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에 대하여 (개정판)

개소리에 대하여 (개정판)

$9.50
Description
“우리 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개소리가 너무도 만연하다는 사실이다.” - 해리 G. 프랭크퍼트
왜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위험한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독특한 철학서

가짜뉴스와 포스트 트루스(Post-Truth) 시대를 예견한 현대의 철학 고전. 불쉿은 우리말로 개소리라고 옮겨지는 비속어로 영미권에서는 ‘f-word’처럼 욕설에 쓰이는 금기어이지만, 사실 ‘개소리’에는 상당히 복잡한 의미 구조가 숨어 있다. 프린스턴 대학교 철학과의 해리 프랭크퍼트 교수는 분석철학 특유의 꼼꼼한 개념분석을 바탕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개소리’라는 말에 담긴 숨은 의미와 그것의 사회적 파급력에 대해 낱낱이 뜯어본다. 저자는 '개소리'의 본질이 무엇인지, 개소리와 거짓말이 어떻게 다른지, 우리가 왜 개소리를 경계해야 하는지를 언어 분석 기법을 통해 설득력 있게 풀어나간다. 미국의 대선 기간 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트럼프의 막말을 둘러싼 현상을 해석하는 책으로 널리 인용되기도 했다.
※ 이 책은 《개소리에 대하여》의 개정판으로 일부 번역을 다듬고 역주를 추가하였다.
저자

해리G.프랭크퍼트

저자:해리G.프랭크퍼트
프린스턴대학교의철학과명예교수이다.프랭크퍼트는자유의지와도덕적책임에관한연구및데카르트의이성주의에대한탁월한해석으로유명한도덕철학자이다.저서로는《진리에대하여》,《불평등에대하여》,《사랑의이유》,《필연성,의지,그리고사랑》,《우리가신경쓰는것의중요성》등이있다.

역자:이윤
서울대학교철학과를졸업하고워싱턴주립대학교에서경영학석사학위를받았다.현재는개인기업체를운영하면서,틈틈이삶의의미를다룬책들을번역,집필하고있다.《개소리에대하여》,《비트겐슈타인의추억》등을옮겼고,《비트겐슈타인의인생노트》를편역했다.공역으로《비트겐슈타인회상록》,《빅퀘스천》,《종교본능》이있다.
인생의문제에대한해답을얻을수있지않을까하는막연한기대를가지고철학과에들어갔지만,답을찾을수없었다.졸업후에는생활의문제를해결하기위해분투했다.그리고결혼을하고아이도낳고사업체를경영하면서그동안잊고지내던인생의문제가수면위로떠올랐다.다시대학원을가기위해철학과의문을두드렸으나그주제로논문을지도할교수를찾기가마땅치않다는답변을들었다.다른방향을모색하던중줄리언바지니의《빅퀘스천》을번역하면서영미철학계에서1980년대이후삶의의미를본격적으로다룬연구들이축적되어있음을발견했다.관련논문과단행본들을읽어나가며탐구하고궁리한결실이이책,《굿바이카뮈》다.삶의의미에대해알듯말듯한모호한대답으로마무리하거나,인생의의미는개인이각자깨닫는것이라는식의상투적인결론을피하고자했다.

목차

개소리에대하여7

옮긴이의글70
해제|강성훈(서울대학교철학과교수)83

출판사 서평

프린스턴대학교의도덕철학자가웬개소리를?
‘개소리에대하여(OnBullshit)’라니?이게도대체저명한철학자가논의할만한주제인가?이책의제목이주는당혹감은역설적으로,철학이무엇을할수있고무엇을해야하는지를상기시켜준다.얼핏제목만봐서는가벼운에세이인것처럼보이지만,이책은결코만만한책이아니다.프린스턴대학교철학교수인저자는우리시대에만연한‘개소리현상’을통찰하면서,개소리가어떻게진리에대한무관심을부추기고무책임한언어문화를조장하는지그위험성을역설한다.오늘날개소리는정치,사회,경제,문화등모든분야에서활발하게생산되지만,그에대한인식틀의부재로많은사람들이개소리에쉽게현혹된다는것이저자의문제의식이다.저자는개소리에대한‘이론’을제시함으로써개소리가만연한현상에대해경각심을일깨우기위해이책을썼다.짧은분량의책이지만,그두께보다훨씬깊이있고심오한내용을담고있다.

진리에무관심한말들의향연,‘개소리’의의미를분석하다
개소리는새빨간거짓말이라고하기에는좀부족하고,그렇다고액면그대로진지하게받아들이기에는말도안되는,하지만단순한헛소리와달리화자의교묘한의도가숨겨진말이다.이때숨은의도란작정하고진실을틀리게말하겠다는것이아니다.그보다는그말이맞든틀리든그진릿값은무시하고특정한목적을위해그말을하겠다는심산이다.저자는“건국의아버지들이신의가호아래인류를위해새로운기원을창조했던우리의위대하고축복받은조국”에대해과
장되게떠들어대는독립기념일연설자를사례로든다.여기서연설자는거짓말을하는것은아니다.사실연설자는미국사에대해청중들을기만하려는의도를가지고있지않다.그의관심은사람들이자기를조국의기원에대해자부심을가지고있는애국자로여기도록만드는데있다.이처럼개소리는말하는내용에대해기만하기보다는듣는이가말하는이에대해특정한인상을가지도록하려는목적을가진다.즉진실이무엇인지는상관없이자기영향력의확대만을꾀하려는기획의도를가지고있다.

거짓말쟁이는진실에관심을갖지만,개소리쟁이는진실을무시한다
개소리와거짓말은어떻게다를까?개소리는거짓말만큼나쁘거나위험하지는않은걸까?저자는절대그렇지않다고말한다.오히려개소리는거짓말보다더위험하다.거짓말쟁이는참인것을일부러틀리게말해야하기때문에진실이뭔지는알고있어야한다는점에서최소한진리를존중하는셈이다.또한거짓말이성공하기위해서는상당한공을들여세심히만들어내야하지만,개소리쟁이는그럴필요가없다.개소리는본질적으로진리에대해무관심하기때문이다.내뱉은말이허위임이밝혀진다해도개소리는개소리일뿐,거짓말처럼잘못에대한책임을질필요가없다.따라서별생각없이함부로말한다해도아무상관이없다.개소리는이처럼진리의권위를실추시키고생각없는무책임한언행을조장한다는점에서확실히거짓말보다더위험하다.개소리는심사숙고하며말하는참말도거짓말도아닌,참과거짓의논리자체를부정하고진실을호도하는교활하고파괴적인언어행위다.

트럼프는거짓말을하지않았다
사람들은개소리에관대한편이다.거짓말은잘잘못을가려야한다고생각하지만,개소리에대해따지려들면웃자고한말에죽자고달려든다며면박을당하기쉽다.하지만비난당하지않고도목적을달성할수있는개소리가사회적영향력이큰담론으로이어질때그것은심각한문제가된다.‘수천명의무슬림미국인들이9/11테러장면을보며환호했다’,‘살해된백인들중81%가흑인에게당했다’는등의개소리로미국사회의반이민정서와인종차별을부추긴트럼프만보아도그렇다.정말“수천명”이환호했는지,“81%”의수치가정확한지는중요하지않았다.그말이참이건거짓이건무슨상관인가.사람들이불법이민자와흑인에게분노할수만있다면.그리고그의전략은꽤성공적이었다.모든것이거짓임이폭로됐음에도불구하고,트럼프의지지율은떨어지지않았다.지지자들에게중요한건말의진위가아니라멕시코국경에장벽을세우는일이었다.사실을제시하여그말의허위성을폭로하는것으로는개소리의위력을불식시킬수없었다.개소리는참과거짓이라는진릿값이전혀문제가되지않는논리적공간에서수행되는언어게임이기때문이다.거짓말쟁이에대응하듯팩트를가지고맞서는것만으로는트럼프류의뻔뻔한개소리쟁이들을이길수없다.

치밀한개념분석과명징한문체가돋보이는독특한철학책
이책은개소리라는일상어의개념을철학적으로분석한에세이다.일상에서별생각없이쓰는말의의미를파고드는언어비판은사회비판으로이어진다.과거이명박정부의4대강‘살리기’나국정원여직원‘감금’사건과같은정치프레임론의조어와‘사람이미래‘라고캠페인을벌이면서신입사원까지구조조정한어느재벌의기업광고에담겨있는마케팅포지셔닝론모두개소리의범주로파악될수있다.허위로판명나도아무런책임을지지않는정치및언론의언어에서부터개소리의바다라할수있는SNS까지,거의모든말이개소리화되는사회속에서개소리쟁이들의허튼수작에놀아나지않으려면개소리에대한개념적틀을갖출필요가있다.이책은술술읽히는책은아니지만,한줄한줄따라가다보면분석철학특유의꼼꼼함과치밀함이읽는맛을더한다.흔히현실과유리된철학으로평가받는분석철학이어떻게현실과접목되는지를보여주는보기드문역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