성을떨쳤다.율리우스캄페상으로시작해오스트리아국가문학상,게오르크뷔히너상,그릴파르처상,프랑스의메디치상까지유럽의저명한문학상을대부분수상했다.대표작중소설로《소멸》,《옛거장들》,《몰락하는자》,《비트겐슈타인의조카》,《혼란》등이있다.

목차

비트겐슈타인의조카

역자후기_배수아
서평_금정연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어느인간혐오자의그로테스크한우정
이소설은아주기이한우정에관한이야기다.질병과고립으로자살충동에시달리던베른하르트는한친구의집에서음악을토론하며파울비트겐슈타인을만나게된다.이유를알수없는광기로정신병원을들락거려야했던파울과,폐병으로늘병원을들락거려야했던베른하르트.이두예민한환자,두미치광이,두천재,두국외자는서로죽이잘맞아끊임없이서로의생각을나누고온갖기행을일삼는데,두사람의날이선생각은사회,정치,문화,철학,의료,언론등당대오스트리아의모든면에대해입에거품을물고,가차없이,때로는익살스러울정도의냉소와독설을늘어놓으며우정을쌓는다.그리고이정신적동반자관계를통해베른하르트는살아갈힘을회복한다.하지만두친구가만났을때는,이미파울이죽어가는시점이었다.

소설은파울이베른하르트에게했던부탁을인용하는것으로시작한다.
“내가땅에묻히는날이백명의친구들이모일거야.그날자네가내무덤에서연설을해주었으면해.”
그리고소설은이렇게끝난다.
‘하지만내가듣기로그의장례식에참석한사람은모두합해서여덟명혹은아홉명이전부였다고한다.(…)나는그의무덤을지금까지단한번도찾지않았다.’

이소설은12년간죽음에하루하루가까워져가는한친구와그친구가죽어가는모습을지켜보는다른친구사이에아주힘겹게지속되는기이한우정을다룬다.우리는이소설에서파울비트겐슈타인이라는광기와천재가기묘하게결합된인물과,질병과증오로무장한인간혐오자베른하르트사이에불안하게지속되었던우정이라는관계속에숨겨진인생의그로테스크함에적나라하게직면한다.
자신을고립과자살충동으로부터구했던친구가빈털터리가되어늙고병들고외롭게죽어갔던삶을되돌아보면서,그와의우정에비친자신의모습이드러나는데,베른하르트는12년동안죽어가는친구로부터자신이살아남기위한에너지를빨아내고있었다는깨달음에이른다.그리하여베른하르트의‘증오의장광설’은죽어가는친구를저버린자신의비열함을향하면서절정에이른다.이소설은파울이부탁한,자신이참석하지않았던바로그장례식에서의조사를대신하는,죽어간친구에대한뒤늦은,회한에찬진혼곡이기도하다.

천재와미치광이,질병과죽음에서건져낸예술
광기와죽음,질병과예술은우정을그려나가기에는다소기이한틀이다.하지만베른하르트는루트비히비트겐슈타인의조카이자자신의친구였던파울비트겐슈타인과나누었던우정을그리는틀로이그로테스크한장치들을골랐고,그속에서인생의적나라한진실을끄집어내문학적으로형상화하는데성공하고있다.
또한베른하르트특유의문체로유명한독백하는듯한,반복적인말투도여전하다.독자에게얘기하듯이이어나가는그의이야기는문단구분도,뚜렷한플롯도없이계속해서펼쳐진다.이러한독특한문체와서술방식은오히려그의이야기에귀기울이게만든다.또한그의문체못지않게유명한조국오스트리아에대한혐오도이소설에서다시한번읽을수있다.유럽의각종문학상을휩쓸었으면서도조금도누그러뜨리지않았던혐오의독설과함께당대오스트리아사회와문화의분위기를엿볼수있는것도이소설이주는매력이다.거의모든것에대한증오의독설에도불구하고《비트겐슈타인의조카》는베른하르트의소설가운데가장부드럽고인간적이며유머러스한작품으로꼽힌다.

이런독자들에게권함
독일어권문학의보석토마스베른하르트의팬들이라면,
천재와광기사이,그얇은차이를의심해본적있다면,
늙음과죽어감에대한철학적인소설을원한다면,
그리고작가배수아와금정연의안목을믿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