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밈의 계보학

한국 인터넷 밈의 계보학

$19.00
Description
인터넷 밈은 본래 혐오의 수단이 아니라 혁명의 수단이었다
매체학과 영화의 목소리를 빌려 ‘밈친자’가 말하는, 유쾌한 대한민국 인터넷 밈 비평서
“홍대입구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해요?”라는 질문에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밈 없이는 대화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들의 스마트폰 갤러리에는 인터넷 밈만 모아둔 폴더가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인터넷 밈이 정확히 뭘까? 인터넷 밈을 매일 같이 쓰는 사람들조차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없을 것이다. 인터넷 밈은 어떻게 시작되어 왜 유행하게 되는 걸까? 이러한 열풍은 우리 시대의 어떤 면을 드러내고 있을까?

이 책은 영상미학의 관점에서 본 대한민국 인터넷 밈 비평서다. 한편으로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인터넷 밈의 윤곽을 매체라는 배경을 통해 그려보려는 시도이다. 밈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도파민 중독자가 되어 밈 없이 살 수 없게 된 저자가, 밈의 스타일과 계보를 추적하며 자신이 속해있던 한국 인터넷 사회를 조망하는 유쾌한 회고록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밈을 예술로 바라보며 파헤치고자 하는 덕질의 흔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인터넷 밈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매클루언, 키틀러부터 벤야민, 하위징아, 지젝, 레노비치 등을 다루면서 매체철학과 시각 문화 전반에 대한 시야를 넓혀준다. 나아가 합성 소스가 탄생하는 순간부터 합성 프로그램을 통해 각종 밈화를 거치다가 죽은 밈이 되기까지 여러 인터넷 밈의 생로병사를 따라가며, 그 기저에 깔려있는 투쟁과 혐오라는 사회 문화적 맥락을 읽어낸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폭발적인 창조력이 분출되는 놀이문화이자 예술로서 인터넷 밈의 긍정적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밈의 과거를 되짚어보는 책.

저자

김경수

저자:김경수
영화평론가이자인터넷밈meme연구자.연세대학교비교문학협동과정에서인터넷밈을주제로쓴논문으로척척석사가되었고,영화평론가로활동을시작한것은더이전이다.만성적인도파민중독증세에시달리는중이며예술영화를볼때가끔존다.인터넷밈과영화를함께본다는것은제로콜라와탕후루를동시에먹는것과같다고생각한다.현재《코아르》에영화비평,《비애티튜드》에밈에세이를연재중이며《씨네21》의객원기자로도활동하고있다.먼옛날에인문학스탠드업코미디페이지‘인문학적개소리’를운영한적있다.

목차

들어가며:인터넷밈,내삶의빛,내허리의불꽃,나의죄,나의영혼이여

1장인터넷밈,매체에타라
피어나!너내미미…밈이되어라
미안하다이거보여주려고어그로끌었다..매클루언과키틀러싸움수준ㄹㅇ실화냐?진짜세계관최강자들의싸움이다..
“크아아아아”밈중에서도최강의인터넷밈이울부짓었다
언어로갈까요~이미지로갈까요~차라리텍스트로갈까요
싸늘하다.예술에기술이날아와꽂힌다.하지만걱정하지마라.복제는생산보다빠르니까
왜나저자는햄보칼수가없어
텍스트가계속되면그게책인줄알아요

2장박제가되어버린합성소스를아시오
이몸은합성소스이다.뜻은아직없다
나는병든병맛이다……나는악한병맛이다.나는호감을주지못하는병맛이다
꽁꽁얼어붙은CG위로개죽이가걸어다닙니다
이미지와텍스트가만나서이미지매크로가되었다.가을이었다
깨어나보았더니이소룡이싱하형이된건에대하여
행복한움짤은모두모습이비슷하고,불행한움짤은제각각의불행을안고있다

3장합성의긴터널을빠져나오자,인터넷밈이었다
합성소스와합성프로그램만있으면어디든갈수있어
어서와…제3의장소는처음이지
말씀중에죄송합니다.오타쿠요?월클아닙니다
고도로발달한인터넷밈은서부극과구분되지않는다
어떻게밈화를혼성모방으로고정하셨죠
인터넷밈은아방가르드를찢어
오늘인터넷밈이죽었다.아니,어쩌면어제인지모르겠다

4장당신이인터넷밈을들여다본다면,인터넷밈또한당신을들여다볼것이다
사이버스페이스를다니고나의성공시대시작되었다
부끄러움많은엽기를보냈습니다
인기깨나있는합성소스에게합성할잉여가꼭필요하다는것은모두가인정하는진리다
정치가왜거기서나와
너때문에밈이다깨져버렸으니까책임져

5장어떻게인터넷밈이변하니
우리는그영화를인터넷밈이라부르기로약속했어요
밈이될거면맞다이로들어와세상에AI가너무많아

나가며:내인생을망치러온나의구원자,나의인터넷밈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너가인터넷밈알고썼잖아?〈한국인터넷밈의계보학〉이딴책안나왔어.
엄마,내이름은왜인터넷밈이야?
그대들은인터넷밈어떻게쓸것인가...

저자가이책을쓰면서그랬듯,나역시편집자의소개글을쓰기위해여러첫문장을고민했다.수많은인터넷밈이머릿속을가로질렀다.잘생각해보면참이상했다.인터넷밈이라는건말이다.대체무엇이합성소스로채택되는가?인터넷밈은어떻게유행하는가?왜사람들은그토록밈에열광하는가?저자는손에잡힐듯잡히지않는인터넷밈의윤곽을언어이자예술,공동체이자놀이문화로서그려내고자한다.인터넷밈과동고동락했던자신의경험담에여러미디어철학자의목소리를동원하여그계보를살펴보는것이다.

인터넷밈으로우리는언어만큼효과적인표현방법을얻었다.또한우리는일상속에서예술을향유할수있다.야인시대합성물부터황정민의밤양갱까지,사람들은인터넷밈으로자신만의장르영화를창조하고있다.한편위압적인기성문화에서배제된소수자들은자기들만의인터넷밈을공유하며대안공동체를꾸릴수있다.이는억압된고통과좌절감을자조의방식으로해소하게끔돕는수단이되어주었다.그러나재미지상주의가만연한커뮤니티내에서관심을받기위해서라면혐오발화조차거리낌없이수반되기시작했다.인터넷밈은자극적인요소로점철되어사회곳곳으로혐오를실어날랐다.오늘날과장과희화화,바이럴에지배된인터넷밈문화가규칙을상실한채무너지고있다.저자는이러한상황에서벗어나진정한놀이문화로의회귀를염원한다.인터넷밈은현재혐오의불쏘시개로사용되지만,인터넷밈이가진창조적힘을확장할수있다면도리어연대의불씨를피우는불쏘시개가될수있다는희망찬예언을내놓는다.

이책을편집하는과정에서저자가애니메이션〈에반게리온〉신지의얼굴에“까짓거한번해보죠뭐”라는대사를합성한짤을보내면나는만화〈나루토〉속에서“믿고있었다구!”라는대사가등장하는짤을보냈다.이책도,이책이만들어지는과정도,이책이발을내딛을세상도결국하나의인터넷밈같다.밈화된세계에서우리는어떻게살아야할까?“유머는의미의고정이아니라의미의표류와거기서생기는오해에서부터나온다.특정단어의의미가여러맥락사이에서표류하면서의미의확정이지연된다는것을긍정하는순간에우리는그단어를전용하고재창조할수있다”는저자의말처럼,우리가궁극적으로꿈꿔야할것은사유를통한유머의회복이리라.